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8일 한복협 월례회
세계 기독교의 동향과 한국교회에 드리는 조언
정일웅 교수(총신대학교 직전 총장)
세계기독교의 동향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영광스럽고, 이러한 기회를 허락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대표이신 김명혁 박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러한 것을 말할 만한 권위적인 위치에 있지 못하지만, 그간 주님의 사역을 감당하면서 듣고, 보고, 경험한 것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말씀드려보려 합니다.
1. 세계기독교의 동향에 관하여
최근 한 사이트에 소개된 세계종교인수변동통계에서 보면,1) 매우 흥미로운 세계기독교의 변화에 대한 해석을 대하게 됩니다. 이 통계는 1970년에서 2020년까지 세계종교인수변동을 예측하여 해석한 것인데, 197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36억 명이었고, 그 중 종교인이 82%였지만, 2020년에는 인구76억 명중 90%가 종교를 가지게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기독교인구가 34.2%로 가장 많을 것이며, 다음으로 이슬람교(23.9%),힌두교(14%),불가지론자(8.9%),불교(7.2%),중국민속종교(5.7%)등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중심축이 서구권에서 비서구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기독교인구 상승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고, 이들 지역의 기독교인구는 1970년 기준, 전 세계 기독교의 41.3%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64.7%까지 급등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반면 기독교의 발상지인 유럽과 북미 등에서의 기독교인 비율은 현재보다 더 감소해 2020년에는 34.4%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전 세계인구가 80억에 달할 것이며, 기독교인구 역시 27억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종교별 인구는 기독교의 뒤를 이어 이슬람이 16억3531만명, 힌두교가 9억 8232만명, 불교가 5억968만명으로 예측하였습니다. 또한 기독교인구 중에서는 가톨릭교인수가 12억230만이며, 개신교가 4억3956만명, 독립교회가 3억6961만명, 정교회가 2억7954만여명, 영국성공회는 9170만명, 기타 기독교인이 3776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 세계 기독교교파는 4만 4000여 개가 될 것이며, 교회(예배처소)는 총 462만 여개로 추정하였습니다.2)
통계의 정확도는 여전히 질문일 수 있지만, 이 자료는 오늘아침 우리가 논의해 보려는 세계기독교의 동향파악에 충분한 동기유발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먼저 세계기독교 동향의 첫 번째는 기독교의 중심축이 구미지역권에서 비구미지역권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는 현상입니다. 그것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복음선교와 전도의 결과들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바울의 경험은 아시아에서 복음전하기를 금하신 성령께서 구라파로 먼저 향하게 하였고, 이제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구미지역을 뛰어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21세기초반에 이르러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저 남미지역에 복음이 왕성하게 전파되고 있으며, 실제로 앞서 소개한 예측통계의 해석대로, 이전의 수세기동안 구미지역에서 기독교가 크게 번성하다가, 오늘날에는 그 지역들이 모두 쇠퇴기를 맞으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남미의 지역들은 크게 부흥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현재 한국교회를 비롯하여 비구미지역권 교회들이 크게 부각되면서, 기독교의 중심축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음이 분명하며, 이에 다라 한국교회의 역할이 또한 기대된다는 점입니다.
세계기독교의 동향의 두 번째는 복음선교와 세계교회를 돌봄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실제로 기대되거나, 요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이번에 한국에서(부산)개최된 WCC세계총회가 그 한 예라 할 것입니다. 물론 한국교회는 WCC가 지향하는 신학적 경향의 지나친 진보성 때문에 현재 이 행사는 보수교회들의 강한비판을 받고 있으며, 그 행사에의 초대가 거절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한국교회의 세계교회 앞에서의 역할은 분명히 요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또한 내년에 예정된 WEA의 세계총회개최 역시 그러한 한국교회역할의 요구가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생각하면 한국교회는 지금 세계교회의 한복판에 서 있는 모습이며, 실제로 이러한 세계교회들과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약속된 새 생명을 전하는 복음선교를 위하여 그 어떤 중심적인 역할을 해 내야 한다는 점이 분명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금년 5월 초순경, 저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교단과 총신대학교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설립100주년 기념으로 공동개최한 세계장로교회와 개혁교회지도자대회에서 본 발제자는 여러 참여자들을 통하여 한국교회의 세계교회를 위한 역할에 대한 기대가 요구되는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하였습니다.
되돌아보면 한국교회에 대한 세계교회의 기대와 역할에 대한 위상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벌써 1990년 10월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우리 하나님은 세계의 정치와 경제의 질서를 새롭게 바꾸어 주었던 것입니다. 지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시작된 동서간의 이념대립(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냉전시대는 종식되었고, 동구권을 비롯하여 남미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모든 나라들이 새로운 이념을 추구하면서 구미사회가 이루어놓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향하여 질주하는 모습을 우리는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머지않아 현대화된 그들 사회를 보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놀라운 것은 우리 대한민국은 그러한 이념대립의 첨단에 서 있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을 경험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변화된 질서(정치/경제)가운데서 가장 발전적인 나라로 우뚝 서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가 지금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 한국교회에 대한 세계기독교(교회)의 기대도 동일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러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모습은 결코 우연히 생겨진 것이 아님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합니다. 그 배후에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경륜 가운데서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짐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황과 시대적 흐름을 전제할 때, 전세계교회의 요구인 복음선교의 역할과 세계교회를 돌보는 리더의 역할은 이제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과제임이 분명합니다.
2. 이러한 세계기독교 동향의 맥락에서 한국교회에 드리고 싶은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함께 동반자적인 관계를 견지하면서 전 세계교회를 리드하는 일에 기여하려면, 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한국교회(개신교)가 하나로 연대한 성숙한 신앙적인 모습을 견지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의 만남과 대화는 이제 필수적인 일로 여겨집니다.
그간 한국교회 내의 보수와 진보는 서로 대립하고, 서로 교리적으로 다르다는 것만을 지금까지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서로 공유할 공통점들이 무엇인지를 찾고, 발견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려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한국교회가 서로 화해하며, 연대하고 연합하는 일치된 성숙한 신앙적 모습을 보일 때, 한국교회는 세계교회 앞에 복음선교의 역동성을 드러내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리라고 기대합니다. 즉 한국사회는 남남갈등이 해소되며, 남북이 화해하며, 통일되는 한민족의 평화의 역사가 거기서 가능할 것이며, 나아가서 전 세계 인류의 공존과 평화에 기여하는 역할이 또한 가능할 것입니다.
되돌아보면, 이번 WCC총회는 한국의 보수교회와 진보교회가 하나로 연대하여 세계교회 앞에 화합된 모습으로 감당했어야 했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양측 모두다 자기정당성만 주장하다가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3) 진보와 보수 양측교회는 이제부터라도 진지한 주님의 심정과 복음적 시각에서 형제연합을 위하여 만남과 교제와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진보측 교회는 WCC가 지금까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종교다원주의적이며, 혼합주의적인 타종교에 대한 지나친 관용주의적인 태도를 되돌아보고, 보수교회의 불신을 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종교개혁의 신앙과 전통을 존중하고, 기독교신앙의 동질성을 확인시켜주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보수적인 교회는 분명한 죄 고백을 통한 교회의 거룩성을 견지해야 할 칭의와 성화가 중요하지만, 그 바탕위에서 복음의 사회정의실현을 위해 사회윤리적인 책임을 짊어지는 신학적 통찰이 필요함을 또한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한국교회는 앞으로 보수와 진보가 함께 어우러진 “한국교회협의체”를 구성하고, 전 세계를 향한 복음전파와 가난하고 소외된 전 세계의 이웃을 돌보는 사회봉사(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와 이단의 가르침을 방어하고, 복음진리의 순수성을 보존하며, 나아가 기독교신앙의 통일된 가르침과 표준을 확립하는 등의 과제성취를 잘 감당하는 성숙한 교회가 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4) 이것이 저의 한국교회에 드리고 싶은 제언입니다. 아마도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바로 이러한 한국교회를 만드는 일에 선구적 역할을 해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1)미국 골든코넬신학교 글로벌기독교연구센터의 발표인데, 사이트 ‘뉴스천지’에 ‘2020년 세계인구 90%가 종교인 될 것’이란 제하에 통계들이 발췌 소개되었다, 2013.8.14, www.newsj.com/news/article View.html ?idxno= 198860.
2)상게서.
3)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WCC의 진보적인 신학적 태도에 대해 비판해 왔으며, WCC의 종교다원주의적이며, 혼합주의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한국의 보수교회에 진심으로 사과(특히 호주 캔베라에서 개최된 제 7차 WCC총회에서의 다원주의적인 입장)하고 기독교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한 가운데, 하나 된 모습으로 세계대회가 개최되기를 여러 설교와 강연에서 제언한바가 있었다.
4)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성취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주님의 일)는 특별히 5가지다. 첫째, 전 세계를 향한 복음전파의 과제성취를 위해, 둘째, 이웃과 사회봉사(섬김)를 위해, 셋째, 이단방어와 복음의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넷째, 기독교신앙의 가르침(교리)의 통일과 표준을 위해서이다. 다섯째, 대 사회, 대 국제간에 통일된 한목소리로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 등이다. 참고, 이러한 연합운동의 과제에 대해서 필자(정일웅)는 1999년에 연구출판한 “독일교회를 통하여 배우는 한국교회의 통일노력”이란 책과 2012년에 출판한 “남북통일과 북한선교를 위한 섬김의 신학”이란 책 등에서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