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 화폭에 담으려 ‘스킨스쿠버 자격증’까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구여혜 권사, 바닷속 백합 ‘기도’로 표현

▲작품  옆에 선 구여혜 권사. ⓒ이대웅 기자
▲작품 옆에 선 구여혜 권사. ⓒ이대웅 기자

기독미술인선교회 회장을 역임한 중견 화가 구여혜 권사(염천교회)가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1주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갤러리7에서 제19회 내오(乃吾)회 ‘나그대로’전 ‘여자들의 화요일’ 전시를 가졌다.

이번 전시회에 구여혜 권사는 ‘기도’를 출품했다. 평소 바다를 통한 구원의 세계를 묘사해 온 구 권사는, 작품 구상을 고민하다 바다 속 세계를 탐험해보기로 결정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냈다. 구 권사는 필리핀 페스카도르섬 깊은 바다 속에서 ‘수면 위에서는 보이지 않던 아름다운 세계’를 목격하고, 캔버스에 이를 담아냈다.

구 권사의 그림에서 백합은 우리 크리스천들을 나타낸다. 또 ‘다이버들의 숨쉬는 공기방울들’은 마치 기도가 하늘로 올라가듯 빛나는 은빛 수면을 향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바닷속에서 호흡을 멈추면 살 수 없는데, 기도도 그런 것 같아요. 그림의 백합처럼, 삶의 시간 동안 하늘을 향해 늘 기도하는 정결한 영이 되기를 사모합니다.” 구 권사는 바닷속 공간을 초현실주의적인 ‘영적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내오회는 중견 여류화가들이 채색화의 재료적 제한에도, 독창적 조형성과 기법의 다양한 실험적 시도로 새로운 심상의 변화에 따른 모색을 통해 채색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작가마다 독특한 경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임이다.

특히 구여혜 권사가 회장에 취임한 지난해부터는 ‘관람객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Heel-그림의 세계로 들어가다’를 주제로 ‘Heel’을 통해 걸어간다는 의미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조형논리와 예술적 시각조형언어로 표현한 바 있다.

올해 주제는 ‘여자들의 화요일’로, 1주일 중 평범한 하루인 ‘화’요일을 특별한 의미로 부각시킨 작품들을 선보였다. 첫날인 월요일의 긴장감이 사라지고, 주말까지 여러 날이 남아있는 오묘한 여유로움을 즐기는 날로 재설정한 것.

특히 한문으로 ‘화’를 여러 단어로 풀이해, 재치있게 구성하고 있다. 먼저 ‘和(고를 화, 답할 화)’는 조화롭고 온유하며 절도가 있는 의미와 함께 서로 화답한다는 의미를, ‘話(말할 화)’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시도한다는 의미를, ‘華(빛날 화)’는 색채, 빛, 모양, 장식을 통해 화려해 보이는 작품들에서 여성들이 갖는 일상의 삶이 창작의 세계에서 어떻게 빛나는지를, ‘畵(그림 화)’는 다른 세 가지의 화(和·話·華)를 통해 시각적 조형언어로 소통한다는 의미를 각각 부여했다.

전시에 참가한 10인의 여류화가들은 모두 작품 뿐 아니라 간단한 작품 설명을 쓰고, 작품을 모티브로 한 배지나 책갈피를 제작하는 등 적극 소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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