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하나님이 던지신 폭탄이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2015 종교개혁] 술술 읽히는 종교개혁사 입문서

 
 

꺼지지 않는 불길
마이클 리브스 | 복있는사람 | 304쪽 | 14,000원

“종교개혁은 대중이 일으킨 도덕 개혁이 아니었다. 기독교의 핵심 자체에 던진 도전이었다. 그것은 아무도 예상 못한 사건이었고, 그야말로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인간이 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던지신 폭탄이었다.”

종교개혁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오직 은혜로’, ‘오직 성경으로’, ‘오직 믿음으로’라고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듯 수십 또는 수백 년에 걸쳐 여러 지역과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많은 인물들에 의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일어났기에, 일반인들도 읽을 수 있도록 선명하게 정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기독교 신학자이자 역사가·작가로, 영국의 런던 랭엄플레이스 올소울스 처치 목회자로 섬기다 웨일스 복음주의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마이클 리브스(Michael Reeves)는, 이 까다로운 종교개혁사를 루터와 칼뱅, 츠빙글리 등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박진감 있게 서술하고 있다.

역사란 물론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은 마치 소설처럼 술술 읽힌다. 주요 종교개혁가들의 신학적인 특징들과 인간적인 특성, 종교개혁이 촉발된 시대적·교회적 배경, 해당 지역의 특성, 청교도에 대한 내용 등을 잘 버무려 독자들에게 ‘맛있는’ 종교개혁사를 선물한다.

‘시대의 개혁자들, 종교개혁의 심장을 발견하다’라는 부제처럼, 저자는 당연시됐던 교황과 미사, 각종 교회 전통들과 연옥 교리, 누구나 읽을 수 없었던 성경, 화체설 등이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어떻게 하나씩 발가벗겨졌는지를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종교개혁 전야의 기독교는 분명 대중에게 인기가 있었고 활력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 기독교가 건강하다거나 성경에 부합했다는 뜻은 아니다.”

유대인을 증오한 것처럼 알려진 루터, 세르베투스 화형에 직접 책임이 있다는 칼뱅 등, 잘못 덧씌워진 이미지들을 바로잡는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급진적인 사상들로 빗나간 일부 종교개혁의 모습들도 가감 없이 꺼내 보이고 있다.

▲깔뱅이 목회했던 쥬네브의 베드로 성당. ⓒ크리스천투데이 DB
▲깔뱅이 목회했던 쥬네브의 베드로 성당. ⓒ크리스천투데이 DB

책은 결론에서 ‘종교개혁은 끝났는가?’라고 묻는다. 21세기를 맞이한 지금,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은 으레 협력하면서 세속주의와 상대주의, 무신론과 이슬람교 같은 공통 위협에 맞서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저자는 “종교개혁의 주관심사는 ‘칭의’였고, 종교개혁자들이 성경에서 발견한 칭의론이 이들과 로마가 거의 모든 측면에서 보여 준 견해 차이를 만들어 냈고 지배했으므로, 종교개혁이 정말로 끝났다면 개신교와 가톨릭 두 진영은 칭의에 관해 일치된 이해에 이르렀어야 한다”며 “로마에도 특히 1960년 이후 변화가 일어나긴 했지만,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신학적 문제들과 관련된 교리들은 전혀 취소되지 않았다”는 말로 부정적 입장을 밝힌다.

더구나 “오늘날의 상황은 그때만큼이나 큰 개혁이 필요함을 증언한다”며 “이신칭의 교리를 하찮다거나 잘못된 생각이라거나 복잡하다 하여 부끄럽게 여기고 멀리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고 개탄한다. 소위 ‘새 관점’에 대해서도 “사도 바울이 말하고자 했던 칭의의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 보려는 일부 ‘새 관점주의자’들은 특별히 그 강조점을 개인의 회심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 놓으려 하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루터가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조항이라고 말했던 것을 포기하거나 타협할 거리로 만들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초신자도 읽을 수 있는 ‘종교개혁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각 장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추천도서’도 나열하고 있다. 원제 ‘The Unquenchable Flame’.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예수님 생일카페 CCC

도심 속 ‘크리스마스 진짜 주인공’ 찾으러… 2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

로마 병정 복장으로 길거리 홍보 성탄 의미 알리려는 다양한 코스 CCC 유학생들 간사와 직접 사역 변화하는 시대 속 그리스도 소개 “예수님 생일카페, 가 보시겠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낮 1시, 로마 병정 옷을 입은 청년 3명이 서울 종로구 혜…

한덕수 총리 권한대행 탄핵

헌법을 짓밟은 거대 야당의 겁박과 독재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12월 24일로 예정했던 탄핵소추안 발의를 한 차례 연기했다. 12월 26일까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또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들 임명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그렇지 …

2024 올해의 책

문학부터 MBTI와 SNS, 정치와 과학… 교회 안팎에 대안 제시한 책들

‘책 읽는 그리스도인’ 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는 크리스천투데이가 ‘2024년 올해의 책’을 선정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11년째를 맞이한 ‘크리스천투데이 올해의 책’은 202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1월 30일까지 기독 출판사에…

EXPLO7424 도시전도운동

목회자·성도 대다수 “‘해외 선교’보다 ‘국내 전도’가 시급”

기독교인들의 연령대별 ‘전도 활동률’을 조사한 결과, 19~29세가 가장 적극적이고 40대가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가 ㈜지앤컴리서치와 함께 한국교회의 선교와 전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대규모 실태 조사…

 길선주, 스크랜턴, 알렌, 헨리 데이비스

한국교회 빛내고 사회 발전 견인한 인물들 재조명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기독교 종교문화자원 보존과 활용을 위한 학술연구 심포지엄이 23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교총이 추진한 종교문화자원 목록화 및 관광자원화 사업의…

러브라이프 태아 생명 낙태 사랑

성탄 전날, 강남역서 펼쳐진 ‘예수님 생신 선물 프로젝트’

12월 성탄·연말 이후 낙태 급증 선물과 함께 전단지와 엽서 나눔 러브라이프, 벌써 4회째 캠페인 12월 25일 성탄절 ‘예수님 생신’을 하루 앞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태아로 오신 예수님’께 드리는 ‘생신 선물’ 프로젝트가 올해도 마련됐다. 24일 오…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