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문맹률’, 미국 기독교 근간 위협하는 수준

LA=주디한 기자  newspaper@chtoday.co.kr   |  

탈봇 신학대 케네스 버딩 교수 “암송과 묵상 전통에서 멀어져”

오늘날 성경에 관한 무지는 위기 수준

미국의 신약학 교수 케네스 버딩(Kenneth Berding)은 1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들이 성경에 대해 무지하다고 느껴오긴 했으나, 오늘날 성경에 관한 무지는 특히 위기 수준이라고 말한다.

바이올라대학교-탈봇신학대학원(Talbot School of Theology)의 버딩 교수는 “미국 내 성경에 관한 지식은 모든 조사에서 항상 저조했다. 15년 동안 매해 대학 신입생을 가르친 경험에 따르면, 15년 전에도 수업을 시작할 무렵 학생들이 성경을 거의 알지 못했으나, 오늘날 학생들은 그보다도 더 무지하다”고 크리스천포스트에 말했다.

구약의 사울과 신약의 사울 구별 못해

“크리스천은 ‘책 읽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성경을 암송하고 묵상하며, 성경에 관해 말하고 성경을 다른 이들에게 가르쳤다. 우리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

2014년 바나 그룹(Barna Group)과 미국성서협회(American Bible Society)가 실시한 성경 실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다수(81%)가 자신이 매우, 적당히, 혹은 어느 정도 성경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성경의 첫 번째 책 이름을 아는 비율은 43%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어떤 학생은 신약에 나오는 사울과 구약에 나오는 사울이 다른 인물임을 몰랐다. 또 한 학생은 여호수아서에 나오는 ‘눈(Nun)’이 여호수아의 아버지 이름인지 모른 채, 가톨릭의 수녀(a nun)를 가르킨다고 이해했다.

성경 통해 하나님의 뜻 묻는 전통에서 멀어져

버딩은 성경 지식이 감소하는 이유를 미국인들이 성경을 보는 방식에 찾는다. 그는 “많은 미국인들이 성경을 권위 있는 책으로 여기지 않으며, 성경이 자신의 삶에 무언가를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경을 일반적으로는 중요하다고 여길지도 모르나, 이는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하시며, 따라서 우리 행동이 그 책에 결부된다는 믿음과는 거리가 멀다”며 애석해 했다.

2014년 조사에서, 미국인 대부분이 성경을 갖고 있으나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읽는 사람은 3분의 1을 약간 웃도는 정도였다(37%). 4분의 1 이상은 성경을 전혀 읽지 않았다.

버딩은 성경이 크리스천의 삶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 책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상하고 도움이 필요한 죄인들을 위한 해결책”이라는 복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성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최면에 걸린 미국인

버딩은 야고보서를 인용하며 크리스천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멀어지면, 죄를 짓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치 아니하면 죄니라’(약 4:17)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모든 책 중 가장 소중한 책, 성경에 드러난 하나님의 계시를 읽지 않는 것은 죄니라.”

그는 이처럼 성경을 가볍게 여기게 된 원인이 “메타서사(metanarratives: 거대담론, 프랑스의 포스트모던 철학자 리오타르는 인간의 역사와 사회를 총체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나 이념을 ‘메타서사’라 부르며 이에 관한 신뢰가 깨졌다고 선언한다. 대표적인 메타서사로는 종교, 과학, 계몽주의, 헤겔, 마르크스주의 등이 있다)를 불신하는 포스트모더니즘적 가설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며, 이 외에도 자기의존·소셜네트워크·문자·오락거리의 발명에 따른 주의산만, 부적절한 자부심, 분주함을 꼽았다.

그는 “성경을 읽고 배우는 데 시간을 쏟기 위해 애쓰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믿음에 우리는 어느 정도 최면이 걸려 있다”며 “미국 내 크리스천 운동이 강력해 보여도, 성경을 향한 전념과 헌신이 결여되었기에 그 기초가 와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건물이 무너지지 않았으나, 다음에 강력한 바람이 불어오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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