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언론회·통일부, 논평 통해 북한에 석방 촉구
한국교회언론회는 북한에 “김정욱 선교사를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 석방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통일부도 논평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며 조속한 석방을 강력히 촉구했다.
채널A에 따르면 김정욱 선교사는 중국 단둥에서 국수 공장을 차려 수 년 간 탈북민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탈북민 중 일부가 중국 공안에 적발돼 북한에 강제 송환돼 걱정하던 차에 북한 고위급 인사의 권유로 탈북민들의 생사 확인과 구호물품 지원 모색 등을 위해 입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의 납북인 셈.
교회언론회는 “김 선교사는 지인들의 만류에도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말만 믿고 오직 인도적 목적으로 입북했는데, 대한민국 국민을 북한이 강제 억류하고 각종 반국가적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것은 비인도적 행위이자 국제적 지탄을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이 김 선교사를 억류한지 수 개월 만에 언론에 이를 공개한 이유는 남북관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함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첫째로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선전하면서 그 동안 한국교회에게서 막대한 물적 지원을 받았는데, 만일 북한이 순수한 목적으로 입북한 김 선교사를 즉각 석방하지 않는다면 북한 스스로 종교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더 이상 한국교회는 조그련 등 북한의 종교채널 등을 통해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북한이 김 선교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는 시대착오적 수법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셋째, 언론과 포털사이트들을 향해서는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북한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여 마치 김 선교사가 비상식적 밀입북을 한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넷째, 북한에서의 김 선교사 기자회견에 대해 “그의 목숨을 담보로 한 사주요 강요임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며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의 발언은 일체 시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언론회는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 4개월간 김 선교사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고문과 세뇌 등 고초를 당하고 있을 것이라 우려해 왔다”며 “북한에 의한 정신적 고문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로버트 박 선교사 역시 이러한 전형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언론회는 “한국교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이 그동안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저질러 온 납치·암살·고문·세뇌 등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고통당하는 기독교인들의 박해와 실상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무조건 퍼주기식 지원에 열을 올리는 일부 교계 지도자들도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는 27일 논평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에 어떠한 사전 설명도 없이 우리 국민을 일방적으로 억류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이에 대해서는 정부의 입장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며 “북한은 지난해 11월 인적사항이나 경위를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체포사실을 발표한 데 이어, 우리 정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신원확인 및 석방 송환을 요구했음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하다 오늘에서야 신원을 공개하는 것은 인도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처사”라고 했다.
또 “순수한 종교활동을 하는 국민을 반국가적 범죄자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북한이 우리 국민을 조속히 석방하여 우리측으로 송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김 씨의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북한의 조사 내용은 향후 그가 우리측으로 송환된 후 확인할 사항”이라며 “우리측으로 송환되기까지 북한은 우리 국민 김정욱 씨의 신변 안전 및 편의를 보장하고, 그의 가족과 우리측 변호인의 접견을 위해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정당한 요구에 책임있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남북관계 발전의 길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