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직자들이 잇따라 ‘선서’에 사용하면서 논란
최근 수지 르바인(Suzi Levine) 주스위스 미국대사가 킨들(전자책)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롱아일랜드 공무원들이, 2월에는 뉴저지 소방관들이 태블릿PC 성경을 실행한 뒤 그 위에 손을 얹고 선서했다.
가렛 복음주의 신학대학원(Garrett-Evangelical Theological Seminary)의 히브리어 성경 부교수이자 이머징 교육학(Emerging Pedagogies, 미디어·IT기술 등을 이용한 새로운 교육법에 관한 연구)의 책임자인 G. 브룩 레스터(Brooke Lester)는 “선서식은 상징론에 관한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스터는 “우리는 한 권으로 된 양장본을 성경이라고 봐 왔다”며 “그러한 성경의 겉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킨들 성경을 반대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선서에서 킨들을 사용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 있다”면서도, ‘개별 포장된 작은 성찬식 세트’나 ‘현대 음악’을 불경건하게 보는 몇몇 사람들을 예로 들며 “숭배는 관찰자의 눈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레스터는 “디지털 성경이 몇 가지 세속적인 텍스트 및 응용프로그램(app)들과 함께 한 기계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스터디 바이블’에 성경 텍스트가 사설·용어 설명과 함께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룩함은 많은 이들에게 여러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거룩함은 ‘신성하게 사용하기 위해 구별해 놓음’을 의미한다”며 “만약 양장본 성경의 백지로 된 맨 첫 장과 마지막 장에 통화 내용을 적어놓는다면, 그것 때문에 덜 구별되고, 덜 거룩해지는가?”라고 물었다.
남부침례 신학대학원의 도널드 휘트니 교수는 폭스뉴스 라티노(Fox News Latino)에 출연해 “이는 ‘존중’의 문제”라고 말했다. 휘트니는 “인쇄본 성경에는 킨들이나 아이패드에는 부여되지 않은, 고유한 경의가 담겨 있다. 그것은 성경 외의 그 어떤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며 “반면 디지털 장치에는 성경이 저장돼 있다 해도, 다른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기독교 단체들은 기술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성경과 기독 문서들을 제공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2010년 12월 존더반(Zondervan)은 NIV(New International Version) 버전 성경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미국의 바비 그룬왈드(BOBBY Gruenewald) 목사가 2008년에 개발한 무료 성경앱 유버전(YouVersion)의 다운로드 횟수는, 2013년 7월 1억 건을 돌파했다.
레스터는 디지털 성경이 일반화될 것이라 예상하는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전자 성경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게 되면, 이는 미국 크리스천에게 큰 승리를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