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회 위축? “보수는 건재… 개혁·구조조정 중”

LA=김준형 기자  news@christianitydaily.com   |  

▲안상희 교수.

▲안상희 교수.

미국의 기독교 감소와 선교 위축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교단들이 매년 발표하는 교세 통계에 더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남침례회(SBC)도 최근 재정난을 이유로 선교사를 대거 감축할 방침으로 알려져 그 위기감은 더하고 있다.

그러나 SBS 산하 골든게이트침례신학교의 신약학 교수이자 한영 이중언어 과정 디렉터인 안상희 교수는 약간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안 교수는 "미국교회 전체를 보면 교세가 상당 부분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보수적 교단, 특히 남침례회의 경우 그 추세가 미미하다"고 했다.

안 교수는 남침례회의 헌금 상황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소속 교회들이 교단에 내는 협동선교비가 1970, 80년대에는 증가하다가 지난 30년간 감소했다. 그러나 교단 내에서 진보적 성향을 띠던 약 2천여 교회들이 1991년 협동침례회(CBF)를 창립하면서 탈퇴한 후, 2015년에는 협동선교비가 오히려 완만한 증가세까지 띠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진보적 교회들이 위축되는 현상을 두고 "다수의 성도가 보수적 가치를 선호하고 있다"고 추론하고 있다. 그러면서 "성도는 전통적 기독교 가치를, 지도자들은 최신 흐름이나 가치관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경무오성이나 동성애 이슈들은 기독교 역사 2000년 가운데 1900년 동안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성경무오성을 부인하고 동성애를 찬성하는 이들은) 1900년간 이어져 온 믿음의 조상들보다 내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 교수는 남침례회 산하 해외선교부(IMB)가 선교사를 감축하는 현상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첫째, 과거와 달리 복음화가 이뤄진 곳이 많기에 선교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브라질은 과거에 선교지였지만 이제 자체 선교사를 파송할 정도로 복음화됐다. 그렇기에 선교사들이 재편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선교에 개혁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침례회는 파송 선교사들에게 안정적인 후원을 약속하는 교단으로 유명하다. 안 교수는 "이 점 때문에 선교사들이 안일한 태도에 젖었을 수 있다. 막대한 예산에 비해 결실이 적다는 자성이 일고 있다"고 봤다. 매년 3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는 해외선교부의 대표에 '래디컬'의 저자이자 올해 36세의 데이비드 플랫 목사가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안 교수는 "교단이 해외선교에 있어서 개혁을 요구하며, 선교사들의 타성을 깨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셋째는 구조 조정이다. 세상은 변화하는데 교회만 옛 구조를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것. 이번에 남침례회가 감축할 선교사 수는 약 600명인데, 그 중 나이가 많은 선교사들은 은퇴하게 되며 약 100명은 현장이 아닌 선교본부 내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는 이런 이유에서 오히려 남침례회가 해외선교에 있어 더욱 내실을 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안 교수가 있는 골든게이트신학교는 샌프란시스코에 본교를, 브레아에 남가주 캠퍼스를 두고 있다. 남가주 캠퍼스 내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는 이중언어 과정이 3년 반 전 개설됐으며, 현재 약 5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안 교수는 "우리 학교는 성경·선교 중심적이다. 여러분이 사역을 잘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는 곳이며, 미국 교단의 좋은 리소스를 한인교회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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