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에 이어 ‘한국교회 절기축제 추진위’도 계획 발표
‘한국교회 절기축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NEW ALL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행사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범기독교 전방 지역 성탄축하 예배 재개 및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탑 복원’을 추진한다. 부활절·성령강림절·추수감사절·성탄절 등 4대 절기를 기념하면서, 성탄절 기간에는 김포 애기봉·파주 도라산·철원·고성 전망대 등 4개 전방지역에서 구국기도회 및 점등행사를 열겠다는 것. 추진위는 사무총장에 김영일 목사를 선임했다.
모금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동안 애기봉에서 트리 점등을 할 때면, 크레인이 동원돼 3천만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됐다”며 “해당 지역 교회들을 중심으로 작은교회들도 십시일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부산처럼 각 지역마다 성탄트리 행사가 확산될 수 있도록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추진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그동안 기독교는 북한 땅을 바로 볼 수 있는 전방 지역에서 점등행사를 해 왔고, 특히 김포 애기봉 전망대는 북한과 거리가 3km에 불과해 지난 43년간 북한을 향해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왔다”며 “지난 10여년간 한국교회가 구국통일 기도를 등한시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통일이 될 때까지 4대 절기 특별 구국통일 기도를 재개할 것을 결단한다”고 밝혔다.
중복 투자 및 난립 우려 감안해야
그러나 이처럼 ‘애기봉 등탑’을 다시 세우겠다는 교계 기관들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연합’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지난달 31일 ‘애기봉 십자가 등탑을 한기총이 세우기로 결정하다’는 성명을 통해 철거된 등탑을 대신할 새로운 등탑을 세우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데 이어 이날 추진위가 전방 지역 점등행사 계획를 발표, 교계 각종 단체들이 이 일에 나서 중복 투자 및 난립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
특히 애기봉 등탑은 정부와 군, 시민사회와 이웃종교들까지 연관돼 있는 문제인 만큼, 연합을 통한 단일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포 애기봉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전략적 요충으로, 6·25 전쟁 당시 남북한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다. 이에 휴전협정 체결 이듬해인 지난 1954년부터 소나무를 이용해 성탄트리를 만들었으며, 1971년 높이 18m의 등탑을 설치해 지난 43년간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는 동시에 국민 안보의식의 상징이 돼 왔다.
그러나 이 등탑은 지난달 15일 해병 2사단에서 안전을 이유로 전격 철거했고, 이후 교계에서 ‘복원’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등탑은 당초 내년 3월 철거될 예정이었고, 김포시에서는 이곳에 296억원을 들여 종전 20m 규모의 전망대를 허물어 4층 54m 높이의 전망대와 함께 ‘애기봉 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포시는 철거된 등탑보다 더 크고 높은 ‘디지털 전광판’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애기봉 등탑’은 이념 갈등 양상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현재보다 두 배 높은 전망대를 세우겠다는 김포시의 ‘애기봉 평화공원’ 발표에 대해 “우리를 자극하는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이라며 “애기봉 주변을 확장하겠다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체제통일·흡수통일’ 야망이 극도에 이르렀다는 뚜렷한 증거로, 파국적 후과에 대한 책임 역시 괴래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4일 서울 광화문 보수단체 시위장에는 ‘애기봉 트리 모형’이 등장하기도 했다. 자유청년연합은 상의 없는 애기봉 등탑 철거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이곳에 트리를 세워놓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동안 북한에서 애기봉 불빛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 같은 위협 때문에 철거했다면 비겁한 행동”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