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교회, 전병욱 목사 사건 과연 제대로 검증했나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당회와 TF팀 관계자조차 기초·핵심 내용 제대로 파악 못해

▲서울 청파동에 위치한 삼일교회. ⓒ김진영 기자
▲서울 청파동에 위치한 삼일교회. ⓒ김진영 기자

홍대새교회(이하 새교회)가 전병욱 담임목사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최근 세 번의 성명을 내고,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 역시 별도로 TF팀을 구성해 Q&A 형식의 글을 게재하면서 당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새교회 측은 이번 성명에서, 전병욱 목사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사건은 “단 하나”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다수·상습적” 성추행을 했다는 삼일교회 측의 주장과 엇갈리는 부분이다.

삼일교회, 최근에야 사건 날짜 제대로 파악
징계 호소하면서 기초적인 사실도 몰랐나

특히 새교회 측은 마지막 세 번째 성명에서, 해당 사건이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삼일교회 측은 지난해 9월 노회(예장 합동 평양노회)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같은 사건 날짜를 “2009년 11월 29일”로, 구체적 시간도 “주일저녁예배 시간에 실시한 삼일교회 CCC(진별찬양대회)를 마치고”라고 적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단순한 오기(誤記)라고 보기 어렵다”며 “삼일교회가 최초 사건을 조사하는 데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사실관계나 주변 정황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했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고 했다.

이에 삼일교회 TF팀의 한 관계자는 “11월 13일 아침이 맞다”면서 “‘CCC 이후’라는 건 장로님들이 피해 자매가 CCC를 언급한 것을 CCC 이후라고 잘못 해석해 11월 29일이라는 날짜가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09년 CCC는 11월 29일 주일저녁예배 때 한 차례만 열렸다.

그는 또 “11월 13일 오전, CCC 준비를 위한 것인지, 지난 CCC를 회상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피해 자매가 모 목사 및 다른 자매와 함께 CCC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때 전병욱 목사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을 (삼일교회 장로들이) 잘못 알아들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삼일교회 측이 이 사건의 실제 날짜가 2009년 11월 13일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인지했다는 점이다. TF팀 관계자는 “TF팀의 한 관계자가 (이를) 알려와 8월 11일경 알게 됐다”면서 “(삼일교회) 당회는 (해당 사건 발생일을) CCC가 있었던 날(2009년 11월 29일)로 알고 있었고, ‘교회 밖의 전(병욱) 목사 사건 해결을 위해 일하시던 분들’은 (2009년) 11월 13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가 다른 날짜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럼 교회 내에선 최근에야 실제 날짜를 제대로 인지하게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더욱더 TF팀의 구성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당회가 모든 것을 주관하기에는 그런 부분에서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교회 밖의 전(병욱) 목사 사건 해결을 위해 일하시던 분들”이란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 블로그 관계자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회와 총회에 전병욱 목사에 대한 징계를 호소하고 있는, 사건의 당사자라 할 수도 있는 삼일교회가, 교회 밖 사람들도 알고 있는 이런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지금껏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총 피해자 접수 건수 “모른다”
“당시 사건 알았던 부교역자들, 현재 모두 사임”

새교회 측의 목격자 증언 요구엔 “쉽지 않다”
목격 사실 교회에 알린 이들 숫자 “파악 못 해”
당회원 정보 공유 정도는 “총 6명 중 3명만…”

뿐만 아니라 삼일교회 TF팀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삼일교회가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이하 상담소)를 통해 피해자 접수를 받은 것과 관련, 최종 몇 명의 교인들이 접수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에 본지가 직접 상담소에 문의한 결과, 당시 총 접수자는 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일교회는 이들 중 3명에게 보상했다.

또 새교회는 마지막 성명에서 삼일교회 측이 지난해 노회 고소장에 “당시 부교역자들 중에 몇 사람은 여러 곳에서 빈번하게 행해지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현장을 목격한 부교역자들도 있었다”고 적었다가, 최근에는 이 부분과 관련,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부목사들 역시 사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며, “확인되었던 사람이 없어질 리는 없으니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말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일교회 TF팀 관계자는 “(당시) 일부 교역자는 그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인지했던 일부 부교역자들은 모두) 사임했다”고 했다.

한편 새교회 측은 최근 반박문에서 ‘목격자 증언’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쉽지 않더라. 나름대로 전임 목사와 이런저런 관계를 다 가지고 있어서 증언이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목격자들이 목격 사실을 삼일교회에만 알렸느냐”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런 분도 있고, 피해자들이 ‘그 때 옆에 누가 있었다’고 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목격 사실을 교회에 알린 이가 몇 명인지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제보를 받았던 통로는 당회였다. 당시 그 일들은 비밀스럽게 이뤄졌다”고 했다.

“현재 당회와 TF팀이 가진 정보가 각각 따로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완전히 공유는 안 된다. 우리가 필요한 것만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현재 당회원들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느냐”는 물음에는 “총 6명 중 (사건 당시 당회원이었던) 3명은 알고 있고, 새로 당회원이 된 3명은 모른다”고 했다.

“현재도 교회 내에서 이 사건은 중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중요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당회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할 필요는 없다. 모든 당회원들이 이 일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TF팀이 구성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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