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행보에 우려”… 총신대 총장 선거 의식한 듯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직을 3회 역임한 바 있는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원로)가, 17일 한기총의 모든 공직을 사임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길자연 목사는 이날 한 일간지에 광고로 게재한 성명서에서 “한기총은 故 한경직 목사님과 함께 교계 원로들이 북한 공산주의와 그릇된 사회복음주의로부터 한국교회를 지키고, 나아가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하여 설립한, 한국교회 최고의 연합기관”이라며 “지난 24년 동안 한기총이 교회와 사회에 많은 공헌을 하였음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본인은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3대(제 9, 10, 17대)에 걸쳐 맡은 동안 사회적 혼란기에 서울광장과 대학로에서 7차에 걸쳐 대형기도회를 개최하여 사회적 혼란으로부터 나라를 안정시키고, 나아가 다양한 사회적 봉사를 통해 사회에 크게 이바지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길 목사는 “작금에 이르러 석연치 않은 한기총의 행보에 심심한 우려를 표하는 바”라며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이지 이단의 해제를 주된 업무로 하는 기관이 아니다. 물론 한기총 내에 이단대책위원회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단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구이지 이단의 해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길 목사는 “한기총 소속 교단의 동의가 없이 한기총 단독으로 이단성이 없다 하여 이단을 해제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신앙과 신학적 입지를 뒤흔드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본인은 그 동안의 한기총이 해제한 유○○ 씨의 이단 해제나 박○○ 씨의 이단 해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해제를 원할 시 한국교회와 각 교단의 합의 하에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길 목사는 이에 “본인은 금일자로 2014년도 WEA준비위원장, 선거관리위원장 등 한기총의 모든 공직을 사임하는 바이며, 향후 본인이 소속된 교단의 입장과 궤를 같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 목사의 이 같은 발표는 17일 오후 진행되는 총신대 총장 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길 목사는 현재 총신대 총장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다.
한편 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은 같은 날인 17일 오전 실행위원회를 열고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 이단 해제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미 이대위에서는 이단성 혐의가 없다는 보고서를 올렸고, 임원회는 이를 그대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