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밤 안방 울린 ‘일사각오 주기철’, 영화로도 제작된다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방송 중 한 장면. ⓒKBS 제공

▲방송 중 한 장면. ⓒKBS 제공

지난 25일 밤 10시 성탄특집으로 방영된 '일사각오 주기철'이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주기철 목사는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에 반대하며 오롯이 일사각오의 길을 걸었다.

주기철 목사의 순교신앙을 재조명한 이번 프로그램은 가해자의 나라 일본인을 프레젠터로 설정, 그의 시선으로 주기철의 일대기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일본인 프레젠터가 주기철의 흔적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다큐와 드라마가 교차됐고, 일본 침략의 역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일본인 스미요시 에이지 목사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버리고 쓰나미가 덮친 후쿠시마로 떠났다. 그의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은 70여 년 전 일제에 저항했던 한국인 주기철 목사였다. 아들 스미요시 겐은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라는 유산을 만나면서, 자신의 아버지 스미요시 목사를 이해하게 된다. 

스미요시 겐의 아버지는 후쿠시마에서 방사능 피해 이주민 마을에서 이주민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의 신앙에 영향을 받은 그는 대지진과 원전폭발사고에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방사능으로 인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십자가를 진 예수 그리스도와 주기철 목사가 떠올랐다고 한다. 

스미요시 목사는 "원전이 폭발하고 나서 도망가지 않으면 방사능에 피폭돼 죽을 수도 있다는 각오를 했다"면서 "타협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일사각오라는 신앙으로 타협하지 않았던 주기철 목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게 저의 목회 생활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방송에서는 일본 천황에 충성을 맹세했던 가미카제 특공대 출신 무토 키요시 목사(89)가 나와, 한국어로 '지난날 일본이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는 문구를 넣어 용서를 구했다. 또 주기철 신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한 일본인 목사는 "당시 신사참배를 강요할 수 있는 어떤 법적 근거도 없었다"며 "주기철 목사의 사상이 일본에 전해지면서 목회자들의 삶을 근원적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 후 권혁만 PD는 "낮은 곳으로 오셔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사랑을 전했던, 공의로우신 예수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며 '일사각오 주기철'의 극장판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권 PD는 "새로운 느낌과 형식으로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 다음 주부터 추가 촬영할 계획"이라며 "영화에 걸맞는 스토리와 규모로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더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TV 방송에는 시간 등의 제약이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영화 제작을 염두에 뒀다"면서 "내년 3월 개봉을 목표로 영화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화에는 당시 부산의 초량교회와 유치원 등, 25일 방송된 다큐멘터리에 자세히 나오지 않는 장면이 생생하게 나온다.

권 PD는 2013년 KBS '죽음보다 강한 사랑 손양원', 2014년 KBS 코리언 지오그래픽 '10편 시간의 그물 죽방렴'을 연출했으며, 2014년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손양원 목사 일대기의 감독을 맡았다.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는 '주기철목사기념사업회',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 소망교회(담임 김지철 목사), 산정현교회(담임 김관선 목사), 주안장로교회(담임 주승중 목사) 등 기독교계가 연합해 다큐멘터리 제작을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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