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혁신학, 영미의 차원 넘어 구라파와 교감해야”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김영한 교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관용성’ 계승 강조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한국개혁신학회 제35회 정기학술심포지엄 및 종교개혁 500주년 심포지엄(4)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를 주제로, 12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백석대 백석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예배에서는 주도홍 교수(백석대, 부회장)가 인도, 김성봉 목사(신반포중앙교회, 부회장)가 기도, 장종현 목사(백석대)가 설교했다. 장종현 목사는 “하나님 말씀과 십자가가 아닌, 자신의 학문과 학교의 이름을 내세우는 신학자일수록 교만이 하늘을 찌른다. 한국교회에 매년 수백명의 신학교 졸업생들이 쏟아지는데, 목회는 0.3%밖에 하지 않는 것은 교수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학문에 갇혀서 신앙적 인격이 형성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해야 한다. 말씀으로 시작해서 학문으로 끝나는 것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라고 했다.

이어 최갑종 총장(백석대)이 환영사를, 한국개혁신학회장 김영선 교수(협성대)가 인사를 전했다. 학회는 최갑종 총장에게 감사패를, 이상직 교수에게 공로상을, 이승구 교수에게 올해의 신학자상을 수여했다. 축도는 이종윤 목사(서울교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장)가 했고, 광고는 안명준 교수(평택대, 총무이사)가 했다.

회장 김영선 교수는 “올해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450주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367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둘은 서로 다른 시기 다른 장소에서 나타났고 표현방식도 상당히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오직 성경’이라는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며 “21세기 한국 땅에서 개혁신학을 한다고 하는 우리들이, 이 귀한 선배들의 신앙과 같은 고백을 하고 그에 철저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한 교수가 기조강연을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김영한 교수가 기조강연을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기조강연은 기독교학술원장이자 한국개혁신학회 고문인 김영한 교수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1563)의 신학’이라는 주제로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이 강연에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한국의 개혁신학은 영미 근본주의 개혁신학의 차원을 넘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정신에 따라 보다 관용적이며 포용적인 전통을 이어받을 것”을 제시했다.

먼저 김 교수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1563년 1월 19일 독일 팔츠의 영주 프리드리히 3세 주도 아래 작성됐다. 요리문답 작성의 중요한 목적은 무엇보다도 독일 내에서 로마 천주교에 대항하여 일어난 개신교 그룹인 루터교 신앙과 개혁신앙이 공존하는 가운데서, ‘이견 조정’을 위한 철저한 ‘성경적인 요리문답’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라며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국제적인 개혁주의 모임으로 확대된 도르트 총회(1618~9)에서 벨기에 신앙고백서와 도르트 신경을 포함한 3대 표준문서로 채택됐다”고 역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유럽의 개혁교회들과 미국을 포함하는 북미주 전 지역의 개혁교회가 450주년 기념행사를 하면서 이 문서에 의존해 설교하고 신앙교육을 하고 있는 이유는, ‘기독교 교리의 모범교안으로서 가장 뛰어난 문서’이기 때문”이라며, 그 특징과 의의로 ▲인간의 위안과 비참함에서 출발한 것 ▲로마 천주교의 제도적 신앙(화체설과 미사)과 중세기적 만족설을 극복한 것 ▲언약사상을 통해 개신교 신앙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것 ▲루터주의의 율법 폐기론적 경향에 대해 율법의 복음적 성격을 강조한 것 ▲기독론에서 그리스도 신성의 초월성을 강조함으로써 루터교 편재설과는 차이를 분명히 한 것을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당시 로마 천주교의 교황주의 신앙으로부터 개신교 신앙의 일치성을 드러내기 위해 각 교회의 특수성보다는 공통성을 고백한 점에서 ‘복음주의적 에큐메니칼 정신을 함유’하고 있는 신앙고백서로, 이는 개신교 신앙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보다 개신교 신앙의 넓은 연합 정신과 포용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과 비교해서 ▲포용성과 관용성, 연합정신을 지니고 있으며 ▲개인적인 신앙고백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삶의 위안을 강조하며 ▲율법을 감사와 규범으로 이해하며 ▲연합과 일치를 강조한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정신은 루터의 친밀성과 멜랑히톤의 자애로움과 칼빈의 열정을 연관시킨 것이라는, ‘최초의 성경적 개신교적 에큐메니칼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은 예정론이나 성찬론에 있어서 제한적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교단의 정체성은 강조됐으나 개신교에 있어서 분파주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교회의 분파주의가 한국교회에서도 이어져 극단한 분파주의가 일어나는 것은, 오늘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지니고 있는 장로교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의의에 대해 ▲성경 진리를 쉽고 일목요연하게 체계적으로 요약한 교리서이며 ▲포스트모던 감성적 시대에서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에게 바른 신앙교육을 제시하며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성령의 인도하심 안에서 바른 지식과 삶 속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도록 인도하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협착성과 분파주의 위험성을 극복한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독일의 바이어하우스나 영국의 존 스토트는 복음주의자들이지만, 이들은 WCC에 참여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독일에서는 진보적 에큐메니칼 운동인 교회의 축제와, 복음주의자들의 에큐메니칼 운동인 공동체의 축제가 있을 뿐, 교단이 나뉘지는 않았다”면서 “이제 지구촌시대에 접어들어 유럽에서 개혁신학을 폭넓게 공부하고 돌아온 많은 신진 학자들이 있는 가운데, 한국의 개혁신학은 영미의 개혁신학의 차원을 넘어서서 구라파의 개혁신학의 본류와 교감하면서, 이들의 관용적이고 폭넓은 전통을 이어받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밖에도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재성 교수(국제신대), 김성규 교수(웨신대), 유대화 교수(백석대), 박성환 교수(웨신대), 장호광 교수(안양대), 황대우 교수(고신대), 김홍만 교수(국제신대), 이은선 교수(안양대), 김요섭 교수(총신대), 주도홍 교수(백석대), 이상은 교수(서울장신대), 이경직 교수(백석대) 등이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에 대해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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