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무스, 존 녹스, 존 버니언, 존 로크의 공통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2015 종교개혁] 종교개혁가들 소개하는 도서 2選

▲임종 전 마지막 교제를 나누는 칼빈. ⓒ크리스천투데이 DB
▲임종 전 마지막 교제를 나누는 칼빈. ⓒ크리스천투데이 DB

◈부패·변질된 종교와 맞서 싸운 20인

꺼지지 않는 불 종교개혁가들
이동희 | 넥서스CROSS | 396쪽 | 19,800원

<꺼지지 않는 불 종교개혁가들>은 2년 전 <역사를 바꾼 종교개혁가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마이클 리브스의 <꺼지지 않는 불길>과 제목이 비슷한 이 책은 저자가 국민일보에 ‘크리스천 인문학’이라는 이름으로 1년간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으로, ‘종교개혁가 20인의 외침과 투쟁’을 소개하면서 종교개혁의 의미와 역사를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종교개혁의 원리는 간단하다. 거대한 교회나 교황의 권위에 의존하지 말고,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종교개혁은 오늘날 근대 유럽의 역사를 만든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종교인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꼭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2년 후면 종교개혁 500주년인데, 종교개혁은 기념하기보다 그 정신을 되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또 한 번의 종교개혁에 대한 요구가 드높은 가운데, 우리 시대의 곪은 상처를 터트릴 날카로운 바늘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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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종교개혁가 20인을 1부 ‘종교개혁의 전야(존 위클리프, 얀 후스)’, 2부 ‘종교개혁의 횃불(마르틴 루터, 에라스무스, 필립 멜랑히톤, 울리히 츠빙글리, 요한 칼빈, 토머스 뮌처)’, 3부 ‘종교개혁의 전개(윌리엄 틴들, 토머스 크랜머, 존 녹스, 존 폭스, 테오도르 베자)’, 4부 ‘종교개혁의 이상(존 후퍼, 윌리엄 브래드포드, 올리버 크롬웰, 존 밀턴, 존 버니언)’, 5부 ‘종교개혁의 전진(조지 폭스, 존 로크)’ 등으로 나눠 살피고 있다. 각 장을 시작하면서 그 시기의 역사적 배경들도 소개해 준다.

일반 성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도 여럿 있다. 존 후퍼(John Hooper, 1495-1555)는 성직자의 복장이 유대교와 로마가톨릭의 잔재라며 ‘복장 논쟁’에 불을 지펴 ‘청교도의 아버지’가 된 인물이다. 그는 에드워드 6세 시절인 1550년 주교로 임명받았지만, 복장 문제로 서임식을 끝까지 거부하다 가택 연금을 당했다. 결국 메리 여왕 즉위 후 시작된 박해에 의해, 후퍼는 화형을 당했다. 그러나 그의 신념은 청교도들에 의해 계승된다.

자연법과 사회계약론을 주창한 철학자이자 ‘근대 경험론의 아버지’로 알려진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가 마지막에 소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저자는 로크의 <관용에 관한 편지(1689)>를 소개하면서 “로크는 영국 역사에서 종교의 미명 하에 벌어진 참혹한 일들을 경험하고 목격했다”며 “그는 루터파, 칼빈파, 항명파, 재세례파, 그 밖의 종파들이 서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자신의 교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종파들을 이단으로 분리하고 배척하는 것이 옳은지 묻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미국을 태동시킨 메이플라워호의 강력한 지도자였던 월리엄 브래드포드,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 등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개정판을 내면서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을 새롭게 번역하여 추가했다.

◈종교개혁의 비주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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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가들과 개혁의 현장들
김승진 | 나침반 | 384쪽 | 25,000원

<종교개혁가들과 개혁의 현장들(Reformers and Monumental Places)>은, 저자가 다양한 종교개혁의 흐름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들을 현장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침례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로서 종교개혁의 현장들을 꼼꼼히 답사했던 저자는 ‘자유교회 개혁가들’과 ‘침례교회의 발생’을 소개하는 데 적지 않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종교개혁 관련 도서들과 다른 이 책만의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답사 경험을 토대로 한 자료사진들이 풍부하다.

이에 대해 “16세기 일어났던 종교개혁 운동에서 주류를 형성했던 관료후원적 종교개혁가들(Magisterial Reformers)은 여전히 세속 권력의 후원을 입고 있었고, 그들이 탄생시킨 교회들은 로마가톨릭교회의 유아세례(Infant Baptism) 전통을 이어받아 여전히 세속국가들과 공생했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당시 이러한 행습에 반대해 오직 신자들,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분명히 하는 거듭난 신자들에게만 베풀어야 하고(Believer’s Baptism) 교회는 어디까지나 신자들의 공동체여야 한다(Believer’s Church)’는 주장을 했던 이들이 바로 ‘성서적 아나뱁티스트들(Biblical Anabaptists)’”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는 로마가톨릭과 주류 종교개혁가들의 주장에 함몰됐고, 엄청난 핍박을 받아 유럽에서 발을 뻗고 편안히 쉴 곳이 없었다”며 “이와 유사한 신앙을 가졌던 침례교회는 17세기 초 영국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일반침례교회, 1609)과 영국 런던(특수침례교회, 1638)에서 탄생했고, 1689년 용인법(Tloeration Act) 제정 이전까지 많은 핍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책도 <꺼지지 않는 불길>처럼 마지막 장인 9장에서 책의 부제와 같은 ‘아직도 미완성인 종교개혁’에 대해 서술하면서, 소위 ‘주류 종교개혁운동’의 한계에 대해 다시 언급한다. 이를 통해 “주류 종교개혁가들이 이신칭의의 개념을 지나치게 신분적 변화에만 초점을 맞춰 이해해 ‘관계적 체계(Relational System)’를 간과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들을 펼친 후, 오늘날 한국교회의 개혁과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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