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천주교,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 창립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일치증진·선교협력의 단초 마련” vs “종교개혁 역사 무너뜨려”

▲신앙과 직제협 창립총회가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신앙과 직제협 창립총회가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가 22일 서울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이하 신앙과 직제협)를 창립했다.

이날 창립총회는 기도회, 경과보고, 정관심의, 조직,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 심의, 창립선언문 채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통과된 정관에 따르면, 신앙과 직제협은 “분열된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 재건과 상호 친교를 통한 그리스도인의 ‘복음 전도와 선교’, 그리고 역사와 창조 안에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회원은 NCCK와 그 회원교회(정교회·예장 통합·기감· 기장·구세군·성공회·기독교대한복음교회·기하성·루터회) 및 CBCK이고, 실무는 NCCK와 CBCK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공동대표는 회원교회 대표와 NCCK 총무이며, 총회에서 선출된 20인 내외의 운영위원회가 신앙과 직제협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한다.

신앙과 직제협은 ‘가깝기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를 기본 모토로, 향후 일치기도주간 시행, 공동기도문 개발, 교재개발, 직제 연구, 공동 성서번역, 신학생 교류, ‘일치학교’ 운영, 일치피정 등의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신앙과 직제협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이 땅에 복음이 전래된 이래 개신교와 정교회, 그리고 천주교가 공식적 기구를 통해 일치의 증진은 물론 선교협력으로 나아가는 단초를 마련한 것은, 그리스도교 역사만이 아니라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일”이라고 밝혔다.

▲반대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주도한 송춘길 목사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태진 기자
▲반대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주도한 송춘길 목사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태진 기자

한편 창립총회 장소 앞에선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는 최근 결성된 ‘WCC 반대운동연대/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조직위원장 송춘길 목사) 등이 주도했다.

이들은 ‘혼합주의 천주교와 일치 NO’ ‘바로 알자 가톨릭’ ‘한국 신앙과 직제 반대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고, 기도회를 통해 “신앙과 직제협의 창립은 한국교회 뿐 아니라 세계교회의 치욕이다” “일치를 명목으로 종교개혁의 역사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피력했다.

시위를 주도한 조직위원장 송춘길 목사는 “한국교회와 십자가의 도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며 “(신앙과 직제협의 창립은) 주님의 몸된 교회를 이단적이고 비성경적인 가톨릭에 넘기려는 것이다.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앙과 직제협의 문제점을 계속해서 한국교회에 알릴 것”이라며 “흑과 백보다 더 다른 개신교와 가톨릭의 차이, 가톨릭의 정체성들을 파헤친 책자를 이미 한 달 만에 약 20만부 정도 배포했다. 또 영향력 있는 교회들과 연대해 약 10만명 규모의 대형집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앙과 직제협 관계자들은 이날 창립총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시위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지나친 반(反) 천주교 정서”라며 “내가 알고 믿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열린 마음을 가져 달라”고 했고,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는 “신앙을 수호하려는 열정은 이해하나 존중과 배려의 차원에서 다소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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