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 의식 감소 중… “교회도 체계적 성교육 해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우남식 교수, 10년간 대학생 성 관련 설문조사 발표

10년 전에 비해 각급 학교에서 성(性)교육 시간이 늘어나 성 관련 지식은 높아졌지만, 이것이 성 태도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남식 교수(국제신대, 인천대학마을교회 목사)가 최근 발표한 ‘2004년과 2014년 대학생의 성교육·성지식·성태도·성행동 비교연구’에서 드러났다.

우남식 교수는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으로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된 2004년 대학생 207명, 10년 후인 올해는 469명을 대상으로 각각 설문을 벌였다. 10년 사이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그는 329개 문항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04년에는 남녀 모두 대중매체나 성인잡지 등을 통해 성지식을 습득했지만, 2014년에는 가정과 학교의 성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시간은 남학생 2004년 1-2시간 53.7%, 3-4시간 25.3%였는데, 2014년 1-2시간 49.8%, 7시간 이상 20.5%라고 응답한 것. 여학생도 2004년 1-2시간 61.4%, 3-4시간 19.3%였으나, 2014년에는 1-2시간 51.5%, 7시간 이상 21.2%라고 답했다.

그러나 학교 성교육의 도움 정도는 남학생이 2004년 5점(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대체로 그렇지 않다 2점, 보통이다 3점, 대체로 그렇다 4점, 매우 그렇다 5점) 만점에 3.47점에서 2014년 2.91점으로, 여학생도 2004년 3.16점에서 2014년 2.75점으로 각각 감소했다.

우 교수는 “학교에서는 양호교사와 지역사회단체, 담임교사와 교과담당 교사가 각각 성교육을 하고 있어 주체가 없다”며 “성교육을 맡아 책임지는 교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성교육 시 가장 싫었던 점’으로는 2014년 남·여학생 조사 결과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해서 듣는 것 같았다’가 53.7·50.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성교육 개선점’으로는 2014년 남·여학생이 ‘이론보다 비디오 등을 통한 시청각 교육을 받고 싶다’ 22.8·21.1%,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 22.4·23.4%, ‘좀 더 실감나게 받고 싶다’ 20.8·18.3%라고 응답했다.

가정에서 성에 대한 질문 시 부모님 반응에의 10년간 변화로는 ‘친절하게 가르쳐주셨다’가 15.2%에서 33.4%로 대폭 증가했고, ‘어른이 되면 자연히 안다’는 28.3%에서 25.1%로, ‘분명한 대답 없이 넘겨버렸다’가 34.8%에서 22.4%로 각각 낮아지는 등 부모의 성교육 빈도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성의식과 관련, ‘인공임신중절(낙태)은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문항에 남학생은 2.66점에서 3.0점으로, 여학생도 2.76점에서 2.91점으로 각각 증가했다.

‘순결 의식’의 경우 남학생이 3.0점에서 2.68점으로, 여학생은 3.14점에서 2.78점으로 각각 감소했다. 기독교인들은 3.40점에서 3.17점으로, 천주교인들은 2.70점에서 2.40점으로 각각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기독교인이 천주교인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고, 감소 폭도 적었다.

‘동성애는 사회적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질문에는 남학생이 1.82점에서 2.82점으로, 여학생이 2.29점에서 3.01점으로 각각 증가했다. ‘동성애는 자연스러운 성의 표현이다’는 질문에도 남학생이 1.64점에서 2.59점으로, 여학생은 2.01점에서 3.02점으로 각각 증가했다.

종교(기독교) 활동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의 경우, 성충동이 높아도 혼전 성행동은 그에 비해 적었다.

이 밖에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는 문항에 남학생들은 2004년 34.6%에서 2014년 47.8%, 여학생들은 18.2%에서 21.2%로 응답, 남녀 모두 혼전 성관계 비율이 증가했다.

첫 성관계 나이는 남학생의 경우 19-20세가 2004년 40.0%에서 2014년 41.7%, 21-22세가 13.3%에서 23%, 여학생의 경우 19-20세가 30.8%에서 42.9%, 21-22세가 30.8%에서 26.2%로 각각 나타났다. 남녀 모두 19-20세가 가장 많았고, 여학생의 경우 성관계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었다.

첫 성관계 시 임신이 이뤄진 남학생은 7.8%에서 2.1%로, 여학생도 4.7%에서 0.8%로 각각 감소했다. 이는 피임 증가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우 교수는 분석했다.

배우자 선택조건에서 남학생은 10년 전 ①성격(27.7%) ②종교·가치관(19.1%) ③외모(14.1%) 순에서 ①성격(24.8%) ②외모(17.4%) ③건강(9.4%)으로, 여학생은 ①성격(22.5%) ②종교·가치관(16.3%) ③능력(15.9%)에서 ①성격(32.5%) ②능력(14.0%) ③경제력(12.2%)과 가정환경(12.2%) 순으로 각각 변모했다. 결혼에 있어 남학생은 외모, 여학생은 능력과 경제력을 각각 중시하고 있는 것.

▲우남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우남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우남식 교수는 “학교와 가정의 성교육은 성태도나 행동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성교육의 주체와 성교육 내용과 방법, 성윤리 의식 제고 등 학교 성교육의 전면적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연구 결론”이라고 밝혔다. 학교와 가정에서의 성교육 방법과 내용의 개선과 함께 새로운 교재 개발이 요구되고, 학교는 특히 전문 성교육 담당 교사를 양성해 책임 있는 성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

우 교수는 “성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미 늦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성의 기능 중 생명의 잉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성윤리가 정립돼야 생명윤리가 바로 설 수 있다”며 “그러므로 생명윤리에 앞서 성윤리 교육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성(性)은 성(聖)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성행동이 낮았던 점에서 볼 때, 교회에서도 체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며 “목회자를 양성하는 목회대학원에서 커리큘럼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학교에서도 교양필수로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첫 성관계 경험 시기가 19-22세로 나타났으므로, 대학 1학년 때부터 성교육 과목을 교양필수로 지정해야 한다”며 “음란사이트, SNS 등의 자정능력도 절실하고, 특히 언론매체가 건전한 성문화 정립에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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