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의 노벨평화상과 성경책 놓고 자녀들 간 소송

애틀랜타=신디김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막내딸 “장남 등이 팔려고 해… 부끄럽고 슬프다”

▲지역 언론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버니스 킹. ⓒ지역 언론 캡쳐
▲지역 언론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버니스 킹. ⓒ지역 언론 캡쳐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노벨평화상’과 ‘여행용 성경책’을 팔려는 아들들과, 이를 막기 위해 물건을 숨겨 놓은 딸의 싸움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킹 목사의 모든 유품과 재산을 관리하는 킹 재단측은 최근 “숨겨 놓은 ‘노벨평화상’과 ‘성경책’을 돌려 놓으라”는 내용의 소송을 접수했다.

표면적으로는 재단과 개인의 싸움이지만, 조금만 들춰 보면 킹 목사의 장남이자 킹 재단의 이사인 마틴 루터 킹 3세와 텍스터 스캇 킹, 그리고 막내딸인 버니스 킹의 싸움인 셈이다. 킹 목사 자녀들 간의 불화는 심심찮게 불거졌지만, 이번 소송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값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킹 목사의 유품을 ‘긴급구제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시장에 내놓으려는 아들들과 그것을 지키려는 딸의 힘 겨루기라는 점이다.

화요일 공개된 버니스 킹의 성명서와 목요일 오전 에벤에셀침례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마틴과 스캇은 킹 목사의 85번째 생일을 맞아 열린 가족 모임 자리에서, 아버지의 유품 가운데 가장 값어치가 나가는 노벨평화상 메달과 개인적인 성경책을 제3자에게 팔 계획임을 알렸다고 한다. 특히 성경책의 경우 버락 오바마가 재선됐을 당시 대통령 선서를 하기도 한, 상징적인 물건이다.

유품을 보관하고 있던 버니스는 형제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이를 안전한 곳에 옮겼고, 이에 마틴과 스캇이 소송을 걸어 두 가지 유품을 내놓으라고 법적 대응을 하게 됐다.

버니스 킹은 “나는 형제들을 매우 사랑하지만, 그들의 결정은 매우 곤란하다. 이번에 생긴 불미스러운 일이 무척이나 부끄럽고 슬픈 동시에, 이를 팔려고 하는 형제들에게 솔직히 매우 실망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마틴 루터 킹 3세와 덱스터 스캇 킹은 별다른 대응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이유야 어쨌든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자 영적인 지도자였던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뜻 깊은 유품을 개인에게 팔려고 했다는 사실 자체가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지역 언론의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한결같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을 개인에게 팔려고 했다니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이다.

지역 언론들 역시 두 아들들의 시도에 연일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킹 목사와 함께 인권운동을 했던 시민운동가들과 친인척들은 버니스 킹 편에 서서 마틴과 덱스터에 반대하는 양상이 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서울시청 합동분양소 조문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사고 조문으로 새해 시작

방명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기도와 지원에 최선 기울일 것 사회 주요 문제 적극 나서겠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과 본부 임원들, 그리고 부장들은 을사년 새해 첫 날인 1월 1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희생당한 179명의 합동분향소가…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관저 주변 상황.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 운동권 출신들의 폭거”

내란죄 확정도 안 됐는데 공공연히 확정범? 고도의 통치 판단인지 헌재 결정 기다려야 대행의 대행도 탄핵 압박, 헌법재판관 임명 대통령 체포 영장에 ‘법 예외’ 적시 기막혀 대통령, 직무 정지됐으나 ‘현재 국가 원수’ 체포 동조하는 세력, 민주주의 죽이는…

엔딩 파티

살아 있는 사람 위한 장례식 ‘엔딩 파티’, 긍정적 인식 높아져

건강한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엔딩 파티(Ending Party, 餘生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엔딩 파티’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장례식’으로, 죽음을 앞둔 이가 지인들을 초청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다. (사)하이패밀리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수기총‧세이브코리아 “‘내란 수괴’ 단정? ‘무죄추정’ 따르라”

세이브코리아, 수기총을 비롯한 1200여 시민단체들이 최근 대통령 탄핵 및 내란죄 논란과 관련해 국회와 언론, 공수처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으며, 언론이 확정되지 않은 ‘내란죄’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쓰…

WEC 국제선교회, OW, 오퍼레이션 월드

‘세계 기도 정보 결정판’ 오퍼레이션 월드, 출간 60주년

“세계 기도 정보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오퍼레이션 월드’(Operation World, 이하 OW)가 출간 60주년을 맞았다. WEC 국제선교회(WEC International)의 패트릭 존스톤(Patrick Johnston) 선교사가 1964년에 발행한 초판은 불과 32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는 손으로 그린 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