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마드라스 대회 후 타종교에 꾸준히 긍정적”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복음주의 관점에서 본, ‘WCC의 타종교 입장’에 대한 비평적 고찰 (1)

▲김승호 교수.
▲김승호 교수.

복음주의교회는 역사적으로 타 종교들과 자신을 구분시켜왔으며 인간구원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uniqueness of Christ in salvation)을 분명하게 주장해왔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주장에 대해 타 종교는 물론 기독교 내부에서도 강한 도전이 일어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만을 하나님께로 가는 ‘오직 유일한 길’로 선포하는 것은 문화적, 그리고 종교적 식민주의(cultural and religious imperialism) 주장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복음주의가 취하는 ‘유일주의’(Exclusivism)는 개신교 내부로부터도 공격을 받고 있다. ‘에큐메니칼 운동’이라는 용어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그 산하 기관의 신학 또는 공식적인 견해 및 신학적 경향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에큐메니칼 진영은 역사적으로 교회가 추구해 왔던 ‘그리스도께로 회심’(conversion to Christ)을 강조하기보다는 종교가 인류의 화합과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해야 하고 공동번영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종교 간의 협력과 대화의 중요성’을 중시하는 것이다. 심지어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본 논문의 목적은 세계교회협의회의 에큐메니칼 진영의 타종교에 대한 입장, 그리고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한 입장을 복음주의선교신학으로 평가하는 데 있다.
 
1. 들어가는 말

20세기 개신교 내부에서 일어난 주요한 두 가지 운동은 복음주의운동(Evangelical Movement)과 에큐메니칼 운동(Ecumenical Movement)이라 할 수 있다. 선교신학 역시 복음주의신학의 특성을 반영하는 선교신학과 세계교회협의회(The World Council of Churches)의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이 두 축을 이루며 세계 선교를 감당해 가고 있다(신경규, “Missio Dei 개념에서 본 두 흐름의 선교신학”, 「성경과 신학」 43 (2007): 202.).

1942년 미국복음주의협회(NAE: The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가 결성된 후 복음주의운동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개신교운동으로 부상했다(김홍만, “미국 복음주의 운동의 동향과 평가”, 「성경과 신학」 47 (2008): 87, 89.). 초대교회의 모형을 회복하길 원했던 청교도들은 1620년대 박해지 영국을 떠나 신대륙 미국으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이주하였고, 청교도들의 신앙을 근간으로 세워진 미국 개신교의 신학이 자유화(성경의 영감성과 절대권위 부인, 인간의 전적타락, 회개를 통한 중생,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절대적 진리와 절대도덕의 존재성 부인,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포기)되면서 영적으로 침체상태에 빠진 수많은 미국교회들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회복시키는 데 복음주의운동이 크게 기여하였다. 1940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 일어난 복음주의 운동은 종교개
혁과 부흥운동의 전통에 서서 성경의 절대권위와 복음전파의 우선순위를 강조해오고 있고, 현재 미국 개신교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세력이 되었다(복음주의는 ‘복음을 강조하는 복음주의자들의 신학적 입장’을, 복음주의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된 인간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기쁜 소식인 복음에 헌신 하는 자’를, 그리고 복음주의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르침에 계시된 하나님에 초점을 둔 신학’으로 정의될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와 복음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신앙운동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 기원은 종교개혁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김승호, “종교다원주의시대 한국 복음주의 교회 선교를 위한 종교신학 개발”, 「복음과 선교」 14(2011): 125; 한상화, “미국복음주의의 신학의 최근의 동향과 진보적 복음주의”, 「성경과 신학」 28 (2000): 86-87.)

역사적으로 복음주의교회는 타 종교와 자신을 구분시켜왔으며, 인간 구원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uniqueness of Christ in salvation)을 확고하게 주장해왔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주장에 대해 타종교는 물론 기독교 내부에서도 강한 도전이 일어났다. 타종교로부터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께로 가는 “오직 한 길, 진리, 생명”으로 선포하는 것(요 14:6)이 문화적, 그리고 종교적 식민주의(cultural and religious imperialism)라는 공격을 받고 있으며, 개신교 내부로부터는 세계교회협의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이 ‘복음의 선포’(proclaim the Gospel)보다는 ‘신자의 현존’(presence), 사회구원(social salvation), 그리고 ‘종교 간의 협력과 대화’(Interreligious cooperation and dialogue) 등을 강조하면서 전통적 신론, 기독론, 구원론 그리고 교회론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에큐메니칼 운동’이라는 용어는 세계교회협의회와 그 산하 기관의 신학 또는 공식적인 견해 및 신학적 경향을 자칭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하나의 보편적 교회’(The Church Universal)를 추구하는 운동으로 하나님의 선교를 성취하기 위해 모든 교회들이 협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개교회주의나 교파주의의 벽을 넘어 교회들이 연합과 일치의 정신을 갖고 통합된 기독교 혹은 교회의 세계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이끌어내며 그 일치와 연합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나가는 것을 운동의 주요목표로 삼고 있다(「에큐메니칼운동과 한국교회」(서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훈련원, 2009), 99-106.).

에큐메니칼 진영은 역사적 교회가 추구해 왔던 ‘그리스도께로 회심’(conversion to Christ)을 강조하기보다는, 종교가 인류의 화합과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해야 하며 공동번영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종교간의 협력과 대화의 중요성’을 중시한다. 반면 복음주의진영은 하나님의 초월성과 절대주권, 성경의 영감과 절대권위, 인간의 전적타락,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대속의 죽음, 은혜로 말미암는 구원, 중생과 성화, 말씀선포와 선교의 사명,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후의 심판,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완성 등을 강조함과 더불어 1974년 로잔대회에서 존 스토트(John Stott)에 의해 제안된, 그 동안 복음주의진영이 소홀히 해왔던 복음의 사회적 성격과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 또한 강조해오고 있다(최윤배, “깔뱅의 선교신학과 선교활동”, 「성경과 신학」 62 (2012): 141.).

본 논문의 목적은 세계교회협의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의 타 종교에 대한 입장, 그리고 종교 간의 대화에 대한 강조를 복음주의선교신학 입장으로 평가하는 데 있다. 복음주의 진영도 종교간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대화의 의미와 목적에선 두 진영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복음주의 진영은 전도(복음 선포)를 위한 접촉점으로서의 대화를, 에큐메니칼 진영은 전도보다는 상호이해를 위한 도구로서의 대화를 말한다. 복음주의 진영의 종교간 대화의 궁극적 목적은 분명 복음전도이다(이복수, “종교다원주의발생과 발전에 대한 고찰”, 「복음과 선교」 3 (2006): 119-25.).

2. 본 론

2.1. 선교대회를 통해 본 에큐메니칼 진영의 타 종교에 대한 입장

1938년 국제선교협의회(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1961년 인도 뉴델리의 WCC 3차 선교대회>에서 1912년에 조직된 국제선교협의회(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는 WCC에 흡수되어 WCC 안에 ‘세계 선교와 전도위원회’(CWME) 분과가 되었다. 원래 IMC가 설립된 목적은 복음을 듣지 못한 2/3세계를 복음화하는 것이었지만 WCC에 흡수되면서 ‘복음화’(evangelization)라는 본래의 목적이 약화되었다. 이용원, “빌링겐에서 나이로비까지-선교 신학적 고찰”, 「선교와 신학」 4 (1999): 81-82.>의 인도 마드라스 탐바람대회는 기독교와 타종교와의 관계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 대회 직전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으므로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선교에 대한 재고」(Rethinking Missions, 1932년)를 저술한 윌리엄 호킹(William Hocking)의 주장에 대해 네덜란드 개혁주의 평신도이자 인도네시아에서 선교언어학자로 사역하던 핸드릭 크래머(Nendrick Kraemer)가 「비기독교 세계에서 기독교 메시지」(The Christian Message in A Non Christian World, 1938년)를 저술하며 호킹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크래머는 분명 타종교에는 구원이 없고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구원이 가능하다고 주장을 펼치며 양자 대결에서 크래머가 승리했다. 그는 기독교 계시는 본질적인 면에서 다른 종교들과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기독교와 타종교 사이의 접촉점은 없으며 또한 있을 수도 없음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드라스 대회에서 ‘타종교와 문화’는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졌고 타종교에도 깊은 종교적 경험과 위대한 도덕적 성취가 있으며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라도 자신을 인간에게 드러내 보이신다는 신학적 입장이 채택되었다(Terry C. Muck, “Evangelicals and Interreligious Dialogue,” Journal of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36 (Dec. 1993): 517.). 이 마드라스 대회 후 이어진 세계교회협의의의 선교대회들은 꾸준히 타종교에 대해 긍정적 혹은 포용적 입장을 취하면서 ‘종교간 대화’ 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속>

김승호 (한국성서대학교/선교신학)

*크리스천투데이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WCC에 대한 복음주의적 비평을 시도한 김승호 교수의 논문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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