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역’ 명명, 종교편향이자 횡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교회언론회, 서울시의 결정 비판

3월 28일 전면 개통을 앞둔 전철 9호선 929정거장이 ‘봉은사역’으로 명명된 데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가 ‘종교편향’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언론회는 3일 “전철역명을 ‘봉은사’로 하는 것은 ‘종교편향’ 아닌가?”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당초에 ‘코엑스역’과 ‘봉은사역’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굳이 서울시가 ‘봉은사역’으로 결정했는데, 불교와 봉은사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우리 국민 가운데 불교인이 아니라면 봉은사보다는 코엑스가 훨씬 귀에 익은 명칭이며, 더군다나 김포공항까지 연결하여 외국인이 들어올 경우 봉은사라는 특정 종교의 명칭보다는 국제적 이미지를 가진 ‘코엑스’역이 보다 객관적이고 누구나 기억하기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국제화 노력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언론회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불교국가도 아닌데 사찰 이름을 따서 전철역명으로 정하는 것은 ‘종교편향’에 불을 지피려는 의도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불교계는 지난 2008년부터 틈만 나면 타 종교에 대해서는 ‘종교편향’을 들먹여 왔다. 그런 불교가 불교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 지지하는 것을 보면, 종교편향의 잣대가 굽어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언론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공직자종교편향신고센터에서도 이를 지적하고, 즉시 시정조치하여야 한다”며 “서울시는 전철이 개통하기 전까지, 이렇듯 종교편향을 드러낸 전철역명을 속히 바꾸어야 한다. 현재 수도권에는 수백 개의 전철역이 있지만, 그 중에 특정 종교 이름으로 된 곳은 1호선 ‘망월사역’ 밖에 없다. 기타 타 종교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회는 “대중들이 이용하는 9호선 전철역 이름을 사찰명으로 계속 고집한다면, ‘종교편향’의 분란으로 종교 간 갈등을 일으키겠다는 의도성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불교인에 대한 무시 행위이며 횡포”라며 “어차피 ‘종교편향’의 문제는 불교계가 시작한 문제이니, 불교계가 솔선수범하여 이런 논란과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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