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힘든 계절이다. 추운 날씨는 몸을 움츠리게 만들고, 각종 동절기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떨어지는 기온을 따라 기분이 침체되는 사람도 많다. 이처럼 겨울이 힘든 사람들 중에서도 피부 건선 환자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건선피부염은 물방울이나 동전 같은 붉은 발진과 그 위를 덮는 하얀 각질을 주 증상으로 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지난 7월 개최되었던 제4회 세계 건선 학회에 보고된 강남동약한의원의 한국인의 건선에 관한 대규모 통계 분석 논문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들은 붉은 발진과 인설을 기본으로 가려움(43.1%), 피부건조(10.0%), 통증과 따가움(3.5%), 진물(1.8%), 착색(1.6%), 탈모(1.2%), 피부출혈(1.2%) 등의 증상을 겪고 있으며, 이는 특히 겨울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겨울이 피부 건선 환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괴로운 계절인 것은 역시 춥고 건조한 날씨 때문인데,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있다. 무심코 사용하게 되는 각종 온열기다.
건선전문으로 잘 알려진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박사는 "야외의 차갑고 건조한 날씨와 함께 실내의 뜨겁고 건조한 환경은 피부를 한결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건선이 악화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피부의 건조함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고 간지러움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건선 증상의 악화를 겪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나타나는 가려움증은 참기 힘든 수준이다. 환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피부를 긁게 되는데, 그 결과 피부에 염증성 붉은 반점, 상처와 흉터, 피부착색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심한 경우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의 위험도 도사린다.
그렇다면 추운 겨울 피부 건선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 올바른 온열기 사용법은 무엇일까?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원장은 "번거롭더라도 온열기 사용 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좋다. 본래 피부가 건조한 건선 환자의 경우, 온열기를 너무 가까이 그리고 너무 세게 사용하면 피부가 지나치게 뜨겁고 건조해지고 심하면 열성홍반까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온열기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 첫 번째 주의사항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두 번째는 습도 유지다. 온열기, 특히 요즘 사무실이나 다중이용시설에서 흔히 사용하는 천정형 온풍기를 사용하면 실내가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에 가열식 가습기나 젖은 수건으로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건조한 실내는 호흡기까지 건조하게 만들어 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만들고, 그 결과 편도염 등 감기를 앓게 되면 피부 건선이 한층 더 심하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기훈박사(강남동약한의원) 역시 "주기적 환기, 20℃ 내외의 적정 온도를 유지해 실내외 온도차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건선피부염 환자의 겨울나기 난이도가 한결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당부했다.
또한 "여름에 호전되었다가도 겨울만 되면 악화되기 십상인 건선피부염은 전문적인 치료만큼이나 생활습관의 관리가 중요한 피부질환이다. 겨울철 피부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숙면, 적절한 보온, 보습, 충분한 수분 섭취, 건강한 식사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피부 건선이 심하게 악화된다면, 그 때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