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디아코니아’에 근접한, 독일식 복지 배우자

이동윤 기자  dylee@chtoday.co.kr   |  

기장, 6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움 열고 ‘사회적 경제’ 논의

▲기장 60주년을 맞이해 열린 ‘2013 기독교 사회적 기업 -독일 디아코니아와 함께하는 국제 심포지움’. ⓒ이동윤 기자
▲기장 60주년을 맞이해 열린 ‘2013 기독교 사회적 기업 -독일 디아코니아와 함께하는 국제 심포지움’.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나홍균 목사, 이하 기장)가 교단 60주년을 맞이해 국제 심포지움을 열고, 지역복지가 강조된 사회적 경제와 기독교 사회적 기업의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한기장복지재단이 주최하고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주관한 ‘2013 기독교 사회적 기업 -독일 디아코니아와 함께하는 국제 심포지움’이 28일 오후 3시 서울 수유동 호텔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움은 주제발제와 영역별 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정관영 소장. ⓒ이동윤 기자
▲정관영 소장. ⓒ이동윤 기자

첫번째 주제발제에서는 정관영 소장(지역대안협동경제연구소)이 ‘이제는 사회적 경제다 -독일에서 배운다’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정 소장은 우선 전통적 복지국가모델(케인즈식 복지국가)이 쇠퇴했음을 설명하며,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6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대부분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생산성 상승의 둔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포드주의(Fordism) 축적체제의 전반적 위기로 번지고, 투자정체·고용감소·실업증가의 케인즈식 복지국가의 공통적인 문제로 이어지면서 복지국가의 사회복지비용이 증가하는 부담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또 “질병·실업·노후와 같은 고전적인 사회적 위험을 전통적 복지국가가 보장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면서, 여성 노동과 가족 돌봄 등의 새로운 사회적 위험들이 새로운 복지서비스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와 같은 전통적 복지국가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복지혼합 등 지역복지와 사회적 경제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혼합’은 서구 복지국가들이 실시하고 있으며, 복지자원 수급의 주요 원천인 조세에서 점차 다양한 민간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혼합해 복지서비스 제공의 다원화를 말하며, 복지혼합 등은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사회정책이 돼왔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독일 국민경제는 사회경제정책의 근간이 ‘사회적 시장경제’로 운용되고 있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경쟁을 기초한 경제활동을 통해 확보된 사회적 형평을 자유로운 창의성과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지난 독일 등 유럽 역사에서 보았듯이, 사회적 경제가 근대 복지국가 수립의 마중물 역할을 한 것처럼 한국의 사회적 경제가 미래 한국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볼프강 게른 목사. ⓒ이동윤 기자
▲볼프강 게른 목사. ⓒ이동윤 기자

두번째 주제발제를 한 볼프강 게른 목사(Dr. Wolfgang Gern, 독일 헷센-나사우 주 디아코니아 대표)는 “독일 디아코니아의 전망과 사회적 경제’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디아코니아는 교회의 얼굴이다. 디아코니아는 교회와 멀리 떨어져 있는 영역에까지 이른다. 그러므로 디아코니아는 세속 사회 속에서 교회와 사회 사이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공동생활에 대한 가치관과 국가의 활동 사이를 잇는 연결을 한다”고 밝혔다.

볼프강 게른 목사는 “독일에서 디아코니아에서 제공하는 것들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전제하며 “디아코니아에서 가용한 자원이 자꾸만 적어지고 있음에도 동시에 사회에서 디아코니아가 제공하는 것들과 도움에 대한 필요는 증대하고 있다. 디아코니아 없는 교회는 사랑을 잃은 교회며, 교회 없는 디아코니아는 힘이 없다. 증거, 섬김, 그리고 함께함은 서로 배척하는 것이 아니며, 서로 연결돼 있다. 경제적 위기 속에서 새로운 영이 자라고 있다. 책임의 영이다. 자비와 정의를 위한 자유가 요구된다. 전세계적인 위기와 변화 속에서 공동체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해 나아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참석한 목회자 및 성도들이 강의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이동윤 기자
▲참석한 목회자 및 성도들이 강의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이동윤 기자

주제발제에 앞서 김재구 원장(한국사회적 기업진흥원)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 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우리들에게 독일교회의 디아코니아를 통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런 교류 프로그램으로 서로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승열 목사(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세터 운영위원장)는 환영사에서 “디아코니아는 모든 그리스도인들 개인 뿐만 아니라 개교회와 공교회, 그리고 기독교적 신앙고백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여전히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디아코니아에 관한 신학적 이해와 교육의 부재와 부족함을 갖고 있다. 이번 심포지움으로 통해 우리들의 개인적인 신앙적 건강성을 회복하며 교회와 사회발전의 큰 유익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홍균 기장 총회장은 축사에서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가 성공적으로 열리길 기원한다. WCC를 반대하는 보수 진영과 부산의 세력들이 있다. 악의적인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 WCC 총회는 하나님의 뜻이기에 반드시 잘 치러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경제적 민주화’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는 사회적 기업 육성과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성과가 나타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독일식의 사회복지와 사회적 경제는 세계적 모범이 됐다. 성서에 나오는 ‘디아코니아’에 근접한 모델에 가깝다. 디아코니아는 넓은 의미에서 ‘선교’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이해한다면, 오늘날의 에큐메니칼 시대에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금년 WCC 제10차 총회에서도 사회적 봉사와 시장경제에 관해 활발한 토론과 결실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격려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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