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엔 칼빈을 이용할 뿐, 신앙적으로 읽지 않는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2015 종교개혁] ‘성경적 신학자’ 칼빈

 
 

칼빈신학
문병호 | 지평서원 | 720쪽 | 30,000원

“칼빈은 일체의 인습적 전통을 끊어 내고 ‘오직 성경’만이 성경적이라 믿으며, 개혁신학을 선구적으로 수행한 성경의 교사요 해석자요 수호자였다. … 칼빈 신학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이 성경에 온전히 터 잡은 성경적 신학이라는 측면에서만 올바르게 논구된다고 볼 수 있다.”

‘칼빈의 경건신학’부터 ‘칼빈의 성례론’까지 평생 ‘칼빈신학’을 연구해 온, 총신대 교수인 저자의 논문 21편을 담고 있는 책이다. 주제별로 보면 ‘칼빈신학의 형성과 요체(1부)’, ‘계시와 그 해석, 교리와 그 교육(2부)’, ‘그리스도와 율법: 복음의 정수(3부)’, ‘중보자 그리스도의 위격과 사역(4부)’, ‘사람, 그 영혼과 생명(5부)’, ‘보혜사 성령의 위격과 사역(6부)’, ‘교회와 성례: 중보자 그리스도의 비가시적 실체와 가시적 표징(7부)’ 등으로 나뉘어 있다.

저자는 ‘칼빈의 신학을 연구하여 개혁주의의 근간을 살피고, 이를 금세에 계승하여 심화시키는 일’을 필생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칼빈의 사상을 조목조목 파악하여 정통적인 교의 체계에 따라 신학적으로 재조명하는 일에 나름대로 매진해 왔다.

실제로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도 ‘칼빈의 기독론적 율법 이해’이고, 美 칼빈신학교와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종교개혁센터에서 연구했으며,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라틴어 직역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저자는 “칼빈의 면모를 다룰 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성경 주석과 설교, 그리고 남다른 교정(敎政)에 주안점을 두는 경우가 많으나, 진정한 칼빈의 ‘칼빈다움’은 그가 신학자였다는 사실에서부터 추구돼야 한다”며 “그가 제네바의 신학자로서, 주석가이자 설교자요 목회자였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칼빈의 ‘도시 목회자적 면모’에 초점을 맞춘 <칼빈과 제네바 목사회>와 다른 대목이다.

▲제네바 빠스띠옹 공원에 세워진 종교개혁 400주년 기념비. (왼쪽부터 순서대로) 파렐, 칼빈, 베자, 낙스. ⓒ크리스천투데이 DB
▲제네바 빠스띠옹 공원에 세워진 종교개혁 400주년 기념비. (왼쪽부터 순서대로) 파렐, 칼빈, 베자, 낙스. ⓒ크리스천투데이 DB

머리말과 1장에서는 ‘신학자로서의 칼빈’ 변증에 주력한다. 저자는 “하나님은 칼빈의 생애에 끊이지 않는 신학적 긴장을 부여하셨고, 그리하여 성경 전체의 교리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진술하고 저술하게 하셨다”며 “제네바의 목사장로회에서 수행한 칼빈의 직무는 정치적이거나 사법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경 해석을 주로 삼는 신학적이고도 교리적인 것이었다. 이렇듯 신학자로서 칼빈의 삶은 아버지, 친구, 목회자로서의 삶을 압도한다”고 설명한다.

일부의 비난 대상이 되는 ‘세르베투스 공판’조차 “목회자 칼빈보다는 신학자 칼빈의 모습을 조명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 “칼빈의 삶의 가치는 ‘역사적 상대성’이라는 모호한 잣대에 의해 다의적으로 막연히 파악될 것이 아니라, 신학적 전승이라는 특정하고도 고유한 업적을 중심으로 논구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 “칼빈의 신학은 그 자체로 개혁주의의 기초, 본질, 정수로서 작용했고, 칼빈의 작품들은 칼빈의 신학을 담고 있지, 단지 그것의 자료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며 “칼빈은 성경의 진리로써 자신의 신학을 수립한, 엄연한 신학자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칼빈 신학’의 요체에 대해 주로 논의되는 예정론과 섭리론 뿐 아니라 포괄적으로 14가지를 제시해 준다.

결론으로 저자는 “오늘날 많은 경우, 칼빈을 단지 이용할 뿐 신앙적으로 읽지를 않는다”며 “그러나 이 시대가 다시금 ‘말씀을 들음으로써(ex auditu) 성도와 교회가 마땅히 거룩해지고 개혁되는 것’을 요청한다면, 우리는 칼빈에게로 다시 돌아가자는 신학적 ‘ad fontes(아드 폰테스·원전으로 돌아가자)’를 합당하게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돋보기 메모 관찰 성찰 내면 탐정 탐구 찾기 노트

‘성찰’, 숨은 죄 발견하는 내시경

눈 열어 하나님 자세히 바라보자 하나님 알아야 나 자신 알게 돼 성찰, 자신을 반석 위 세우는 것 자기 문제에 매우 민감한 사람 눈 가늘게 뜨고 자기 안 살펴야 숨어있는 죄 발견해, 제…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행동하는프로라이프를 비롯한 59개 단체가 5일(수) 정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헌재)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헌재, 낙태법 개정 침묵하면서 재판관 임명만 압박?”

행동하는프로라이프를 비롯한 59개 단체가 5일(수) 정오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헌재)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행동하는프로라이프 연대를 중심으로 바른교육교수연합,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1인 가구

“교회에서 ‘싱글’ 대할 때, 해선 안 될 말이나 행동은…”

2023년 인구총조사 기준으로 1인 가구는 무려 782만 9,035곳. 전체 가구 2,207만의 35.5%로 열 집 중 네 집이 ‘나 혼자 사는’ 시대가 됐다. 2024년 주민등록인구 통계상으로는 지난 3월 이미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고 한다. 2050년에는 전체의 40%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림택권

“오늘도 역사하시는 ‘섭리의 하나님’까지 믿어야”

“두 개의 평행선으로 이뤄진 기찻길이어야만 기차가 굴러갈 수 있듯, 우리네 인생도 형통함과 곤고함이라는 평행선 위를 달리는 기차와 같지 않을까 한다. 우리 앞날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그저 좋은 날에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곤고한 날에는 하나님이 우리에…

조혜련

방송인 조혜련 집사가 이야기로 쉽게 전하는 성경

생동감 있고 자세한 그림 1천 장 함께해 성경 스토리 쉽게 설명 재미 함께, 신학교수 감수 거쳐 조혜련의 잘 보이는 성경이야기 조혜련 | 오제이엔터스컴 | 614쪽 | 55,000원 CGN 에서 성경 강의를 할 정도로 성경을 많이 읽고 연구한 방송인 조혜련 집사가 ‘성경…

열방빛선교회 촤광 선교사

“수령 위해 ‘총폭탄’ 되겠다던 탈북민들, 말씀 무장한 주의 군사로”

“수령님을 위해 총폭탄이 되겠다던 북한 형제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죄를 깨닫고 회개하고 거듭나면서, 지금부터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위해 남은 생명을 드리겠다고 고백하더라” 열방빛선교회 대표 최광 선교사는 지난 25년간 북한 선교와 탈북민 사역을 …

북한인권재단 출범 정책 세미나

“인권 말하면서 北 인권 외면하는 민주당, ‘종북’ 비판 못 피해”

재단 설립, 민주당 때문에 8년째 표류 중 정치적 논쟁 대상 아닌 인류 보편의 가치 정부·여당·전문가·활동가들 역량 결집해야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주최한 ‘8년의 침묵, 북한인권재단의 미래는’ 정책 세미나가 3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