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교회 역사보존추진위, 감리교본부·시청 앞 집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장로들을 중심으로 한 평신도들이, 철거 위기에 있는 동대문교회를 보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동대문교회 역사보존추진위원회’를 결성키로 하고, 30일 오후 서울 태평로 감리교 본부 앞 광장과 서울시청 앞에서 ‘희망광장 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결성 취지문에서 “동대문교회는 암울했던 조선 말기 1885년 아펜젤러 선교사가 이 땅에 찾아온 후 1887년 메리 스크랜턴 선교사에 의해 조선 민중들의 선교를 위해 흥인문 동산에 시약소를 세워 기도와 예배로 시작된 한국 기독교의 모(母)교회 중 하나”라며 “이곳은 4,500여평의 동산에 병원과 학교를 짓고 교회를 세워 일제 하에서 해방될 때까지 60여년간 이 민족을 깨운 여명의 동산으로, 이 터 위에 헐버트 선교사와 손정도 목사, 김상옥 의사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배출됐다”고 밝혔다.
또 “동대문교회 터는 국가적 보호 대상인 16종 이상의 소중한 역사문화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선교역사 현장으로, 반드시 교회를 존치시켜 역사를 지켜야 한다”며 “역사적인 교회를 부수고 공원을 만드는 나라는 북한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같은 대한민국 근현대사가 존재하는 민족 여명의 동산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며 “우리는 동대문교회가 우리 민족의 개화와 기독교 복음전도에 끼친 위대한 역사를 깊이 보존할 사명을 자각하면서, 동대문교회가 현 위치에 존치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도회에서 ‘미래를 여는 기도(느 1:1-6)’를 제목으로 설교한 박경진 장로(장로회전국연합회 증경회장)도 “우리는 동대문교회와 감리교회를 위해 기도해야만 한다”며 “느헤미야처럼 조국의 미래를 위해 눈물로 울부짖는 성도들이 되자”고 독려했다. 격려사에 나선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여러분들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그 이상으로 응답하시리라 믿는다”며 “이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가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면 반드시 동대문교회를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서울시를 향해 △강제수용을 즉각 철회하라 △선교사의 피와 눈물이 서린 선교 현장을 지켜 달라 △126년 역사가 살아있는 현장을 말살하지 말라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현장을 보존해 달라 등의 구호를 제창한 후 서울시청 앞으로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서울시청 앞으로 이동한 참석자들은 시청 출입구 앞에 피켓을 들고 선 채 기도와 찬양을 반복하며,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제지로 시청 입장을 거부당했지만, 계속해서 집회를 이어가면서 대표단 5인과 담당 계장 면담을 성사시켰다.
집회에서 이들은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의문에서는 “서울시는 동대문지역 공원화 계획을 빙자하여 무권자(無權者)인 서기종과 야합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철거하겠다고 결정하는 우를 범했고, 이 과정에서 공문서 허위작성 등의 불법을 자행하면서 동대문교회를 강제 수용하고 철거를 진행 중”이라며 이는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서울시를 향해 △우리나라 근현대사 및 기독교 역사문화 현장인 동대문교회 철거를 즉각 중단하라 △서울시는 종교탄압을 중단하고, 종교재산 강제수용을 즉각 철회하라 △무권자 서기종과 합의한 서울시의 모든 행정행위와 허위 공문서에 의한 서울시의 동대문교회 강제수용은 원천 무효이다 △서울시는 동대문교회의 역사유물을 보존하고, 우리나라 근현대사 및 기독교문화관광 명소로 개발하라 등의 요구조건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