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한국’ 50-60년 누릴 청년들, 통일 위해 기도하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홀리위크’ 주최하는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손인식 목사

▲미국 베델한인교회를 조기 은퇴하고 북한을 위한 통곡기도 사역에 한창인 손인식 목사는 “한 달에서 한 달 반씩 한국과 미국에 번갈아 머물며 통곡기도회와 탈북민 구출사역, 영육 간 상처를 많이 받은 탈북여성 치유사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미국 베델한인교회를 조기 은퇴하고 북한을 위한 통곡기도 사역에 한창인 손인식 목사는 “한 달에서 한 달 반씩 한국과 미국에 번갈아 머물며 통곡기도회와 탈북민 구출사역, 영육 간 상처를 많이 받은 탈북여성 치유사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지난 2010년부터 매년 11월 첫째 주 전체를 하나님께 드렸던 ‘홀리위크(Holy Week)’가, 올해도 2일부터 8일까지 곳곳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분단 70년을 맞아 지난 2004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북한을 위한 통곡기도회을 주관해 온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이하 북인련)이 행사를 주최한다. 북인련 실무대표인 손인식 목사(베델한인교회 원로)를 만나, 11년째를 맞은 통곡기도회와 함께 이번 홀리위크에 대한 기대를 들었다.

-북인련에서 홀리위크를 주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번 집회는 매일 장소가 다르던데요.

“최상일 목사(홀리위크를 주관해 온 서울기독청년연합회 대표)를 완전히 신뢰하기 때문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최 목사님은 하나님의 출중한 종이면서 한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누구보다 잘 알고 청년들을 이끄는 젊은 지도자입니다. 그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북인련과 뜻이 같고 뿌리가 같으니 함께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홀리위크에서는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매일 저녁 다른 메신저들이 나섭니다. 저는 첫날인 월요일 개회사와 마지막 날 집회 메시지를 맡았습니다. 저는 그저 도와 주는 것이고, 최 목사님을 비롯한 홀리 위크 팀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 장소에 집중해 왔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분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2015 홀리위크’는 첫날인 11월 2일 서울역 광장, 이후 3-4일 서울 군자동 화양교회, 5-6일에는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 7-8일에는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각각 진행된다. 강사로는 김형민 목사(대학연합교회),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다니엘김 선교사(JGM 대표), 최상훈 목사(화양교회),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 송기성 목사(정동제일교회), 손인식 목사가 차례로 나선다.

-이번 ‘홀리위크’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실 예정이신지요.

“성경은 여러 앵글로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꽉 차 있고, 다른 면에서 이 땅의 법을 하늘의 법으로 바꾸는 유일한 책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앵글로 보면, 성경은 절규로 가득한 책입니다. 구약부터 신약까지 한 피조물이, 한 민족이, 때로는 노예집단들이 절규하고 절규합니다. 1,600년간 집필된 신구약 성경 속에는 여러 종류의 절규가 가득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원의 역사와 해방의 역사는 절규가 있을 때 결국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의해 나타나게 됩니다. 그게 출애굽기이고 느헤미야입니다. 지금 여러 의미에서 통일이 임박한 이 때, 홀리 위크이든 한 교회나 교단이든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능력을 믿게 된 인간이라면, 잃어버린 절규를 시작해야 합니다. 절규가 곧 신앙입니다. 절규는 반드시 하나님의 개입을 불러 옵니다. 그래서 이번 홀리위크 마지막 날 메시지를 통해 ‘신앙은 곧 절규이다’는 말씀을 전하려 합니다.”

-전 세계를 다니시며 통곡기도 사역을 하신 지 11년이 넘었습니다. 그간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보신다면.

“돌이켜 보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기도는 손해 보는 법이 없습니다. 기도와 같이 생산적인 일은 없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어서, 그분의 응답은 무서우리만큼 계속 있어 왔습니다.

또 한 가지, 기도는 반드시 확산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통곡기도운동이 한국과 해외에서 확산되어 왔고,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나 서울역·부산역 등 전국적인 통일광장기도회 등, 같은 이름이 아닐지라도 여러 곳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통일을 위해 회담을 하고 쌀을 갖다 주고 소를 몰고 가고 하는 물리적인 것만 생각해 왔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기도 자체임이 확산돼 온 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올해 분단 70년을 맞았지만, 오히려 통곡기도회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은데요.

“예전에도 그저 한 그룹이 한구석에서 통곡기도회를 열었는데 그 브랜드가 알려졌을 뿐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통곡기도회는 항상 소수입니다. 이런 종류의 일이 크게 인기가 있거나 유행을 타거나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교회의 큰 사이즈에 비하면 어차피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기도로 하나님 앞에 통일을 부르짖고 매달리는 일이 다수가 아닌 것이 다행입니다. 사회적인 조직이나 세력 다툼 등과 전혀 관계 없이 순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인기를 타지 않은 것이 감사합니다. 그래도 모일 때마다 많게는 1-2만 명씩, 적게는 2-3백 명씩 기도했고, 지난 1년간 국내외 49개 교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오히려 기도가 불 같이 붙는 일이 많았습니다.”

-꼭 필요한 일인데, 왜 인기가 없고 유행이 되지 않을까요.

“어폐가 있을까 조심스럽게 표현하지만, 교회들이 너무 바쁩니다. 뭔가 너무 바쁘고, 모든 것들 때문에 바쁩니다. 그래서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마음을 합하는 일도 ‘많은 바쁜 일’ 중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이 민족이, 오늘의 대한민국이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한국교회의 혼란과 영적 위험 지수들을 모두 뒤집어 엎을 수 있습니다. 또 통일은 교회가 민족을 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북한 동족들이 드디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자유와 인권을 얻게 됩니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 알지만, 너무 바쁩니다.

또 하나는, 한국교회를 이끌어 가는 몇몇 교회들이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크고 많아지고 늘어나고 넓어지면, 반대급부로 힘을 잃어버립니다. 너무 커지고 많아지면 흠이 생기는데, 그 흠이 있으면 힘이 있어도 쓰질 못합니다. 흠이 없다면 떳떳하게 그 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대표적 교회들 20여 곳 중 몇몇을 제외하면 다 흠을 갖고 있습니다. 흠이 힘을 막고 있지요. 그래서 통곡기도에 헌신하는 이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궤변이 될까 조심스럽지만, 나름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은퇴 후 더 바쁜 것 같다’는 말에 손 목사는 “주제넘지만 농담 삼아 아내에게 ‘은퇴 전에는 5,500명 목회하다가, 지금은 2,300만 명(북한 인구) 목회를 하니 당연히 바쁠 수밖에’라고 이야기한다”며 “특히 잘 먹고 잘사는, 통일이 안 되더라도 평양에서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집권층이자 정권 핵심 2백만여 명을 제외한 2,100만 명이 제 목회 대상”이라고 했다. ⓒ이대웅 기자
▲‘은퇴 후 더 바쁜 것 같다’는 말에 손 목사는 “주제넘지만 농담 삼아 아내에게 ‘은퇴 전에는 5,500명 목회하다가, 지금은 2,300만 명(북한 인구) 목회를 하니 당연히 바쁠 수밖에’라고 이야기한다”며 “특히 잘 먹고 잘사는, 통일이 안 되더라도 평양에서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집권층이자 정권 핵심 2백만여 명을 제외한 2,100만 명이 제 목회 대상”이라고 했다. ⓒ이대웅 기자

-탈북민 구출운동도 하고 계신데요. 일각에서는 ‘그것이 가능한가’, ‘진짜 탈북민들이 맞는가’ 하는 의문을 여전히 제기합니다.

“한 마디로 답변할 수 있습니다. 1994년 김일성 사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고, 이후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탈북민들이 남한 땅에 와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게 대답입니다. 탈북이 가능했으니 온 것입니다. 그대로 있으면 굶어죽게 되니 넘어 왔습니다. 브로커든 선교단체든 선교사들이든, 그들의 탈북을 돕는 존재들이 있기에 탈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한에 탈북민들이 3만 명 정도 왔는데도, 제가 보기에 어느새 탈북민들의 존재를 국민들이 모두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3만 명 뿐이지만, 식당에서도, 교회에서도, 심지어 TV에서도 다 보입니다. 만약 탈북민들이 2배 늘어난다면 통일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만큼 탈북민들이 끼치는 영향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가려진 북한의 실체를 보고 듣고 알게 됐습니다. 통일이 되는 그날, 누구보다도 먼저 이 나라에 와서 신앙을 갖고 복음을 알게 되고 목사가 된 탈북민들이 북한 땅으로 달려가 일당백·일당천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탈북은 계속 있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은 지금 김정일 당시보다 2-3배 탈북을 막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해 주신다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당시의 독일 주변 상황은, 지금의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과 무척 비슷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70년간 그 지옥 속에서 살고 계신 분들에게, 동서독이 통일됐을 때처럼 주변 상황을 보면 통일의 때가 가까워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독일 통일 당시, 동독을 둘러싼 소련 세력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과의 군비 경쟁에서 밀려 결국 페레스트로이카(개방)를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사실상 항복 선언이었고, 그들은 러시아가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북한을 향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후진타오의 중국보다 시진핑의 중국이, 진행형이긴 하지만 더욱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물론 괘씸하게 달라지고 있지요(웃음). 하지만 그 이유의 핵심을 보면, 북한이라는 변수가 어떤 위협으로 다가올지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 자체만 봐도 이미 주변에서 북한이라는 정권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한국에서도 첫 여성대통령의 입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독일이 그때 그랬습니다. 성숙하고 무르익은 때라고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이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홀리위크에 참석할 이 땅의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통일 문제에서 ‘모순’을 꼽는다면, 통일 한국을 50-60년씩 누릴 청년들이 통일을 가장 무시하고 업신여기고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그런 모순이 없어요.

청년들이 조금만 윗세대보다 많이 움직여 준다면, 하나님께서 통일의 때를 더 빨리 주시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모든 기독교 영적 운동에서 청년들의 운동, 기도, 성령폭발은 윗세대의 그것보다 훨씬 폭발력이 컸기 때문입니다. 이런 입장에서 청년들에게 ‘홀리 위크’ 참석을 도전하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마가복음 9장에서 말씀하셨듯, 귀신을 쫓아내는 류의 일은 금식과 기도밖에 없습니다. 이 말씀을 적용해 보면, 지금 북한은 귀신들이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김일성 종교(주체사상)가 세계 10대 종교 중 하나라고 하지 않습니까. 정치 집단이 아니라, 맹신화돼 있는 완전한 우상의 집단입니다. 이런 집단을 물리치고 통일이 이뤄지는 것은 기도 외에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기도를 청년들이 맡아준다면, 통일의 수혜자들이 될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청년들이 기도운동의 선봉에 서고, 이런 입장에서 ‘홀리위크’를 청년들에게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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