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윤 교수, ‘성령 역사’ ‘가나안 성도’ ‘동성애’를 말하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두란노서원,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출간 기념 북토크 개최

▲북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북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두란노서원이 저명한 신학자 김세윤 교수(미국 풀러신학교 신약학)의 책 「김세윤 박사에게 묻다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출간을 기념해, 19일 오전 서울 서빙고 두란노서원 사옥에서 문답 형식의 ‘북토크’를 개최했다. 그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말을 어떻게 봐야 하나.

“꿈이나 신비스러운 체험 등이 다 성령의 역사이거나 주님의 계시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런 것들을 두고 쉽게 ‘하나님의 은성을 들었다’는 이들이 있고, 그런 분위기가 한국교회에 팽배해 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말은 일종의 ‘그림 언어’다. 우리가 말씀을 묵상하거나, 설교 또는 신앙적 충고와 권면을 들을 때, 하나님의 뜻이 매우 설득력 있게 임한다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 그의 복음을 상기시키시고, 우리들에게 삶의 지침을 내리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실제적·물리적 음성을 들었다고 느낄 때도 있다. 마치 실제 옆에서 누군가 말을 하는 것처럼. 이 때, 우리는 그것이 주의 음성인지, 아니면 거짓 영의 것인지를 분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복음, 곧 성경이다. 이것이 바로 바울을 비롯한 사도들이 가르쳐 준 해석의 원리다.

특별히 ‘목회자가 되겠다’는 소명은 개인이 스스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며 확인하기보다 교회 공동체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가 되기 위한 인품이나 지적 능력, 대인 관계, 헌신도 등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을 가졌으나 교회를 나가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 그리고 교회는 다니지만 예배 외에 아무런 참여가 없는 성도들도 신앙의 범주에 속하나.

“모두 옳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우신 교회의 성도들은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말씀을 듣는 가운데 서로 사랑하며, 세상에서 구원의 도구로 쓰임을 받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동체적 삶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왜 교회를 나가지 않는지, 나가더라도 극히 제한적인 참여만 하는지에 대해 심정적으로 이해는 간다. 요즘 ‘다니고 싶은 교회가 없다’거나 ‘이 교회 저 교회 옮겨 다니다 지쳤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교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여러 다툼과 목회자에 대한 실망 등이 아마 그들을 ‘가나안 성도’가 되게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완벽한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땅에 완전한 교회, 흠이 없는 목회자는 없다. 다 죄인이고, 그런 죄인들이 모인 공동체가 교회다. 그러므로 그런 것을 관용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역시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간혹 남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선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그런데 이런 훈련들은 공동체 속에서 가능하다.”

▲김세윤 교수(오른쪽)가 여러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사회를 맡은 박용범 팀장(두란노서원 저작권팀). ⓒ김진영 기자
▲김세윤 교수(오른쪽)가 여러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사회를 맡은 박용범 팀장(두란노서원 저작권팀). ⓒ김진영 기자

-예배당 건축에 많은 헌금을 요구할 때,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예배당 건축을 위해 믿음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헌금을 강요하는 권위는 옳지 않다. 그것에 순종할 이유는 없다. 성도들의 형편을 감안하지 않고 오로지 예배당을 짓는 데 무리한 헌금을 요구해선 안 된다. 바울도 ‘믿음의 분량대로’ 헌금할 것을 권면했다. 신앙에 있어서 ‘강제’는 예수와 바울의 정신에 어긋난다. 언제나 믿음은 자발성에 근거해야 한다.”

-성도들이 직면하는 ‘고난’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것은 가장 어려운 철학적·신학적 주제다. ‘의인의 고난’이라는 것은 논리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성경은 여기에 논리적으로 답하지 않는다. 다만 복음은 고난 가운데 우리에게 소망을 주고, 그로 인해 고난을 인내할 수 있도록 이끈다. 따라서 인내는 타락한 세상 속에서 매우 중요한 기독교인의 덕목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한국교회에 매우 잘못된 가르침 하나가 있다. 바로 예수를 믿으면 복을 받고 이 세상에서 잘살다가, 죽어서도 천국에 간다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사도 바울은 가장 예수를 잘못 믿은 사람이다. 그는 부자도 아니었고, 도리어 많은 고난을 당했기 때문이다.”

-바른 신앙을 하려면 꼭 신학교에 가야 하나.

“그동안 많은 신학교들이 신학을 사변적으로, 또 실존적 문제와 동떨어진 것으로 가르쳐 성도들이 신학을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신학은, 우리가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그의 백성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그것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또한 목회자의 역할이다.”

-‘동성애’를 어떻게 봐야 하나.

“성경적 관점에서 동성애는 타락한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경은 그것을 분명히 죄라고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정죄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창조 질서 왜곡의 피해자로 여겨 따뜻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가 독선과 냉혈한적 태도를 가져선 안 된다.

단, 동성애적 성향을 가졌다는 것이 그것을 즐겨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이성애자들이 성적 충동을 억제하고 순결을 지킬 것을 요구받듯이, 동성애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하나님나라를 위해, 그리고 교회와 사회를 위해 동성애적 충동을 억제하고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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