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교인인가, 신앙인인가?

오상아 기자  saoh@chtoday.co.kr   |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대표의 저서 「종교인과 신앙인」

종교인과 신앙인
강덕영 | 상상나무 | 206쪽 | 10,000원

다국적 제약기업 한국유나이티드 강덕영 대표가,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생활하며 정리한 생각을 모아 신간 「종교인과 신앙인」을 출간했다.

강 대표는 “초신자들 뿐만 아니라 교회를 오래 다닌 사람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책은 기업인인 강덕영 대표의 일상이 이야기의 토대가 되고, 그 일상에서 퍼올린 신앙적인 묵상들을 잔잔한 문체로 담아냈다.

저자는 뚜렷한 문제의식을 갖고 때로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따끔하게 질책하기도 하지만, 결국 저자의 소원은 평신도나 목회자 모두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야경의 절반이 십자가일 정도로 교회들이 많은 우리나라지만 신앙의 질은 어디에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중략)… 지금은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은 세대인 것 같다.”(p 45~47)

“이 할머니는 우리 회사 공장이 있는 앨라배마 주립대 근처에 사는데, 슈퍼마켓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한국 학생들만 자기 집에 하숙시키며 그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크리스천이 되도록 전도해 한국으로 보내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고 했다. 그들이 한국에서 신앙을 갖고 사는 것을 보고 싶어서 없는 돈에 한국에 들렀다고 한다. 그 유학생들이 이제는 성공해서 할머니를 자기 가정에 초청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 늙은 부인이 바로 미국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분이 바로 종교인이 아닌 신앙인의 본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p 14)

▲강덕영 대표는 저서에서 “종교인보다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덕영 대표는 저서에서 “종교인보다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모태신앙인으로서 65년 동안 4대에 걸쳐 믿음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는, 믿음의 뿌리가 된 어머니의 믿음생활을 전하며 신앙의 유산을 나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앓던 폐병이라는 몹쓸 병에 걸리셨기 때문이었다. …(중략)…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기도와 찬송이 전부였다. 그리고 기도 내용은 ‘불교 집안인 친정집 식구와 남편이 예수님을 믿게 해 달라’는 기도 뿐이었다. …(중략)…

어머니는 건강이 좀 좋아지시면 봄, 가을에 수십 명의 교인들을 집으로 초청하여 가정부흥회를 열었고, 모든 경비는 아버지가 아무 불평 없이 후원해 주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가끔 어머니께 금반지, 목걸이 등 패물을 선물하셨는데, 몇 달이 지나면 패물은 하나 둘 없어졌다. 부흥집회가 끝나면 금반지는 헌금이 되고 패물은 승인동 판자촌의 쌀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다시 아버지가 패물을 해주시면 그것은 어느새 연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어머니는 결국 병마와 십여년 동안의 싸움 끝에 돌아가셨다. 나는 그 때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죽음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 때 그렇게 염원했던 어머니의 기도가 이루어진 것이다. 완고했던 외갓집 전 식구가 하나 둘 기독교로 개종했고, 지금은 외갓집 자손 어느 누구도 신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 그리고 우리 집안도 모두 기독교인이 되었다. …(중략)… 무의미하게 보이던 한 여인의 기도는 그 당시 쓸모 없어 보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 위대한 기도의 힘을 알게 되었다.”(p 25~27)

강덕영 대표는 “책을 통해서 저는 씨를 뿌리는 역할만 하는 것이다. 열매를 맺는 것은 하나님이시니 저는 씨만 뿌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종교인 같으면 자기 이름을 내고 싶어하고, 목사님이라고 하면 성도를 늘리고 헌금을 많이 받고 싶을 수 있지만, 저는 목회자도 아니고 종교인도 아니고 신앙인이니, 다른 무슨 목표가 있겠는가”라며 “책을 통해 전도가 많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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