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 황창기 전 총장, 한국성경신학회 발표회서 질타
한국성경신학회(회장 박형용 박사)가 19일(월) 오후 2시 서울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요한복음 주해와 설교’라는 주제로 제32차 정기논문 발표회를 개최했다.
논문 발표에 앞선 개회예배는 박상봉 목사가 사회를 맡았으며, 황창기 목사(전 고신대 총장)가 ‘이미 큰 자 된 나 자신(마 11:11∼15)’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황 목사는 먼저 ‘번영의 복음’에 취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같은 교단 소속의 교회 정문 앞에 ‘OOO 성도, 사법고시 합격 축하합니다’라고 붙은 현수막을 봤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모습이 한국교회가 잘못 가고 있는 비참한 현실을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세속화와 물질주의·일등주의로 변질되고 있다”고 했다.
또 황 목사는 “목회자들이 단골 메뉴로 하는 설교가 다니엘·요셉이 ‘출세한’ 이야기다. 그들의 출세가 아니라 신앙 태도를 강조해야 하지 않는가. 예수님은 세례 요한에 대해 ‘여자가 낳은 자 중에 가장 큰 자’라고 하셨지만,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그보다 크니라’라고 하셨다.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세상 욕망과 야망을 이룬 사람들이 큰 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세상의 물질주의와 성장주의가 교회에 그대로 들어왔다. 이것은 너무나 큰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황 목사는 “출세하고 돈 벌고 자식 성공만 강조하는 복음은 ‘가짜·위조 복음’”이라며 “한국교회가 ‘번영의 복음’의 길로 간다면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목회자가 성공과 출세만 강조하는 설교를 한다면 그 교인들 또한 어떻게 느끼겠나. 상대적 박탈감을 제공하는 것이 참 복음인가. 신학생들도 산에 가서 나무뿌리 잡고 ‘대형교회 목회자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현실이 아닌가. 목회자는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지 경영자나 사업가가 아니”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황 목사는 “예수님으로 인해 우리는 의의 옷을 입고, 의인이라는 복을 받았다. 하나님 앞에 큰 자다운 모습으로 생활해 나아가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개회예배 후 논문 발표는 조석민 박사(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가 ‘설교자를 위한 요한복음 개관’이란 주제로 시작했다. 조 박사는 “요한복음의 수신자는 1차적으로 유대인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이지만, 넓게는 모든 인류를 향하고 있다”며 “성경 연구의 방법은 먼저 본문 및 저자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과 본문에 나타난 문학적 표현 등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또 “요한복음의 연구와 설교는 교회를 위한 신학 작업이 돼야 하며, 성서 연구는 교회를 떠나서는 아무런 생명력이 없다”고 했다.
조 박사의 발표에 이어 권해생 박사(국제신대)는 ‘예수님의 세족에 나타난 성전과 가족으로서의 예수 공동체 모습’을, 송영목 박사(고신대)는 ‘요한복음 7:38의 구약 사용’을, 김진옥 박사(웨스터민스터신대)는 ‘요한복음의 사본비평에 대한 개혁주의적 접근’을, 이승구 박사(합동신대)는 ‘요한복음의 성령론: 요한복음 14-16장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논문 발표가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의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