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위·감사위 보고에서 질의 쏟아져
예장통합 제99회 총회 첫째날 저녁 회무에서는 군농어촌위원회 분리 등 유안건 심의와 공천위원회, 헌의위원회, 감사위원회, 총회장 활동사항, 총회 임원회 등의 보고가 진행됐다. 각 위원회 보고마다 총회연금재단(이사장 김정서 목사) 관련 부분이 문제가 됐다.
공천위원회 보고에서는 연금재단 감사 공천이 논란이 됐다. 연금가입자회 측에서는 배원기 장로가 감사 임기를 마무리짓기 원했는데, 교체된 공천보고서가 제출됐던 것.
이에 부산 출신 한 총대는 “지난해 총회에서 공천부 보고서를 회무 보고서와 같이 미리 발송해 파악할 수 있도록 건의했는데, 또 다시 이뤄지지 않아 결국 이런 일이 생겼다”며 “그러니 이해관계가 있거나 미리 정보를 입수한 노회에서 먼저 손을 쓰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논란 끝에 공천위원회 보고서는 문제가 된 2차 보고서 내용을 제외하고 통과됐으며, 공천위원들은 다시 소집됐다.
감사위원회 보고에서는 총회연금재단 관련 부분에 대해 이를 낱낱이 읽어달라는 요구와 함께, 연금재단 특별감사 보고서 내용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감사위원장은 “제출하는 자료에 의해 감사위원들이 역할을 분담하고 감사하기 때문에 정확한 데이터를 말씀드리기는 힘들다”며 “관련 부분은 연금재단 보고에서 질의해 달라”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감사 내용에 대한 질의가 계속됐으나, 일단 감사보고서는 받는 것으로 하고 토론은 종결됐다.
이정환 목사 “신앙과직제협, 영적으로 큰 죄 짓기 전에 무효 선언해야”
총회장 활동사항 보고에서는 천주교와의 ‘신앙과직제협의회’ 창설에 대해 이정환 목사(팔호교회)가 발언했다. 이정환 목사는 “총회장에게 묻는다. 천주교가 기독교인가? 어떻게 천주교와 함께 이런 협의체를 만들면서 총회와 협의도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라고 따졌다. 이 목사는 “우리는 영적으로 큰 죄를 짓기 전에 이 협의체를 무효라고 결의해야 하고, 신앙과직제협의회는 탈퇴하는 것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동엽 직전 총회장은 “인사에서도 말씀드렸듯 총회장 혼자 임의대로 가입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저희는 NCCK에 가입된 교단이고, 그 협의체에서 함께한 것으로 자세한 상황은 사무총장님이 설명하시겠다”고 했다.
이홍정 사무총장은 “교회사를 통해 잘 아는 대로 가톨릭과 개신교의 문제는 세계교회사가 공유하는 갈등의 문제이고,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지도자들이 일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 WCC 창립 과정에서도 가톨릭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문서로 볼 수 있다”며 “비록 WCC를 함께하진 못했지만, 세계선교와전도위원회라는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고, 가톨릭과의 대화는 루터교, 감리교 개혁교회협의회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일반의 오해는 이것이 마치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직제와 교리 체계를 하나로 만들려는 시도 아니냐는 것이나, 전혀 그렇지 않다”며 “각각 고유의 역사 문화적 상황에 따라 형성된 교리 체계와 직제를 서로 이해하고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도모하기 위한 협의체일 뿐으로, 가톨릭과 개신교 전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도 정교회 성공회 등 세계적으로 유서 깊은 교단들과 10개 교단들 중 하나로 참여할 뿐임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동의와 재청을 받고 통과되자, 이정환 목사가 다시 제동을 걸었다. 이 목사는 “다른 것은 다 양보할 수 있고 교단 내부의 문제로 얼마든 해결할 수 있다”며 “아까 사무총장은 일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명칭 자체가 일치를 위한 것인데 왜 사무총장이 그렇게 말하는가? 사무총장이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총회장이 설령 진행을 위해 쉽게 이야기하더라도 사실대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 목사는 “천주교와 함께 기도하는 것과 서로 대화하는 것은 좋다. 교단 신앙고백서에서도 타종교와 대화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신앙의 일치를 위한 협의회는 말이 안 된다”며 “천주교와 하나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들었다는데, 총대들이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재고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는 또 “NCCK에서 하니까 우리도 했다는 건 주체성을 잃은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다 한다고 해도 통합은 못한다고 했어야지, 지금 와서 변명하듯 총회장이 적당하게 총대들 기만하고 동의 재청 받아서 진행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정환 목사는 “마음대로 하시라”며 “그러나 이를 묵과하고 지나가면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고,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처리하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