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대결 아닌, 처음부터 기독교 행사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가 4일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한기총은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가 북한을 자극한다는 오해가 있었지만, 이는 매년 지속해 왔던 평화기원 행사”라며 “노무현 정부 때 대북 심리전에 사용되던 모든 장비들이 합의하에 철거됐음에도 애기봉 등탑만은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또 “트리 점등에 대해 일부 언론들과 시민단체들은 북한을 자극하는 행사로 치부해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만들어가고 있지만, 한기총은 처음부터 순수하게 평화와 사랑을 위한 기독교의 행사로 이해해줄 것을 요구해 왔고, 이는 지난달 14일 있었던 ‘애기봉 등탑 기도회’에서도 강조했던 바”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영훈 대표회장은 설교에서 “애기봉 등탑은 6·25 전쟁 직후부터 남북 평화를 상징해 왔다. 갈등과 대립의 상징이 아니다. 다시 건축돼 평화의 상징으로 남길 염원한다. 북한을 자극해 남북 대결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애기봉 등탑은 원래 남북 평화의 상징으로서 통일을 소망하며 기도하는 곳으로 다시 세워져야 한다. 한국교회가 한 마음으로 평화의 탑을 재건해 참된 평화가 이 땅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했다.
한기총은 “이번 등탑은 이전과 달리 한 달 가량 늦춰진 오는 12월 23일에 점등될 계획이고, 높이도 국방부 지침에 따라 약 9m로 조정해 내년 1월 6일까지 약 2주간 점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 높이는 현재 서울시청 앞에 세워진 트리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애기봉 일부만을 비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기총은 “지난 10월 철거된 애기봉 등탑 자리에 국방부의 허락을 받아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고자 한다”며 “애기봉 등탑은 1953년 한국전쟁 당시 한 병사가 크리스마스 때 평화를 기원하며 세운 성탄트리가 그 유래가 되었고, 1971년 30m 길이의 등탑이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성경 구절처럼,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자 평화의 상징이 된 날로, 제1차 세계대전 중에도 적대국이던 영국과 독일이 전투를 중지하고 총을 내려놓은 채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며 하루 휴전을 선포한 바 있다”며 “이는 역사에 기록된 사건으로 ‘기적의 휴전’이라 불렸고, 지난 8월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기총은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자, 통일의 염원을 담은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가 정치적 의도나 왜곡된 해석이 아닌, 순수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