법무부, 부실 운영 실태조사 나서
정부가 무분별한 비자 발급으로 외국인 불법체류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일부 대학원대학교의 부실 운영 실태조사에 나선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브리핑에서 “대학원대학이 부실한 학사 관리, 교원 채용 비리 등으로 특정분야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가 훼손되고 편법의 통로로 악용되는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일부 대학원대학교가 외국인 유학생의 불법체류 통로로 이용되거나 수업참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점이 부여되는 등, 부실 운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3~4월 중 면밀한 실태 조사를 한 뒤 감사원·교육부 합동 감사를 실시해 하반기에 처벌 및 시정조치·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원대학은 학부 과정 없이 석·박사만 운영되며, 전국에 총 42개 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기관은 교지(校地)를 임대해 설립해도 되며, 교실이나 연구실 등 교육시설도 일반 대학의 절반 수준만 갖추면 되는 등 설립 기준이 일반 대학에 비해 설립 기준이 낮다. 이에 임대료가 싼 건물 일부에 세를 들어 설립하는 경우도 많다.
한편 최근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는 대학원대학교 3곳에서 총 88명의 가짜 유학생을 적발했다.
서울 미아동의 개신대학원대학교는 작년 기준 정원이 120명이지만 외국인 학생(정원 외)은 227명이나 등록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외국인이 정원(204명)에 맞먹는 184명에 이르고, 안양의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도 외국인이 정원 152명의 절반 수준인 67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정부가 대학 입학을 위해 권장하는 수준인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이상을 받은 이는 미미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외국인 입학 정원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이들 대학원대학은 상식적으로 외국인 인원이 많은 편”이라며 “외국인 유학생들의 TOPIK 4급 이상 취득은 권장사안이라 대학들의 이행에 있어 강제가 안 되는 면은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이 대학원대학 유학생들의 비자 발급을 중단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