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국수나눔봉사회’의 사랑 실천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눅 9:13).
서울시 강북구에는 예수님의 이러한 권고를 직접 실천하는 사랑의 봉사단체가 있다. 일반적으로 값싼 먹을거리에 불과하지만 영세민들과 소외계층에게는 따뜻한 한 끼의 식사가 되고 있는 ‘국수 한 그릇’을 통해서다.
강북구의 ‘국수나눔봉사회’(회장 김혁 하늘비전교회 집사)가 실천하는 국수 나눔의 사랑이 어느덧 10년이 됐다. 이에 지난 3월 29일 강북문화예술회관 광산뷔페에서는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에서 전 영훈고 교장인 정영택 장로는 격려사를 통해 “제자인 김혁 회장은 학창시절에도 모범생이었는데, 이렇게 사회에서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국수나눔봉사회의 사랑의 봉사활동이 전국으로 확산돼 전국의 소외계층이 다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하늘비전교회 류종상 목사는 축사를 통해 “아름다운 국수가게라는 이름처럼 봉사자와 그들이 제공하는 국수가 아름답다”면서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봉사자들에게 건강과 물질을 주셔서 왕성한 사랑의 봉사활동이 계속 되기를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회장 김혁 집사는 “지난 10년간 만두피 자투리에서 시작된 칼국수 제작, 사랑의 국수나눔잔치와 나눔 공연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삭막하고 척박한 세상에서 이웃들과 함께하고 있는 칼국수와 잔치국수. 그리고 나눔 공연을 통해 따뜻함과 아름다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김 집사는 평균 연령 70대에 이르는 국수나눔봉사회의 주요 회원들 역시 영세민들로, 오히려 봉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인데도 지금까지 기쁨으로 남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시 이들의 봉사활동에 눈물로 감사를 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또 오랜 기간 봉사활동에 동참해온 봉사자들인 김정자, 장경자, 황혜자, 김재수 회원에게 감사의 표창을 했다.
지난 2003년 곰표밀가루로 알려진 대한제분 강북구 대리점을 운영하던 김혁 집사는, 만두피공장에서 동그랗게 찍어낸 후 쓸모없다고 버리던 만두피 잔피를 거둬, 저소득 영세민들을 위한 칼국수를 제작·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국수 나눔의 손길은, 그 해 11월 상계동 성화교회의 협조로 칼국수 기계를 구입하게 되면서 더욱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김 집사는 국수나눔봉사회를 조직하게 됐으며, 영세민들이 많은 강북구의 특성상 여러 영세민 가정과 관내 경로당에 국수를 대접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국수 나눔에 동참하는 손길들이 늘어갔다. 지난 2010년에는 봉사회에서 국수 전문식당인 ‘아름다운국수가게’를 개업했다. 수유동에서 10평 남짓한 이 국수가게는 저렴한 값으로 손님들의 점심 식사를 제공함은 물론, 수익금은 전액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했다. 물론 주방관리는 국수나눔봉사회 소속의 봉사자들이 매일 순번을 정해 담당한다. 이들 봉사자들은 수고비를 전혀 받지 않는다. 현재 아름다운국수가게는 미아동 미아우체국 부근으로 이전했다.
또 국수가게의 벽에 달린 일정표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지역의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 교회, 저소득 가정 등에 국수와 식사대접, 칼국수 면발 제공 등의 일정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강북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서울의 다른 지역은 물론 타 지방에서도 요청이 들어오면, 만사를 제쳐놓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지난 2010-2011에 있었던 강서구 화곡동과 동작구 사당동의 수해현장과, 강원도 삼척시의 폭설현장을 찾아 봉사자들과 수재민들에게 국수를 대접하기도 했다. 또 2009년과 2012년에는 캄보디아의 집수리와 우물 파주기 봉사 현장에도 함께하면서 봉사자들과 현지인들에게 사랑의 국수를 제공하는 등 그 영역을 해외로까지 넓혔다.
김혁 집사는 “그동안 자투리 만두피는 1년에 7만명이 먹을 수 있는 칼국수로 제몫을 감당했다”면서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는 가운데, 우리 주변에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이들을 찾아다니며 작지만 따뜻한 국수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