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적 관점] 창조신앙은 상상력을 제한하는가?
창조신앙, 어린이만을 위한 것인가?
프리드리히 슈바이처 | 대장간 | 118쪽 | 8,000원
책의 제목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묻는 것은 “일찌감치 세계를 과학적으로 이해해야 할 어린이에게조차 창조신앙은 부적합한 것인가?”이다. 진화론은 여러 면에서 ‘창조신앙의 낙후성’에 대한 증거로 여겨지고 있는데, 어른들도 이 창조신앙을 믿어야겠느냐는 것. <창조주 하나님>이 말하듯, 이 책의 전제는 진화론이 최근 2백여년간 사회를 지배해 온 유럽(독일)의 분위기를 말해주는 듯하다.
저자인 실천신학자 슈바이처 박사는 책에서 ‘교육학적 관점’으로 창조신앙과 진화론을 조명한다. 그는 “창조신앙과 진화론 사이의 논쟁에는 언제나 교육학적 측면이 포함돼 있다는 관찰을 접하게 된다”며 “어린이들이 창조자 하나님에 대한 신앙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거꾸로 그런 신앙이 그들의 정신 발전을 지속적으로 방해하는가?”라고 묻고 있다.
창조신앙과 진화론은 교육 및 학교에서 그 충돌이 일어나는데, 여기서는 서로 다른 교육관이 매우 분명하게 나타난다. 어린이들은 창조신앙에 대해 특히 감수성이 강하다는 것은 종교심리학적으로 끊임없이 관찰되는 사실이고, 그런 믿음은 유년기적 세계상의 영향으로 그들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조신앙은 이 때문에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의 신앙’으로 여겨지는데, 저자는 “이 때문에 교육이 계몽을 담당함으로써 곧장 진화론으로 직행이 이뤄져야 하는가”라고 다시 묻는다. 이것 또한 ‘협소한 교육관’에 불과하다는 것. 저자는 “성경의 창조신앙은 순진하지도, 유치하지도 않다”며 “이 신앙은 세계에 대해 성찰되고 책임있는 관계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극단적 창조주의와 극단적 자연주의 모두를 비판한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에게 창조신앙을 가르치려면, 서로 다른 접근방식의 차이를 바라보는 통찰과 함께 다른 견해를 대하는 통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다윈의 저작들은 새로운 세계관에 대한 저술이 아니라 세심하고 세부적인 학문적 관찰과 분석의 기록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가 극단적 진화론자들과 극단적 신앙인들의 전쟁 도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
저자는 “창조신앙은 자연과학의 수단으로는 파악될 수 없다”며 “이는 인생의 ‘어디에서’ 및 ‘어디로’가 엮여 있는 ‘의미문제(Sinnfragen)’이기 때문에 자연과학적 증명의 영역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