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목사 설교] 하나님의 뜻을 따른 성전 건축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날짜: 2014년 6월 29일
본문: 역대상 22:6~12
설교: 이수영 목사
제목: 하나님의 뜻을 따른 성전 건축

▲이수영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수영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처음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한 사람은 솔로몬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기 위한 준비는 이미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온 지파의 새 왕이 된 다윗은 예루살렘을 쳐서 빼앗고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연거푸 승리함으로써 그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으며 모든 이방 민족이 그를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대상14:17). 다윗은 하나님의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왔는데 그때 그의 기쁨은 말로 다할 수 없었습니다(대상15:29). 그런데 어느 날 다윗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언약궤는 성막 즉 장막 안에 있는데 자기는 백향목으로 지은 궁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대상17:1). 마음이 편하지 않아진 다윗은 하나님의 성전을 지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나단을 통해서 다윗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내가 거할 집을 건축하지 말라."(대상17:4)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다윗에게 성전건축을 하지 말라 하셨는지 그 이유를 우리에게 알게 해주는 것이 오늘 본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이 훗날 그의 아들 솔로몬에게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할 것을 부탁하며 한 말의 일부입니다.
 
본문에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주목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비록 다윗에게는 성전을 건축하지 말라 하셨지만 성전건축 자체를 반대하시는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말씀하시기를 그의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것이라 하셨기 때문입니다(본문 10절). 오늘 본문 바로 앞에 있는 5절에서는 "다윗이 이르되 ‘내 아들 솔로몬은 어리고 미숙하고 여호와를 위하여 건축할 성전은 극히 웅장하여 만국에 명성과 영광이 있게 하여야 할지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그것을 위하여 준비하리라.` 하고 다윗이 죽기 전에 많이 준비하였더라."(대상22:2-5)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하나님의 성전은 "극히 웅장하여 만국에 명성과 영광이 있게 할" 성전이어야 한다고 여기며 그런 성전을 건축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을 금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윗이 성전을 건축하지 말라는 당신의 명령을 어긴다고 그에게 노하시거나 벌을 주시지도 않으셨습니다. 다윗이 준비하고 솔로몬이 건축한 성전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이 건축할 성전의 설계까지도 친히 다윗에게 일러주셨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대상28:11-12절에서 확인합니다. 거기 보면 "다윗이 성전의 복도와 그 집들과 그 곳간과 다락과 골방과 속죄소의 설계도를 그의 아들 솔로몬에게 주고 또 그가 영감으로 받은 모든 것 곧 여호와의 성전의 뜰과 사면의 모든 방과 하나님의 성전 곳간과 성물 곳간의 설계도를 주고" 한 후에 19절에서는 "다윗이 이르되 여호와의 손이 내게 임하여 이 모든 일의 설계를 그려 나에게 알려 주셨느니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 성전이 건축되는 것을 당연히 여기시고 좋아하셨음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다윗 때는 나라를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안정시키는 일이 우선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다윗에게는 피를 많이 흘리며 크게 전쟁을 해서(본문 8절) 주변나라들을 평정하는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그리고 나라가 평화로워지고 번영하게 된 솔로몬 시대에 와서 성전을 건축하게 하신 것입니다(본문 9-10절). 나라 안팎이 전쟁으로 시끄러우면 성전을 지을 수도 없으며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이 손상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보다 조금 뒤인 18-19절에서도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지 아니하시느냐? 사면으로 너희에게 평온함을 주지 아니하셨느냐? 이 땅 주민을 내 손에 넘기사 이 땅으로 여호와와 그의 백성 앞에 복종하게 하셨나니 이제 너희는 마음과 뜻을 바쳐서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구하라. 그리고 일어나서 여호와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 여호와의 언약궤와 하나님 성전의 기물을 가져다가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건축한 성전에 들이게 하라.` 하였더라."(대상22:14-19) 하는 것은 성전건축이 전쟁 없는 평화의 시대에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성전을 건축하는 것은 평화의 때에 할 일이라고 해도 그 문제에 앞서서 하나님께서 모세의 성막을 버리시고 새 성전건축을 원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모세의 성막도 하나님께서 친히 명령하시고 어떻게 지을 것인지 그 구조와 규모뿐 아니라 거기 들어갈 모든 성물의 종류와 모양과 크기와 자재까지도 일일이 상세히 지시하셨으며(출25:40, 26:30) 그것을 세우는 데 필요한 모든 물품들을 온 백성이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바치게 하셨던 성막입니다(출25:2). 그런 성막을 왜 하나님께서는 버리기로 하셨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삶의 환경과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40년 동안 광야를 유랑하며 계속해서 이동해야 했을 때는 고정적인 건물을 지을 수가 없었고 쉽게 해체해서 이동하고 다시 조립하기 쉬운 장막을 성소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지시하여 지은 성막은 이스라엘 백성의 40년 광야생활 동안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며 표지로서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적, 영적, 정신적 구심점으로서의 기능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는 더 이상 떠돌아다니지 않고 지파별로 분배된 땅에서 정착된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이제는 영구적인 집을 짓고 살게 된 이스라엘 백성이었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성전도 고정적으로 한 곳에 서있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새로 지을 성전의 설계를 다윗을 통해 계시하신 것입니다. 새 시대에 새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솔로몬의 성전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건축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건축되는 성전이었기에 다윗을 비롯한 온 백성은 정성을 다해 참여했습니다. 모세가 성막을 지을 때도 이스라엘 백성은 마음의 감동을 받아 그 모든 물품을 자원하여 예물로 드렸습니다(출30:21-29). 백성이 아침마다 자원하여 줄지어 가져오는 바람에(출 36:3) 물품이 너무 많아져서 모세는 백성에게 이제는 가져오지 말라고 말해야 했을 정도입니다(출 36:4-6). 다윗 또한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 성전건축을 준비했습니다. 다윗이 이스라엘 온 회중을 향해 한 말을 들어봅니다. 대상29:1-9입니다: "이 성전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요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 내가 이미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힘을 다하여 준비하였나니 곧 기구를 만들 금과 은과 놋과 철과 나무와 또 마노와 가공할 검은 보석과 채석과 다른 모든 보석과 옥돌이 매우 많으며 성전을 위하여 준비한 이 모든 것 외에도 내 마음이 내 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므로 내가 사유한 금, 은으로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드렸노니 곧 오빌의 금 삼천 달란트와 순은 칠천 달란트라 모든 성전 벽에 입히며 금, 은 그릇을 만들며 장인의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쓰게 하였노니 오늘 누가 즐거이 손에 채워 여호와께 드리겠느냐? 하는지라. 이에 모든 가문의 지도자들과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지도자들과 천부장과 백부장과 왕의 사무관이 다 즐거이 드리되 하나님의 성전 공사를 위하여 금 오천 달란트와 금 만 다릭 은 만 달란트와 놋 만 팔천 달란트와 철 십만 달란트를 드리고 보석을 가진 모든 사람은 게르손 사람 여히엘의 손에 맡겨 여호와의 성전 곳간에 드렸더라. 백성들은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기뻐하였으니 곧 그들이 성심으로 여호와께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다윗 왕도 심히 기뻐하니라."(대상29:1-9)
 
우리가 오늘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리는 이 성전도 지난 40년 동안 그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우리의 예배의 처소로서, 기도의 자리로서 우리의 마음의 고향이었습니다. 지나간 40년 동안 이 나라 수도 서울의 한 복판에서 격동하며 급변하는 이 나라의 역사를 지켜보며 어머니의 품과 같이 우리를 품어온 성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는 과거의 모습 그대로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요동치는 이 세상을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사명을 주시며 새로운 비전을 품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 성전을 세울 마음을 갖게 하신 것은 우리에게 변화하는 새 시대에 맞는 더 크고 더 귀한 사명을 감당케 하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의 증거입니다. 그저 지금 이 상태에서 전도도 하지 말고 돈 많이 나가는 해외선교도 중단하며 사회봉사 같이 귀찮은 일 하지 않고 우리끼리 편하게 신앙생활 하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새 성전 건축이 못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교회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보라고 내버려두실 것입니다. 현 상태를 유지하기만 원하는 교회는 결코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런 교회는 줄어들고 줄어들다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원대한 비전과 사명감을 가지고 하나님께 구하는 교회에 하나님께서는 함께하시며 놀라운 은혜를 베푸셔서 현 상태를 넘어서서 성장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정든 옛 성전과 결별하는 것은 그저 크고 아름다운 새 성전을 갖고자 해서가 아니라 새 시대에 더 큰 사명을 감당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것임을 이 시간 다시 한 번 분명히 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 성전을 통해 우리와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새로 세워질 성전을 통해 더 큰 영광이 하나님께 돌려지기를 간구합니다.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 담임)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

한국교회 장로 1만 2천 명 “한덕수로 빅텐트를”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상임 추대위원장 김춘규)가 29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한국교회 장로 1만 2천 명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및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대외…

김문수 한덕수

종교·시민단체 연합, “김문수 지지 및 한덕수와 연대” 촉구

대한민국 종교 및 시민단체 연합 일동이 28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조기 대선에서 김문수 전 장관 지지 및 한덕수 총리와의 연대 촉구를 표명했다. 이들은 “김문수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노동자의 땀을 기억하는 정치인이다. …

조선 근대화 서울 장터 시장 선혜창 선교 내한 선교사 140주년

내한 선교사들, 당시 조선 사회 얼마나 변화시켰나

19세기 말 선교사 기독교 전파 신앙, 한국 개화 동력이자 주체 ‘하나의 새로운 사회’ 형성시켜 복음 전하자, 자연스럽게 변화 1884년 9월 알렌 의사의 내한 이후 1985년까지 100년간 내한한 선교사 총 수는 약 3천여 명으로 파악된다(기독교역사연구소 조사). 내한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