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킨스 등 ‘새로운 무신론자들’, 과학과 논리로 비판해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인터뷰] ‘기독교인 철학자’ 김용규 선생의 마지막 질문 (2)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에 답한 철학자 김용규 선생은 기독교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역임하거나 「데칼로그」 등의 책을 쓰는 등 ‘인문학적 기독교’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이번 책은 일종의 교리문답 같은 성격을 갖는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기독교적 색채를 띠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무신론자들’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육신, 신성한 것이 먼저 세속화됨으로써 세속을 신성화시켜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들어갔듯, 기독교 진리가 세상으로 나와야

▲자신의 책을 보고 있는 김용규 선생. 그는 인터뷰 전편에서 신앙과 신학, 교리와 문답, 철학과 신학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대웅 기자

▲자신의 책을 보고 있는 김용규 선생. 그는 인터뷰 전편에서 신앙과 신학, 교리와 문답, 철학과 신학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대웅 기자

-선생님의 주요 정체성은 철학자이시지만, 이번 책에서는 ‘기독교적 색채’가 뚜렷이 드러나는데 부담스럽진 않으신가요. 그리고 앞의 논의들을 종합하는 차원에서 신학과 철학, 기독교와 인문학은 각각 어느 지점에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먼저,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앞에서 든 예로 다시 설명하자면, 리만의 곡면기하학은 곡률을 0으로 잡으면 모두 유클리드의 평면기하학으로 환원하지요. 마찬가지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도 역시 곡간 곡률을 0으로 하면 모두 뉴턴물리학으로 환원됩니다. 저는 철학과 신학의 관계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만일 철학이 성경, 곧 하나님 말씀을 그 출발점으로 한다면 철학은 신학이 될 것입니다. 중세철학이 대표적인 증거이지요. 물론 그 역도 성립합니다. 만일 신학이 하나님 말씀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철학이 되어버릴 겁니다. 제가 앞에서 ‘신앙 없는 신학은 쓸모없는 형이상학’이라고 한 것이 바로 그래서입니다. 신학과 철학은 이렇게 만날 수도 있고, 갈라서서 대립할 수도 있습니다.

인문학은 본디 ‘인간에 관한, 인간을 위한, 인간의 학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만 보면 인문학은 기독교 내지 신학과 동떨어지거나 대립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때문에 ‘기독교가 왜 부질없이 인문학과 만나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나 주장들이 생겨나지요. 하지만 그런 생각과 주장들은 극히 피상적 사고에서 나온 겁니다.

기독교가 내세우는 진리를 단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이지요. 하나님의 성육신이 상징하듯, 신성한 것이 먼저 세속화됨으로써 세속적인 것이 신성화된다는 것이 기독교의 근본 진리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초월의 종교가 아니라 구원의 종교지요. 그러기 위해 예수가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갔듯, 기독교적 진리가 먼저 세상에 나와야 합니다. 인문학과의 만남은 그 일환이라 할 수 있지요.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가 왜 부질없이 인문학과 만나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하나님이 왜 부질없이 세상에 오셨는가’ 또는 ‘예수님이 왜 부질없이 예루살렘으로 들어갔는가’ 하는 질문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대답은 한 마디로, 인간과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으로서, 인문학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의 저술에 있어 고충이 있으신지요. 그리고 그런 작업을 꿈꾸는 기독교인 후배들에게 조언하실 점이 있으신지요.

“인문학자로서 기독교에 관한 글을 쓰는 데서 발생하는 가장 큰 고충은 이런 작업이 인문학과 기독교 양쪽 모두에서 소외당한다는 겁니다. 대다수 인문학자들은 비판적 사고를 견지해야 하는 철학자가 종교를 옹호하는 글을 쓰는 게 부당하다 생각하고, 대부분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기독교에 대한 인문학적 사고가 불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지요. 독자들 역시 인문학 책을 선호하면 종교적 사유를 회피하고, 기독교 독자들은 간증서와 기독교형 자기계발서를 선호할 뿐 성찰적인 책은 기피합니다.

그럼에도 이같은 작업은 계속되고 또 많은 후배들에 의해 확산돼야 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이질감이나 거부감이 드는 기독교적 담론도, 인문학적 관점과 언어로 설명하면 덜 거북스럽고 더 객관적이어서, 그만큼 설득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하나님만이 인간과 세상을 구원하실 수 있다’는 우리의 굳은 신조(信條)도 비기독교인들에게는 거센 심리적 저항을 불러 일으킵니다. 하지만 그 말을 인문학적으로 바꿔, ‘최고의 진리, 최고의 선, 최고의 아름다움, 최고의 정의와 같은 최고의 가치만이 인간과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표현하면, 그같은 저항이 사라지고 대화와 의사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인간을 인간답게, 세상을 세상답게 만드는 것이 진, 선, 미, 정의, 사랑 등과 같은 ‘가치’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안셀무스에 의하면, 하나님이 곧 최고의 진리, 최고의 선, 최고 아름다움, 최고의 정의와 같은 최고의 가치이시지요.”

종교가 해롭다 해서 없애버려야 한다면,
첨단 무기 만들어낸 과학도 없애야 하나

-그간 남을 비판하지 않으시던 글의 기조와 달리 ‘새로운 무신론자들’을 강력히 비판하셨는데, 그들의 주요 주장과 이들 주장의 맹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네,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사실은 그것이 제가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을 쓴 가장 중요한 이유기도 한데요.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된 여객기 두 대가 뉴욕 금융가의 심장인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으로 돌진했지요. 건물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후 종교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삽시간에 싸늘하게 변했지요. 종교적 광신이 낳은 무참한 폭력과 뒤이은 참혹한 전쟁들을 경험하며, 종교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이 짙어진 까닭입니다.

때를 놓칠세라 ‘종교는 망상이다’, ‘종교는 살인마다’ 라고 외치는 리처드 도킨스와 샘 해리스 등, 극단적 구호들을 내걸고 종교해악론과 종교말살론을 주장하는 ‘새로운 무신론자들’이 대두했습니다. 주요 공격 목표는 기독교와 이슬람, 그리고 유대교이지만, 이들은 사실상 모든 종교를 싸잡아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일종의 전염성 질병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데, 이들의 저서는 우리나라에도 거의 대부분 번역·출간되어 적잖은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이제 ‘무신론자’라는 말은 합리적이고 세련된 지성인을 가리키는 징표가 되어가고, 근래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종교해악론과 종교말살론이 봇물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현상은 비단 기독교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해롭습니다. 누군가가 자기는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의미로 무신론을 주장하는 것은, 종교에 관한 하나의 정당한 입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는 해롭기 때문에 그것을 없애야 한다는 종교해악론 내지 종교말살론은 도저히 정당하다 할 수 없지요. 이는 종교를 가진 다른 사람들의 신념에 대한 공격이자 폭력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 말씀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과학 해악론 내지 말살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해 봅시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인류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당대의 첨단무기로 전쟁과 테러를 자행해 왔고, 첨단무기들의 생산에는 항상 당대의 첨단과학이 이용되었습니다. 그것이 돌도끼든 칼이든 총이든 대포이든 생화학무기든, 심지어 인류의 존속까지 위협하는 원자폭탄이든 불문하고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은 해로운 것이며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지요.

어떤가요? 과학이 가진 위험성 때문에 과학을 아주 없애버려야 할까요? 또 과학이 없어진다 해서 전쟁과 테러도 함께 없어질까요? 그렇지 않지요! 설령 다소의 위험과 부작용이 염려된다 해도 과학 역시 인류가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들 자신이 과학자이거나 과학을 숭배하는 도킨스, 해리스, 히친스, 데닛, 밀스 같은 사람들의 논법대로라면 모든 전쟁과 테러에 관여하는 위험하고 해로운 학문들은 반드시 없애버려야 합니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논법을 과학이 아니라 종교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겠지만 말입니다.

이런 생각과 주장은 정당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부당한 주장과 폭력적 공격에 대한 공정한 논의가 그 동안 매우 부족했습니다. 기독교계도 이들의 공격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출판시장 인문서 매장에서 위에 열거한 무신론 관련 서적들이 판을 치는 동안, 기독교 서적 매장에서는 간증서와 기독교형 자기계발서만 불티나게 팔려나갔다는 사실이 그 증거입니다. 그래서 제가 나선 겁니다.”

젊은이들, 학교에서 자연과학 배우지 신학 안 배워
새로운 무신론자들도 과학적·논리적으로 반박해야

-그렇다면, 이 책을 도킨스와 같은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주장들을 반박하는 변증서로도 볼 수도 있을까요.

“그렇게 보아 주길 바랍니다. 故 이병철 회장도 역시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24개의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응답은 당연히 변증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 게다가 이 책을 쓰며 제가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이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공격에 대한 변증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아주 부당할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기독교는 자연과학을 앞세운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동안에도 「도킨스의 신(SFC)」, 「신 없는 사람들(IVP)」 등을 쓴 알리스터 맥그래스 같은, 신학자들의 변증이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이 「만들어진 신」이나 「우주에는 신이 없다」와 같은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저서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책들이 대부분 성경이나 신학에 근거해 변증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자연과학에 근거한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공격들보다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이었지요. 기독교인들 가운데서도 특히 젊은이들은 학교에서 신학은 배우지 않아도 자연과학은 배우기 때문에, 이와 마찬가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에서 신학에 근거한 변증보다는 자연과학과 논리에 의한 변증에 더 주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만들어진 신」에서 도킨스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의 전지전능(全知全能)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우스꽝스러운 지를 다음과 같이 간단한 논리적 추론을 빌려와 증명해냅니다. ‘신이 전지하다면, 그는 자신의 전능을 발휘하여 역사의 경로에 개입하여 어떻게 바꿀지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개입하겠다고 이미 마음먹은 것을 바꿀 수 없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그가 전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김용규 선생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철학과 기독교 신학을 대중화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근래에는 생각의 기원에 관한 인문학 책을 한 권 쓰고 있고, 십계명에 대한 신약성서적 해석을 담은 책을 손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책은 10여년 전 「데칼로그」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수정·보완하여 재출간될 계획이다.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용규 선생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철학과 기독교 신학을 대중화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근래에는 생각의 기원에 관한 인문학 책을 한 권 쓰고 있고, 십계명에 대한 신약성서적 해석을 담은 책을 손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책은 10여년 전 「데칼로그」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수정·보완하여 재출간될 계획이다. ⓒ크리스천투데이 DB

한 마디로 신이 전지하다면 전능할 수 없고, 전능하다면 전지할 수 없기 때문에 신의 전지전능성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말이지요. 하지만 이는 ‘전지전능’이라는 용어를 다만 상식 수준에서 이해한 다음 이끌어 낸 논증일 뿐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무신론자들의 이런 공격에 무릎을 꿇거나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적극적으로 변증을 해야지요. 하지만 그것을 성경이나 신학에 근거해 하면 설득력이 약합니다. 다음과 같이 논리적으로 맞대응해야지요.

기독교 신학에서 말하는 신의 전지성이란, 신이 앞으로 일어날 어떤 특정한 일들을 미리 안다는 뜻이 아니고, 미래에 일어날 모든 가능한 일들을 미리 안다는 의미입니다. 또 전능성은 그 모든 가능성들을 오직 자신의 의지대로 현실화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지요. 도킨스의 질문에 맞춰 대답하자면, 신은 ‘자신의 전능을 발휘해 역사의 경로에 개입하여’ 바꿀 어떤 특정한 가능성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에 대해 미리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신이 전지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신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가능성들 가운데 어느 하나를 오직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현실화합니다. 나머지 가능성들은 현실화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지요. 바로 이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전지전능성의 의미인데, 이 말은 신은 설사 자신이 개입하겠다고 이미 마음먹었더라도 언제든 자신의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성경에는 실제로 그 같은 예가 있지요. 이사야 38장을 보면, 선지자 이사야가 히스기야왕에게 신의 징벌로 왕이 병들어 죽게 되었음을 알립니다. 그 때 히스기야가 얼굴을 벽으로 향한 채 통곡하며 기도하니, 신이 그의 수명을 15년 연장해 주었지요.

이로써 도킨스의 공격은 신의 전지전능성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데서 나온, 터무니없는 것임이 증명된 셈이지요. 저는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에서 이처럼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공격을 논리적으로 반격하며 변증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기독교 신학도 어느 학문 못지 않게 합리적·논리적
세상의 공격에 맞서 변증하는 것, 기독교인들 사명

-이 책을 읽고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생각해 봤으면 좋겠는지, 기독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로 나눠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비기독교인들이 제 책을 많이 읽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기독교가 전쟁과 테러의 온상이자 온갖 재앙과 폭력의 근원이고, 기독교인들은 미개한 망상에 빠져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것들을 믿는다는 ‘새로운 무신론자들’의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나아가 하나님 말씀이야말로 우리를 살게 하는 진리이고, 그것을 설명한 기독교 신학도 어느 학문에 못지 않게 정밀한 합리적·논리적 체계가 있음도 알았으면 합니다.

기독교인들도 많이 읽어주었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래서 예를 들어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에서처럼, 기독교인들조차 스스로 갖고 있는 여러 의문들을 해소하고, 무신론자들의 공격에 과감히 맞서 변증할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생애가 대변하듯, 하나님 말씀은 시작부터 쉼 없이 세상의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그때마다 기독교 성직자들과 신학자들은 이들의 공격에 과감하게 맞서 ‘이것이 진리다!’ 하고 외침으로써 승리했지요.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이는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도 아직 故 이병철 회장처럼 ‘하나님’에 대해 풀리지 않은 의문이나 설명하기 난해한 신앙적인 문제들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선생님 평생의 ‘마지막 질문’은 무엇이 될 것 같으신가요.

“적어도 제 생각에는, 만일 어떤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 더 이상 질문할 게 없다면, 다시 말해 그가 하나님에 대해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매우 오만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모든 속성에 있어 무한하신 하나님은 모든 속성에 있어 유한한 인간에게 항상 신비의 대상이자 의문의 상대이기 때문이지요. 의문 없는 믿음은 맹목입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갖는 믿음이 건전한 믿음이지요.

저는 마치 조그만 웅덩이 물에도 별이 떠 있듯, 유한한 제 정신 안에 무한한 하나님께서 들어와 계신 기적에 항상 놀라고 감사하는 ‘복 받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같은 기적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부단히 하나님께 의문을 던지는 ‘박복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 평생의 마지막 질문이 있다면, ‘주여, 저 같은 죄인도 받아주시겠습니까?’가 되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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