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목사의 10가지 ‘신학적 트레이드마크’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30년 설교 10가지 주제로 정리한 「독트린 매터스」

독트린 매터스
존 파이퍼 | 복있는사람 | 260쪽 | 12,000원

존 파이퍼 목사는 베들레헴침례교회 30년 목회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그동안 전한 설교 중 다시 짚어주고 싶은 내용들을 주제로 2012년 ‘고별 설교’를 진행했다. 설교 시리즈의 제목은 ‘30년의 신학적 트레이드마크(Thirty-Year Theological Trademark)’였다.

<독트린 매터스(Doctrine Matters)>는 존 파이퍼 목사가 30년의 사역을 결산하며 남기고 싶었던 이 10가지 신학적 트레이드마크에 대한 설교집이다. 이 책은 그의 설교와 신학사상을 간명하게 정리한 요약문 또는 결론과 같다.

파이퍼 목사는 이 책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만인의 기쁨을 위해 만사에서 하나님의 지상권(至上權)에 대한 열심을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성령 하나님을 통해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을 크게 강조하여, 여러분과 여러분을 통한 수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저와 더불어 우리 성삼위 하나님을 기쁘게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힌다.

존 파이퍼 목사가 내세운 열 가지의 ‘트레이드마크’는 다음과 같다. ①자존하시는 하나님 ②하나님의 영광 ③기독교 기쁨주의 ④하나님의 주권 ⑤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복음 ⑥선교를 향한 부르심 ⑦그리스도인다운 삶 ⑧성도의 견인 ⑨성경에서 말하는 남성과 여성 ⑩고난 속에서도 항상 기뻐하는 삶.

파이퍼 목사는 책에서 분명 ‘교리’를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 해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내용이나 시무하던 교회에만 적용되는 독특한 것을 말하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앞에 제시된 10가지 명제들만 봐도, 그가 평소 책이나 설교에서 꾸준히 강조해 왔던 것들이고, “모두 성경에 널리 기초를 두고 있으며 하나님 백성의 역사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트레이드마크란, 우리 교회의 특징이 되고 우리 교회를 표현하는 소중한 진리를 뜻합니다. 우리가 만들어 낸 어떤 견해, 우리를 여타 그리스도의 교회와 구별 짓는 어떤 견해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구별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말씀을 신실하게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과 팔짱을 끼고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진리는 분열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연합을 이루기도 합니다. 우리가 가장 기뻐하는 것은 진리가 지닌 연합 능력입니다.”

▲존 파이퍼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존 파이퍼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은 자존(自存)하신다’는 절대적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고 고백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받아들이는, 길들일 수 없을 만큼 거칠고, 억제할 수 없을 만큼 폭발적이며, 전격적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무시하고 하찮게 여기고 의문을 품고 비판하고 사실상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취급하고 집 안에 깔린 카펫만큼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무도한 행위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하나님은 자존하신다’에서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마땅하고, 그 영광은 우리가 그분 안에서 가장 크게 만족할 때 가장 잘 드러남(기독교 기쁨주의)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하나님 되심(God-ness)’의 핵심은 ‘하나님의 주권’ 교리이다. 이렇게 열 가지 트레이드마크는 구슬 꿰듯 하나하나 연결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성경에서 말하는 남성과 여성’이다. 파이퍼 목사는 남성과 여성이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상호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을 이해하는 방식을 ‘상호보완주의자(complementarian)’로 설명한다. 남녀의 성적 특질에 관한 한 서로를 보완해 줌으로써 남녀 사이의 극심한 차이가 포용되고 찬양될 때, 하나님의 영광이 가장 크게 드러나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며 사역에서도 가장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믿는 이들을 말한다. 상호보완주의자는 성차별적이고 지배적이며 폭력적인 문화에 저항하는 한편, 성의 차이를 개의치 않고 성별을 파괴하는 유니섹스 문화에도 저항한다.

책의 엮은이 조나단 파넬은 “2012년 말에 했던 이 열 개의 설교는 한 지역 교회에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고, 그 교회가 소중히 여기고 있는 파이퍼의 신학적 유산”이라며 “이 유산은 특정 교회 고유의 것이지만 그 감화력은 그보다 더 널리 미치고,여기 나타난 신학은 세계 전역 하나님 백성들을 위한 것”이라고 전한다. “조직신학은 눈부시게 장엄하다”는 엮은이들은 책을 준비하면서 1980년 이후 작성된 파이퍼의 설교 1,200편 이상을 샅샅이 뒤져 이 10가지가 설명하는 교리적 강조점을 가장 확실하게 조명해 주는 설교들을 선별했고, 특정 주제에 대해 파이퍼의 글에서 발췌한 인용문도 추가했다.

파이퍼 목사는 책에서 지난 30년간의 목회를 ‘완성’으로 여기지 않고, ‘준비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한 목회자의 인도 아래 수십 년 동안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던 교회가 목회자가 바뀌면서 결딴이 나고 영향력도 줄어들며, 희망이 사라지고 기쁨이 떠나가며, 사역도 쇠퇴해 가고 급기야 소멸되기까지 하는 경우가 많음”을 우려하면서 “베들레헴교회에는 하나님께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리라는 것이 저의 깊은 확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독트린 매터스>는 바로 이러한 그의 확신에 기초한 작업이자, 그 확신을 지지할 기초공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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