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완 윌리엄스 전 대주교 저작들, 잇따라 국내 발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신뢰하는 삶」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 ⓒ영국 성공회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 ⓒ영국 성공회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로완 윌리엄스 | 복있는사람 | 128쪽 | 9,000원

신뢰하는 삶
로완 윌리엄스 | 비아 | 224쪽 | 13,000원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 세계 기독교나 성공회에 관심이 있는 크리스천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그는 지난 2002년부터 조지 캐리를 이어 2012년까지 11년간 104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봉직하면서, 영국과 세계성공회를 이끌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본지 국제면에도 심심찮게 얼굴을 내비쳤었다.

윌리엄스는 당시 높은 지지에 힘입어 비잉글랜드 출신(웨일스)으로는 최초로 캔터베리 대주교에 임명됐지만, ‘문제적 인물’로 알려지기도 했다. 동성애자를 인정하고 여성 성직자 임명을 지지하는 ‘개혁적 성향’ 때문이었다.

실제 그가 재직하던 10년간 성공회는 동성애와 여성 주교 임명 등으로 분열에 가까운 잡음에 시달렸다. 한편으로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같은 비평가나 무신론자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을 포용하고, 이라크 전쟁 등 각종 정치·사회 문제에 적극 목소리를 내며 복음적 관심을 견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윌리엄스의 면모만 알고 있는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작가’이자 ‘신학자’ 로완 윌리엄스가 찾아왔다. 최근 그가 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Being Christian)>과 <신뢰하는 삶(Tokens of Trust)>이 잇따라 국내에 번역·소개된 것.

두 권의 책은 가장 ‘기초적인’ 신앙의 형식이나 전통들부터, 깊고 다양한 생각거리들을 끄집어내 각자의 신앙을 돌아보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 모두 강연을 토대로 만들어진 ‘입문서’의 성격을 띠며, 어렵지 않은 언어들로 울림을 준다.

사실 로완 윌리엄스는 ‘교회 정치’ 이전에 학자였고 작가였다. 케임브리지대 크라이스트칼리지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975년 옥스퍼드 위덤칼리지에서 러시아 신학자 블라디미르 로스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D.Phil)를 받았다. 1978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거쳐 불과 35세에 영국 여왕이 임명하는 옥스퍼드대 레이디 마가렛 신학교수를 맡았다.

또 1990년 영국 학술원 회원이 됐고, 1992년 몬머스 주교, 1999년 웨일즈 대주교로 각각 선출됐다. 캔터베리 대주교에서 물러난 후에는 케임브리지대 모덜린칼리지 학장이 됐고, 2013, 2014년 기포드 강연을 했다. 초기·교부 시대 신학과 철학, 영성, 종교적 미학 등에 학자적 관심을 갖고 도덕과 윤리, 사회 문제들에 대해 저술했으며, 대주교가 되고부터는 현대문화 및 종교 간 쟁점들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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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 윌리엄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신학자 중 한 명이지만, 비영어권 국가에서는 지대한 업적과 신학적 탁월성에 비해 마땅히 받아야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의 “학문적 ‘결핍’이 아닌 신학적 ‘선택’ 때문”이라는 평가(김진혁 교수,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가 나온다. 이론과 실천, 신학과 영성, 교리와 목회, 학문과 기도, 예배와 삶의 현장 사이에 치명적 괴리를 낳은 방법론 중심의 근대 신학을 추구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것.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에서 윌리엄스는 ‘세례와 성경, 성찬례와 기도’라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이루는 핵심 요소들 네 가지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그는 이 네 가지 행위들이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본질에 관해 무엇을 말하는지, 이런 행위들이 이뤄지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는지 등을 살핀다. 그는 성경과 함께 초대교회와 여러 교부들, 동방 그리스도교 같은 전통과 그것들이 오늘날 갖는 의미까지 간단히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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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하는 삶>은 ‘사도신경’과 ‘니케아 신조’에 대한 해설서로, “예수의 부활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공공의 증인”으로서 “교회가 무엇을 생각하고 기도해야 하는지”를 담아냈다. 윌리엄스는 실천적 가르침과 교리의 원천은 일단 한 번 ‘신뢰의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고, 신앙이란 진정 누구를, 무엇을 신뢰할 것인가에 대한 앎이라고 말한다. 그는 해설에 임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사상들 자체 뿐 아니라, 관련된 생각과 행위, 기도 사이에 이뤄지는 상호 작용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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