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옥박사 기독문학세계] 이것이 모든 것을 치유해 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서(16): 존 밀턴의 <실낙원>을 중심으로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영남신대 외래교수).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영남신대 외래교수).

Here grows the cure of all, this fruit divine

이브를 대담하게 만들고 범죄를 용이하게 해준 것은 이브의 환상이었다. 사실 이브의 자기합리화 과정은 참으로 논리적이다. 그러나 그녀의 지력은 지혜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 열매가 어쩌면 자신의 운명을 멸망시킬 무서운 유혹물일지 모른다는 것을 헤아리는 지혜를 갖지 못했다. 자신의 판단을 따라가는 길에 행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늘 우리는 목전에 있는 사물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총체적으로 모든 것을 헤아리지 못한다. 총체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지혜는 하나님의 은총이다.

나는 시편에 나온 다윗의 고백을 늘 기억한다. 다윗이 하나님께 부르짖을 때, 왜 하나님께서는 높은 곳에 다윗의 발을 세우심으로 응답하셨을까. 우리가 눈앞의 문제를 보고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방법은 그 사건을 높은 데서, 즉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인도하신다는 뜻이다.

이브의 실수는 인간을 진정 행복하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총체적인 지혜라는 것을 알지 못한 데 기인한다. 하나님의 높은 섭리는 인간의 이해와 지식을 초월하는 것임을 믿지 못한 데 있다. 믿지 않았기 때문에 말씀에 순종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에 겸허하게 순종할 때 인간은 치유받고 행복할수 있다는 것, 이것이 실낙원의 대(大) 주제 중 하나이다.

이제 나는 실낙원 12권 하반부로 여러분을 안내하면서 이 주제의 무게를 더하고자 한다.

… 아담은 마지막으로 대답하였다.

앞으로 나는 순종하는 것이 최선이며
유일하신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고
그의 면전에 있는 것처럼 걷고,
언제나 그의 섭리를 지키며
모든 피조물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항상 선으로 악을 정복하고
적은 일로써 큰 일을 성취하고…

그렇다. 바로 이것이 인류의 조상이 낙원을 잃어버리고 뼈아프게 얻은 교훈이다. 필요한 것은 깨달음에 부합하는 행위이다. 더 이상 높은 것을 바라지 마라. 그대가 비록 모든 별들의 이름을 다 알고, 모든 천사들과 온갖 영원의 비밀과 온갖 자연의 현상을 다 잘 안다 한들 그것이 당신의 행복에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하늘과 공중과 땅과 바다의 역사를 알고 이 세상의 모든 부와 모든 지배권을 수중에 넣는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그대가 해야 할 일은 이 깨달음에 부합하는 행위를 보이는 일이다. 신앙을 보태고 미덕과 인내와 절제를 보태고 그 위에 모든 것의 영혼이 되는 사랑을 더하는 일이다. 그 일을 하기 위하여 이제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낙원을 떠나야 한다. 에덴을 떠나 세상의 삶으로 돌아가서 그 세상에서 바로 다시 낙원을 회복하는 일이다. 바로 이것이 그대 마음 속의 낙원이다.

마지막으로 실낙원, 이 대서사시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 보자. 어떻게 우리가 잃어버린 낙원을 다시 찾을 수 있는지.

… 신앙을 가진 자에게는 죽음이 생명으로 통하는 문이다.
그대, 대제국을 수중에 넣는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미덕과 인내와 절제 위에
다른 모든 일의 영혼이 되는 사랑을 더하여라.
그렇게 되면 그대는 이 낙원에서 떠나기를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 마음 속에 낙원을,
훨씬 더 행복한 낙원을 가지게 될 것이다(12권 552-587).

(A paradise with in thee, happier f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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