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복귀한 이재철 목사 “병상에서 은혜 누렸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당연한 듯 누리는 모든 것들,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이재철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재철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재철 목사(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가 5개월여 만에 강단에 복귀해 13일 주일예배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는 건강 문제로 인해 수술를 받고 5월 둘째주 이후 지금까지 요양했었다.

‘예수는 그리스도라(행 18:5-8)’는 제목으로 주일예배 설교에 나선 이재철 목사는 복귀 소감과 함께 투병 기간 받은 은혜를 간증했다. 이 목사는 “이 시간 이 자리에서 사랑하는 교우님들과 다시 만나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며 “그 동안 부족한 사람을 위해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오래 기다려 주신 사랑하는 성도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로 설교를 시작했다.

이 목사는 “수술 후 현재까지 경과가 좋으나, 제 몸에서 절제해 낸 암세포가 워낙 악성이었던 고로 저는 재발 고위험 환자로 분류돼 있는데, 이는 재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아주 높다는 의미”라며 “암 수술은 투병의 종결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수술 후 알 수 있었고, 이는 저처럼 재발 고위험 환자는 수술을 받았다 해서 수술받기 전의 삶을 그대로 반복하려 해선 안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우리 교회는 담임목사가 없어도 조금도 흔들림 없게끔 상임위원회와 전임 목회자 제도 등을 통해 자율적인 제도와 자생력을 이미 확립하고 있다”며 “이제 암 수술을 받은 저는 앞으로 우리 교회 상임위원회와 전임 목사님들이 주님께서 부여하신 소임을 보다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울타리 역할만 하려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일평생 병자로 살았던 일본의 위대한 작가 미우라 아야꼬 여사는 ‘병들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는 은혜의 자리가 따로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건강했을 때는 상상할 수도 없던 하나님 은혜를 병들어 누워 매일 온몸으로 절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병상보다 더 큰 은혜의 자리도 없다”며 “저는 병들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는 병상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누렸다”고 덧붙였다.

이재철 목사는 수술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정자세로 꼼짝 없이 천장만 보고 반듯이 누워 있어야 했고,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아내와 아이들이 번갈아가며 그의 다리를 주물러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고, 퉁퉁 부어오른 다리는 고통이 심해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수술 후 나흘 동안은 아무 것도 먹거나 마실 수 없었다. 그는 수술 후 닷새째 상반신의 모든 호스를 제거하고서야 비로소 스스로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걸을 수 있었다. 10여일 후엔 퇴원했지만 서 있거나 누워 있을 수만 있었고, 앉아있을 수는 없었다. 배변조차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만 가능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여러분이 잠자리에서 원하는 대로 몸을 이리 저리 뒤척일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아십니까. 비록 남의 손을 빌려서일망정 매일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님 은혜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매일 먹고 마시고 싶을 때마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아십니까. 우리가 우리 손으로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두 발로 걷는 것이 그저 되는 일 같습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지 않으면, 내가 길 위에 서 있어도 두 발로 걸을 수 없고, 내가 목욕탕 안에 있어도 내 두 손으로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할 수 없습니다. 앉고 싶을 때 어디든 당연히 앉고, 식탁에 당연한 듯 앉아서 식사하는 것이 절대로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모든 것도 하나님 은혜 속에서만 가능했습니다.”

이 목사는 퇴원 후 한 달여간 삼국지 12권을 다시 읽으면서, 인간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거짓되고 잔인한 존재인지를 다시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마다 그럴 듯한 명분은 내세웠지만 그 모든 명분은 따지고 보면 근본은 단 하나, 끝도 없는 인간의 야심과 야망과 야욕이었다”며 “그러나 삼국지는 1800년 전에 중국 땅에서만 일어났던 이야기가 아니라 자고 이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역사에서 예외 없이 일어난 이야기”라고 전했다. 또 “아담과 하와의 타락 이후 죄인인 인간이 전혀 변하지 않았기에, 인간이 무슨 일을 하든 그 토대는 인간의 야심과 야망과 야욕”이라며 “어느 곳에 있는 어떤 인간의 이야기이든, 결국에는 고작 공동묘지에서 한 줌의 흙으로 허망하게 끝나버린 삼국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삼국지 읽기를 끝낸 뒤에는 이 ‘삼국지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할 그리스도인의 삶과 사명에 대해 묵상하면서, ‘사명자반’을 통해 나눴던 강의 내용을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게 쉬어 가면서 컴퓨터로 집필했다”며 “허망한 죽음으로 끝나버릴 삼국지가 무한 반복되는 이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과 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은 인간을 본질적으로 거듭나게 하는 복음의 사명자로 사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술 후 4개월의 요양 기간은 인간을 다시 공부하고 그리스도인의 삶과 사명을 새롭게 가슴 속에 되새기는 은혜의 기간이었고, 이는 만약 제가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우리 나이로 65세에 절대로 누릴 수 없었을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라고도 했다.

이재철 목사는 “2천년 전 중국 땅에서 피비린내 나는 삼국지가 반복되고 있을 때 지구 반대편 로마 제국에서도 인간의 야욕을 위해 살상마저 서슴지 않는 삼국지의 세상이었지만,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었다”며 “로마 제국에는 중국과 달리 허망한 죽음으로 끝나버릴 삼국지 세상을 복음으로 살려는 사명자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2천년 전 피비린내 나는 삼국지 로마의 세상 속에서 바울이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외친 증언의 의미는, 삼권을 장악하고 인간 세상의 신처럼 군림하던 로마 황제는 공동묘지의 죽음으로부터 인간을 결코 살려내지 못할 뿐 아니라 인간을 죄에서 구원해 낼 메시야나 구원자가 결단코 아니라는 것이었다”며 “오직 인간의 죄값을 대신 치르시기 위해 십자가의 제물로 돌아가셨다가 죽음을 깨뜨리고 부활하신 나사렛 예수님만이 인간의 죄와 사망의 올무에서 구해내실 그리스도, 메시야, 구원자라고 자신있게 증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울이 그렇게 힘써 증언한 결과는 세상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모질고도 혹독한 박해와 고난이었지만, 오직 그 길만이 자기 자신의 허망한 죽음으로 끝나버릴 삼국지 세상을 영원히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바르게 터득한 사명자였기 때문에 바울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바로 그에 의해 피비린내 나던 로마 제국의 삼국지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스며 들어가고, 마침내 로마 제국의 역사가 새로워졌으며, 영원한 사도로 영원히 살아있게 됐다”고 역설했다.

또 “이 어리석은 삼국지 세상 속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오직 당신의 은혜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치 핀셋으로 집어내시듯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으로 불러 주셨다”며 “그렇다면 우리 역시 바울처럼 우리의 두 손으로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할 수 있는 동안, 우리가 앉을 수도 일어설 수도 두 발로 걸을 수도 있는 동안, 잠자리에 누워 원하는 대로 몸을 뒤척일 수 있는 동안에 예수만이 그리스도라고 삶으로 증언하는 사명자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만이 자신을 영원히 살리고 이 삼국지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가장 어리석은 인간은 자기 코 끝에서 호흡이 끝나는 그날이 되어서야 가슴을 치며 자신의 삶을 후회하는 인간으로, 아무리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 한들 그에게는 더 이상 생의 기회가 없다”며 “우리 각자의 그날은 지금 이 시간에도 1초 1초 다가오고 있으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지금부터 그날을 대비하면서 날마다 ‘예수만이 그리스도’라고 자신의 삶으로 증언하는 사명자로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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