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USA 동부한미노회, 필그림교회와 갈등 양상

뉴욕=김대원 기자  nydaily@gmail.com   |  

‘은혜로운 분리’ 중단하고 행정위 파송… ‘갑질’ 논란에 해명

▲PCUSA 동부한미노회 기자회견 모습.
▲PCUSA 동부한미노회 기자회견 모습.

미국장로교(PCUSA) 동부한미노회(노회장 김진호 목사)가 22일(이하 현지시각) 뉴저지 노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을 탈퇴한 필그림교회(담임 양춘길 목사)에 대해 당회 해산 및 행정전권위원회 파송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는 노회장 김진호 목사, 사무총장 조문길 목사, 김현준 목사(행정전권위원회 부위원장), 김경진 장로(행정전권위원) 등이 참석했다. 행정전권위원회는 위원장 박상천 목사를 비롯, 부위원장 김현준 목사, 우수환 목사, 우종현 목사, 남후남 장로, 장신옥 장로, 김경진 장로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견에서 동부한미노회는 “공식적인 입장이 표명되지 않은 가운데 매체상의 내용들에 의해 노회 내 교회와 교우들의 오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보도의 공정성을 위하여 치유와 공의의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속히 열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현재 표면적으로 동부한미노회와 필그림교회의 교단 탈퇴 과정은 난항을 겪고 있다. 노회 측은 필그림교회와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PET를 통한 ‘은혜로운 분리’ 과정과 관련, “교회 측의 분리 태도가 노회의 정신에 벗어나 있어 심각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난 16일 임시노회에서 필그림교회 당회 해산 및 담임 양춘길 목사에 대한 3개월 유급휴가와 행정전권위원회 파송을 전격 결의했다.

이에 필그림교회 측은 노회 상회 기관인 대회 재판국에 ‘노회 행정전권위원회 파송 가처분 신청’을 접수, 노회의 행정전권위원회 파송 결정을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현재 필그림교회 전 교인들은 지난 19일부터 오는 11월 27일까지 40일간 기도회를 갖고 있는 등, 이번 노회의 결정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동부한미노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회의 결정과 관련, 언론의 보도들이 마치 교회를 상대로 소위 ‘갑질’을 하며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노회 측은 “현재 필그림교회가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교단이) 동성애를 옹호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부정하는 배교까지 갈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동부한미노회의 많은 교회들에 상처를 주면서 분리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PET를 통한 ‘은혜로운 분리’ 과정과는 거리가 멀며, 강력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노회 측은 이번 행정전권위원회 파송이 외부적으로 재산 싸움으로 비치는 것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노회 측은 “기본적으로 교회의 재산은 노회가 총회의 위임을 받아 관리하는 것이 교단의 법이며, 이는 필그림교회 측도 노회 입회 당시 서약을 한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재산의 범위 등은 노회와 교회 간의 은혜로운 대화를 통해 충분히 조율할 수 있으며, 만일 필그림교회의 탈퇴 과정에서 생기는 금전적인 부분은 동부한미노회의 이익으로 취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즉 노회는 이번 일련의 과정들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이 전혀 없는 데다, 여전히 필그림교회와 원만한 대화를 통한 은혜로운 분리 과정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필그림교회가 오는 11월 15일 교단 탈퇴를 위한 공동의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진행해 오던 PET를 통한 ‘은혜로운 분리’를 파기하고 전격적으로 행정전권위원회를 파송한 것은 시기상으로 오해를 살 만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노회 측은 행정전권위원회 파송을, 교회 측은 노회 상위 기관인 대회 측에 ‘행정전권위원회 파송 가처분 신청’을 제출해 표면적으로는 노회와 교회 간의 행정적 대립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추이가 미주 교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동부한미노회는 오는 27일 오후 8시 뉴저지소망교회(담임 박상천 목사)에서 행정전권위원회의 활동 방향과 계획 등을 필그림교회 교인들에게 알리는 설명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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