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과 <사이비>
기독교를 왜곡·폄훼하는 ‘논쟁적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초의 ‘커밍아웃’ 주교, 로빈슨의 이야기
먼저 다큐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주교로서 최초로 ‘커밍아웃’을 했던 로빈슨 주교의 이야기이다. 지난 2003년 동성애자인 그가 정식으로 서품되자 전 세계 기독교계는 충격에 빠졌고, 이후 그의 삶도 달라졌다. 영화는 교회의 ‘핍박’ 가운데 파트너와의 사랑(?)을 지켜내려는 주교의 투쟁을 담아내면서, 주교의 편을 들고 있다.
영화사측은 “자신이 열렬히 사랑하는 두 가지가 충돌해 버린 한 남자가 있다”며 “그는 과연 무사히 이 두 가지 사랑을 동시에 지킬 수 있을까?”라는 기획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해 열린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10년 후인 지금, 한국에서도 ‘동성애’는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현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에서는 동성애자들이 부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찬반 논쟁이 거세다. WCC 반대 진영의 주요 주장 중 하나도 바로 ‘동성애 반대’이다. 공식 성명서에 동성애 관련 내용을 집어넣을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이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얼마 전 청계천에서 ‘결혼 퍼포먼스’를 진행했던 김조광수-김승환 씨가 배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둘은 이른바 LGBT 양성화와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기적 빙자해 사람들 현혹하는 목사 이야기
지난 2011년 <돼지의 왕>으로 ‘학창시절’을 고발한 연상호 감독이 2년 만에 <사이비>를 오는 21일 개봉한다. 두 작품 모두 ‘애니메이션’이다.
수몰 예정지역인 마을을 배경으로 ‘기적’을 빙자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한 목회자와 그의 실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술주정뱅이 폭군,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충돌을 통해 사회를 고발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과 제3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뱅가드 부문에 초청 상영됐고, 제46회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는 애니메이션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AFI영화제 경쟁부문에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되기도 했다.
영화는 ‘믿음 소망 사기’라는 슬로건 아래, ‘누구나 착한 사람이라 믿는 목사의 거짓과 누구나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는 한 남자의 진실’이 만들어내는 극명한 대비를 그려낼 예정이다. 또 종교와 인간관계 속에 나타나는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기형적으로 변해버린 잘못된 믿음’이 가져오는 비극적 결말을 통해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극대화하고 있다. 목소리는 배우 권해효, 양익준, 오정세, 박희본 등이 맡았다.
이같은 영화들이 계속해서 개봉되는 데 대해 교계는 미심쩍은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각종 미디어의 ‘표적’이 된 한국교회에 또다른 상처를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