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로교 분열, 칼빈 시각에서는 변명 불가”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구춘서 박사, 한장총 ‘비전70 학술포럼’서 미래 모색

▲구춘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구춘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황수원 목사)가 ‘제7회 장로교의 날’ 사전 행사로 진행 중인 ‘비전70 학술포럼 -하나님 사랑의 나라 통일, 제5세션: 신학적 접근’을 7일 오전 서울 스탠포드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날 발제는 구춘서 박사(한일장신대)가 맡았다.

‘분단 70년 맞이한 한국교회의 미래 모색’을 제목으로 발표한 구춘서 박사는 일단 자신의 논의가 주관적이고, 칼빈 신학의 관점이어서 한국교회 전체를 포괄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칼빈이 그의 <기독교 강요> 4권에서 다루는 교회론을 살펴 그 신학적 의의를 오늘 한국교회에 구현한다면,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의 상당 부분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 박사는 칼빈의 교회론을 △하나님 말씀을 선포해야 할 신자의 어머니로서의 교회 △올바른 성례전을 시행하는 어머니로서의 교회로 들면서 “또 주목해야 할 사항은 칼빈은 교회의 분열을 극도로 피하고자 했다는 점”이라며 “칼빈은 개혁교회가 연합, 권위 및 보편성이라는 중세시대의 특징을 유지해야 한다고까지 생각할 정도로 분열에 대해 반대했다”고 했다.

그는 “칼빈은 교회의 분열을 그리스도의 찢김으로 생각했기에 그것에 단호하게 반대했다”면서 “칼빈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장로교회의 분열상은 그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교회가 사회에 보이는 부정적인 측면 가운데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것 하나가 교회의 분열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구 박사는 또 “오늘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칼빈의 경우와 비교해 세계교회나 사회에 대해 갖는 비중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물론 우리 사회가 제네바와 다른 세속화된 사회여서 교회가 가질 영향력에 일정한 한계가 있고, 계몽주의 이후 정치·경제·문화·의료 등 여러 영역의 전문화가 급속히 진행돼 목회자가 사회 영역 전반에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여건이 됐다 하더라도, 교회의 지도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너무나 줄어 들어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사회에 대한 지도력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목회자 모두에게 칼빈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으나, 적어도 칼빈이 제네바 사회를 개혁이나 세계교회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노력한 점은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구 박사는 “오늘 한국교회의 위기는 칼빈이 했던 성경 말씀의 전파와 바른 교인들의 생활에 근거한 성례전, 그리고 교회의 일치, 사회의 지도력 회복의 모습을 충실하게 계승하면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분단 7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이 민족의 진정한 해방인 평화적인 통일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도, 제네바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칼빈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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