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 개념 설명하고 ‘종교 상대화’ 경계… “민족 폄훼 아니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목회자이자 신학자 중 한 명인 이종윤 목사(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서울교회 원로)가 문창극 총리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12일 밤 각 언론사에 보낸 글을 통해 문 후보가 교회에서 강연한 내용에 대해 “모든 것이 하나님 뜻 안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한, 지극히 성경적 표현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믿고 있는 성경에 의하면, 세상만사는 우연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문제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유한한 피조물된 인간이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고마우신 하나님은 자연을 통해 자기를 계시하시고 특별히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깊은 뜻을 우리에게 알려 주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후보가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열이 하나님의 뜻이라 한 말은, 바로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사상’과 ‘창조능력으로 보전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사상’을 믿는 신앙적 표현으로 읽는다면, 교회에서 장로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성경적이고, 역사관을 기독교신앙 차원에서 가장 적합하게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종교 신앙이 이데올로기화될 때 그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 되나, 그 신앙을 상대화시키는 작업 역시 매우 위험한 것”이라며 “문 후보의 역사관은 하나님의 주권사상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역사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므로, 기독교 신학의 차원에서 건강한 신앙인으로 존경받아야 한다. 그가 국무총리로서 자질이 있느냐 하는 문제와 달리, 그의 신앙적 표현 때문에 그를 총리직 부적격자로 판단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문 후보는 사람의 계획은 무너질 수 있으나 모든 것을 조정하시고 통치하시는 주권자 하나님의 뜻은 영원히 이루어짐으로,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에게 고난을 통해 오늘의 영광을 보게 하셨다는 간증과 격려의 말을 한 것이었지 결코 민족을 폄훼한 것이 아니”라며 “사도 바울이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는 기도를 했을 때 하나님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하셨다. 우리가 당한 고난의 길도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종윤 목사의 글 전문.
하나님의 뜻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의 말이 주는 의미?
이종윤(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서울교회 원로목사)
대한민국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장로가 그가 섬기는 교회의 특강에서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강연을 한 것이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것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본인이 밝혔다. 문 후보는 자신이 믿고 있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고 역사인식을 말한 것을 고려한다면, 그의 강연 내용은 기독교 신학의 입장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매우 수준 높은 신앙인임을 보여준다. 가령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TV토론을 시켜 놓고 각각의 종교를 묻고, 기독교인이라 하면 주일성수, 성경 읽기, 십일조 생활 등을 철저히 질문하며 자기가 믿는 종교에 대한 헌신(獻身)도를 통해 국민들이 그를 검증케도 한다. 그는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있 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뜻이란?
기독교인들이 믿고 있는 성경에 의하면 세상만사는 우연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유한한 피조물된 인간이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마우신 하나님께서는 자연을 통해 자기를 계시하시고, 특별히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깊은 뜻을 우리에게 알려 주신다.
기독교 교리를 가르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7번에 「하나님께서 자기 영광을 위하여 자기 뜻을 따라 모든 것을 작정하신다」고 돼 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의지는 때때로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덕적 뜻은 성경에 충분히 계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곧 너희의 거룩함이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는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이와 같이 감춰진 뜻과 알려진 하나님의 뜻이 있다.
개인·가정·국가에 대한 하나님의 뜻
하나님은 우리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우시고 뜻을 세우시고 계신다. 하나님의 영인 성령만이 감춰진 하나님의 뜻을 아시고 하나님 뜻대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신다. 성령의 감화·인도 없이 하나님의 감춰진 뜻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떼를 써서 우는 아이가 자기 소원을 이루는 것 같으나, 부모는 생각이 있어 양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깨닫는 자에겐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도록 힘써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이스라엘은 불순종함으로, 약속의 땅에 두 주간 내에 들어갈 거리를 40년간 걸려 가야 하는 고통을 당하면서 하나님 뜻을 모르고 원망과 불평과 시비 속에 살았으나, 하나님 앞으로 돌아옴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 그들이 하나님의 뜻을 변경시킨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변한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문 후보가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열이 하나님의 뜻이라 한 말은, 바로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사상과 창조능력으로 보전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사상을 믿는 신앙적 표현으로 읽는다면, 교회에서 장로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성경적인 역사관을 기독교신앙 차원에서 가장 적합하게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종교 신앙이 이데올로기화될 때 그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 되나, 그 신앙을 상대화시키는 작업 역시 매우 위험한 것이다. 문 후보의 역사관은 하나님의 주권사상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역사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므로, 기독교 신학의 차원에서 건강한 신앙인으로 존경받아야 한다. 그가 국무총리로서 자질이 있느냐 하는 문제와 달리, 그의 신앙적 표현 때문에 그를 총리직 부적격자로 판단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 뜻대로 하면 모든 것이 선을 이룬다.
문 후보는 사람의 계획은 무너질 수 있으나 모든 것을 조정하시고 통치하시는 주권자 하나님의 뜻은 영원히 이루어짐으로,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에게 고난을 통해 오늘의 영광을 보게 하셨다는 간증과 격려의 말을 한 것이었지 결코 민족을 폄훼한 것이 아니다. 사도 바울이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는 기도를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하셨다. 우리가 당한 고난의 길도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한 것이다. 따라서 문 후보의 교회에서 강연은 모든 것이 하나님 뜻 안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한, 지극히 성경적 표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