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신학회 공동학술발표회서 논의
2014 한국신학회 공동학술발표회가 3일 오전 천안 나사렛대 국제관에서 개최됐다.
한국신학회(회장 정상운 박사)와 한국대학기독총장포럼(이사장 김양재 목사), 나사렛대학교(총장 신민규 목사)가 ‘천주교,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이번 학술발표회에는 목창균 박사(서울신대 전 총장), 이은선 박사(안양대), 김동수 박사(평택대), 이동주 박사(아신대 석좌교수), 김순환 박사(서울신대) 등이 각각 발표했다.
개회사를 전한 정상운 박사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서에 따르면, 천주교는 종교다원적 구원의 가능성을 말하고, 로마가톨릭으로의 흡수통합도 추구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공격적 자세보다는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포스트모던 시대에 맞는 대응을 통해 로마가톨릭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하고, 그들에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전했다.
정 박사는 “최근 천주교의 수적 증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꾸준한 노력의 결과이고, 최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둡고 낮은 곳을 향한 파격적 행보 덕분”이라며 “우리가 천주교를 다시 넘어서는 길은, 복음주의와 바른 성경적 신앙으로 무장해 섬김과 나눔, 사랑의 실천으로 더욱 땀 흘리고 열매를 맺을 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목창균 박사는 양 진영의 교리상 차이점을 천주교 교리서 ‘Fundamentals of Catholic Dogma’를 토대로 △칭의론 △교황 제도 △마리아론 △성만찬 △연옥설 등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로마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양자는 삼위일체론이나 그리스도론에서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지만, 위 교리 및 신앙고백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목 박사는 “최근 미국의 많은 로마가톨릭 교인들이 공식적·외면적으로는 가톨릭에 충성하지만, 개인적·내면적으로는 복음주의의 주요 교리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은 복음 자체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런 면을 고려한다면 복음주의 프로테스탄트들은 로마가톨릭 교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더불어 그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최근 현상을 예의주시하면서 교회와 교인을 구별해서 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선 박사는 △오직 믿음으로(구원론) △오직 그리스도로(성상숭배) △오직 성경으로(마리아숭배) △만인제사장설(교회론) △예배 개혁(성찬) 등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이 천주교의 교리적 오류를 지적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양자의 성립과 차이를 검토했다. 그는 “기독교는 천주교의 교리적 오류들을 성경에 근거해 개혁하면서 사도들의 가르침으로 복귀한 가장 성경적 신앙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핵심적 이유는 중세교회의 잘못된 구원론에 있었다. 중세교회는 믿음과 함께 선행(공로·성화)을 해서 구원에 필요한 공로를 쌓아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며 “우리는 기독교 교리들이 성경 말씀에 근거한 생명력 있는 복음적 진리임을 확실히 믿으면서, 복음의 능력을 나타내 많은 생명들을 구원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수 박사는 천주교가 교황 제도의 근거로 사용하는 ‘베드로의 수위권(마 16:18)’ 본문의 바른 주석을 통해 교황제의 성서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태복음 전체에서 베드로는 다른 제자와 다른 특별한 인물이라기보다 제자의 전형이자 대표로 나오고, 베드로에게 주어진 대부분의 것들이 일반 제자들에게도 주어졌다고 봐야 한다(18:18)”며 “더구나 베드로의 특별한 경험과 수제자로서의 위치가 곧 그의 수위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본문에서 베드로의 권한과 독특성이 계승된다는 언급이나 뉘앙스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김 박사는 “그러한 베드로의 수위권이 본문에서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로마 교황에게 계승된다는 것은 본문의 의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위 본문을 통해 군주적 교직이나 교황제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한국교회는 군주적 교직 제도를 외적으로 취하지는 않지만, 유교에서 영향을 받은 위계적 가부장제에 의해 상당한 정도로 교직이 채색돼 어떤 군주적 교직처럼 된 면이 있다”며 “우리는 ‘교회가 교황처럼 세상에 군림해 오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주 박사는 △미사와 화체설 △성모 마리아 숭배 △연옥과 성인의 통공 △교황 중심적 흡수통합 등 가톨릭의 몇몇 ‘독특성’에 대해 성경적으로 고찰했다. 그는 “지난해 10차 부산총회와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등 가톨릭은 WCC를 통해 기독교에 지대한 영향을 행사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무엇보다 오직 66권의 성경을 진리의 척도로 삼는 기독교와 달리, 가톨릭은 성경과 전통이라는 두 개의 바탕 위에 서 있고, 교황이 발표한 교령과 선언문 등 교회의 전통들이 말씀과 대치될 경우 항상 전통을 선택한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가톨릭은 성경적·전통적 기독교 신앙과 고백 뿐 아니라, 비성경적·반성경적 전통과 신앙도 간직하고 있는 혼합주의 신앙”이라며 “진리는 투표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세삼창과 비슷한 성당의 ‘마리아 삼창’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한 그는 “가톨릭은 왜 아직도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처럼 성찬식 때마다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반복적으로 희생제물이 되게 하고, 왜 부활해 빛 가운데 계신 그리스도와 관계하기보다 죽음 가운데 계시는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더 추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순환 박사는 신자들의 신앙생활 중심 행위라 할 수 있는 가톨릭의 미사와 기독교의 예배를 비교·평가했다. 그는 “1960년대 이후 가톨릭 미사는 전형적 중세 미사와 매우 달라져, 일견 종교개혁 정신을 상당 부분 수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도 △과도한 형식성이나 상징 의례에 편향된 의존 △미사의 외형 변화 이면의 교리적 간극이나 전통의 구습에의 불변적 천착 △과도한 성례전 중심주의 관행 △위계적 신분 제도 구존 △성찬기도 고정양식 사용 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우리 기독교의 예배도 예배에 대한 성찰을 거쳐 그동안 미진했던 전통에 대한 채용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완하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지만, 별다른 검토와 성찰 없이 미사 혹은 비슷한 유형을 무비판적으로 용인하고 채용하는 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이념적 선을 긋고 배타주의 일변도로 대응하는 것 또한 옳지 않고, 오히려 우리의 종교개혁 전통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기초해 초기 교회의 긍정적 유산들을 연구·검토하고 회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학술발표회는 이광희 박사(평택대)의 종합논평과 이은규 박사(안양대 전 총장)의 폐회기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