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측이 석 목사 등 제명하자 교회·노회측은 탈퇴
‘경향교회 바로세우기 모임(경바모)’은 18일 오전 서울 연지동 카페 다사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향교회가 자신들을 치리하고 교단(예장 고려)을 탈퇴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경향교회는 출석 교인수만 1만명이 넘는 대형교회일 뿐 아니라 예장 고려 교단 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던 교회로, 이번 사태는 적잖은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들이 이날 발표한 사건 개요에 따르면, 경향교회 석원태 원로목사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집사 5인이 임시당회를 통해 면직·제명됐다는 것.
경바모 “과거의 잘못 회개하고 총회 결과 받아들이라”
교회측 “교단의 불법서 보호하려… 거짓 주의해 달라”
이들은 “총회에서 사안의 심각성으로 인해 지난 5일 전권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으나, 교회측은 문제를 제기한 이들이 제명됐다는 이유로 이에 불응했다”며 “그러던 중 지난 15일 경향교회는 임시당회를 소집해 교단에 대한 행정보류를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시당회에서 행정보류 안건은 29대 29로 가부 동수였으나, 당회장인 석기현 목사가 찬성표에 손을 들면서 통과됐다.
이후 지난 17일 총회 전권위원회는 석원태 원로목사의 도덕성 문제와 당회의 행정보류안에 대해 “교단의 분리를 획책했다”며 석원태·석기현 목사를 제명 처리했고, 같은 날 경향교회와 교회가 속한 서울남노회는 임시노회를 열어 교단을 탈퇴했다. 이들은 이에 대해서도 “교단 탈퇴는 교인들의 공동의회 투표를 통해 3분의2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교회측을 향해 “과거의 잘못을 회개하고, 가장 중요한 교단 총회의 뜻에 따라 자복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석원태 원로목사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향교회측은 석기현 담임목사 명의의 홈페이지 게시물을 통해 이들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있다. 경향교회측은 “이들은 17일 오전 11시에 열린 총회 전권위원회에서 석원태·석기현 목사를 제명했다고 주장하는데, 저희는 노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전권위원회 소집에 대한 어떠한 통보도 받은 적이 없고, 문자메시지와 같이 전권위원회는 (오전 11시가 아닌) 오후 1시로 예정돼 있었다”며 “그러므로 서울남노회가 교단을 탈퇴하기 전 전권위원회에서 석원태·석기현 목사를 제명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성명서에 동참한 장로 32인’에 대해 “성명서에 포함된 은퇴장로 2인은 현재 당회원이 아니고, 나머지 가운데서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름이 기재된 분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교단 탈퇴에 대해서도 “이번에 서울남노회가 교단 탈퇴를 결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저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이지만, 투표 결과 52대 10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결의됐을 정도로 이번 총회 운영위원회와 전권위원회는 불법적인 모습들을 수없이 드러냈다”며 “노회의 탈퇴는 교단의 불법적인 교권주의 횡포로부터 교회와 노회를 보호하기 위해 합법적인 절차와 압도적인 표 차이로 결의된 것이니, 현재 온갖 거짓으로 성도들을 혼란케 하는 일에 주의해 주시고 서울남노회(독노회)와 경향교회를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