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성탄트리 설치 반대’ 기자회견 열려
김포 애기봉 등탑 재설치 공사와 관련,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7일 오후 2시 김포 애기봉 출입신고소 앞에서 ‘종교·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애기봉 등탑은 지난 10월 철거됐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성탄절을 맞아 9m 높이의 ‘성탄트리’ 설치를 추진하여 국방부 허가를 받았다. 공대위는 트리 공사 시작 시점에 맞춰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대위는 ‘전쟁을 부르는 애기봉 등탑 재설치 중단하라!’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방부는 대변인 담화에서 ‘종교활동 보장’을 승인 이유로 내세웠지만, 애기봉 등탑이 종교적 목적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국방부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2004년 6월 등탑 점등을 중단한 이래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트리 설치를 허용했고 2011년과 2013년에는 등탑 점등을 불허한 사례를 보면, 국방부가 관련 결정을 할 때마다 북을 자극하는 적대 행위라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종교활동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국제법적으로 심리전은 사실상의 전투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애기봉 등탑 재설치는 종교의 탈을 쓴 평화파괴 행위이자 군사적 충돌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행위”라며 “이에 대해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 대변인은 4일 ‘군사적 불상사까지 몰아오는 반민족적·반통일적·반인륜적 범죄’라며 ‘강행한다면 초래되는 후과에 대하여 책임지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고 했다.
또 “공사가 시작되는 오늘부터 점등이 진행되는 12월 23일, 그리고 앞으로 우리 접경지역 주민들과 평화를 염원하는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애기봉 등탑 재건립 및 점등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국방부가 국민들을 오히려 위험에 빠뜨리는 등탑 재설치를 고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기총은 앞선 4일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 “순수한 종교적 행위”라고 밝혔었다. 한기총은 “노무현 정부 때 대북 심리전에 사용되던 모든 장비들이 합의하에 철거됐음에도 애기봉 등탑만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애기봉 등탑은 1953년 한국전쟁 당시 한 병사가 크리스마스 때 평화를 기원하며 세운 성탄트리가 그 유래가 되었고, 1971년 30m 길이의 등탑이 세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크리스마스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성경 구절처럼,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자 평화의 상징이 된 날”이라며 “제1차 세계대전 중에도 적대국이던 영국과 독일이 전투를 중지하고 총을 내려놓은 채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며 하루 휴전을 선포한 바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