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유전자 존재? 사회·정신적 요소가 더 영향

LA=김준형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미국과학발전협회, 동성애 관한 연구 결과 발표

시카고에 소재한 미국과학발전협회(AAAS,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가 동성애 성향에 관해 “유전적·정신적·사회적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1848년 창립된 이 단체는 12만7천명의 과학자가 소속된 비영리기구로, 세계 과학자들의 연합과 연구의 자유, 과학적 책임 및 교육의 증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단체가 지난 목요일 발표한 이 연구 결과는 마이클 베일리 박사가 주도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심리학자인 그는 동성애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보수주의자와 동성애 지지자들 모두에게서 강력한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게이 남성의 X염색체 중 특정 위치에 동성애의 유전에 관한 Xq28 유전자가 있으며, 8번 염색체도 이에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지만 결정적이지 않으며, 다른 환경적인 요소가 분명히 관련돼 있다”고 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Xq28 유전자를 가진 남성이 동성애에 끌릴 확률은 약 40%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든 게이 남성이 이 유전자를 가진 것도 아니며, 이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게이가 될 확률이 40%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이 유전자와 동성애의 연관성에 심각한 결함을 보여 주고 있다.

과거에도 동성애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Xq28 유전자가 동성애와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예를 들면, 1993년 동성애자 학자인 딘 해머가 동성애 유전자인 Xq28이 존재한다고 발표해 대대적인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가 신봉하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는, 열성 형질인 동성애 유전자가 유전된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뿐만 아니라 그가 1995년 이를 보강하기 위해 재차 연구를 했을 때, Xq28 유전자와 동성애가 아무 관계도 없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한편 마이클 베일리와 리차드 필라드도 1990년대 초에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 사람이 게이이면 다른 쌍둥이 형제도 게이일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조차 한 사람이 게이라고 해서 그 일란성 쌍둥이가 모두 게이이진 않았다. 오히려 입양된 형제 중 한 사람이 게이이면 또 다른 사람도 게이일 가능성이 일란성 쌍둥이가 모두 게이인 경우보다 확률상 높았다. 이는 동성애가 유전자 때문이라는 주장을 현격히 약화시키고, 오히려 성장 배경이나 정신적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베일리 박사는 과거 2003년 “The Man Who Would Be Queen”이란 책에서 트랜스젠더는 극단적 동성애를 경험한 사람이거나 여성처럼 옷을 입고 싶어하는 생각에 성적으로 자극을 받은 사람이라고 분류해 성소수자 그룹에게 강력한 반발을 산 적도 있다. 반면 2011년 인간의 성에 관한 수업 시간에, 전기톱으로 성적 자극을 주는 장난감을 만드는 사람을 강사로 초대해 보수층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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