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회·고신·합동, 종교개혁 500주년 어떻게 준비하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목협, 신년기도회 및 제31차 열린대화마당 개최

▲사회자 지형은 목사와 발제자 김철환·안재경·옥성석 목사(맨 왼쪽부터). ⓒ한목협 제공

▲사회자 지형은 목사와 발제자 김철환·안재경·옥성석 목사(맨 왼쪽부터). ⓒ한목협 제공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이하 한목협)가 신년기도회 및 제31차 열린대화마당을 14일 오후 서울 성수동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나?: 각 교단으로부터 듣는다(1)'를 주제로 루터회 총회장이자 NCCK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철환 목사, 예장 고신 종교개혁500주년준비위원회 전문위원 안재경 목사, 예장 합동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 옥성석 목사 등이 발제했다. 사회는 신학위원장 지형은 목사가 맡았다.

▲김경원 대표회장이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김경원 대표회장이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신년사를 통해 "2016년을 맞은 한국 사회는 총선을 앞둔 극심한 이념 대립과 양극화 심화, 세대 간 소통 부재, 경기 침체와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불안 요소가 더욱 심화되고, 한국교회도 전례 없는 종교적 도전에 계속 직면할 것"이라며 "이러한 가운데 종교개혁 500주년을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분들을 모시고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하여, 종교개혁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의 결집된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깊이 있는 논의와 대안 모색을 하려 한다"고 전했다.

김철환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에서 "한국 루터교회는 1958년 선교를 시작하면서, 지교회 숫자를 늘리기보다 이미 교회 수는 많으니 한국교회 전체를 섬기는 교단이 되기로 했다"며 "그 결과물이 루터란 아워, 기독교 통신강좌, 한국베델성서연구원, 그리고 베델성서 자녀교육편 등이었고, 지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영어판 루터전집을 번역하기로 결정하여 한국 최고 루터 학자들을 모아 2017년이면 1차로 중요한 31-55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개혁돼야 한다는 도전을 받고 있는데, 저는 무엇보다 1천만 기독교인들이 무기력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각 교단 총회장직이 1년제에서 적어도 4년제로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각 교단 신학이 다르고 정치제도에도 뜻이 있겠지만, 이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 읍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철환 총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김철환 총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그는 "그러나 이 또한 제도적 개혁 중 하나일 뿐이고, 루터에게 한국교회 갱신의 길을 묻는다면 그는 '나부터의 개혁'을 말씀하실 것"이라며 "하나님 앞에 정말 의롭다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거룩한 욕망에서, 그는 성경을 무섭도록 연구하고 고행의 훈련을 무섭게 동행했다. 하나님의 의를 가로막는 죄에 대해 처절하게 절망하고, 죄에 대해 심판하시는 하나님께 반항하기도 했다. 이러한 나부터의 개혁 결과가 '칭의'와 '십자가 신학'이라는 루터의 두 신학"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엇에 대한 개혁이냐고 묻는다면, 결국 '오직 믿음으로만', '오직 은혜로만', '오직 말씀으로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세상 사람들에게 제시한다면 천국 소망을 가진 '나그네로 삽시다',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거지로 삽시다', 두 주인을 섬기지 않는 '머슴으로 삽시다', 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예장 고신 교단의 종교개혁 500주년 사업에 대해 안재경 목사는 "2017년은 하나님께서 1517년에 루터와 같은 말씀의 종들을 세우셔서 거짓되고 부패한 교회를 순수한 말씀으로 새롭게 하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라며 "이 뜻깊은 해를 맞아 우리는 세계 교회와 더불어 과거 종교개혁의 정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재 우리를 성찰하여 미래 세대에게 잘 전수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고신레포 500'은 '성경'과 '교리'와 '역사'라는 세 가지 큰 영역에서 '상관성'과 '유익성'과 '지속성'이라는 원칙과 방향성을 갖고 변화와 갱신의 운동으로서 종교개혁에 주목하고자 한다. 구호는 '오직 말씀 위에 교회를!'로, '오직 말씀 위에 교회를 세우자, 새롭게 하자, 성장시키자'이다.

이들은 종교개혁자들의 오늘날 의미에 대해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말씀에 의해 살고 죽기에, 바른 말씀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며 "온갖 인본주의와 세속주의에 물든 교회의 어두운 곳 깊숙이 파묻힌 말씀의 권위를 회복하고 높이 쳐들어야 할 시간과 장소는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지금 이곳'으로, 엄동설한의 세상 한복판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서 뛰고 있는 종교개혁의 심장 소리를 듣고 들려 주는 것"이라고 했다.

▲안재경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안재경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또 "종교개혁은 죽어가는 교회를 살렸을 뿐 아니라 부패한 사회까지도 변화시킨 말씀 회복운동이었다"며 "교회가 언제나 세상의 등불이요 희망이듯, 한국교회도 대한민국의 희망이길 바란다. 종교개혁 시대처럼 오늘날 고신 교단도 말씀으로 개혁되어 한국교회를 살리는 심장이 되기를 바란다. 말씀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했다.

'고신레포 500'은 주요 사업 및 행사로 ①시편찬송을 통한 예배 회복 ②인재 양성을 위한 레포500 아카데미 ③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 설립 ④상·하반기 학술대회 ⑤직분자 및 목회자 교리학당 ⑥장년 교리문답교재 발간 ⑦스터디바이블 간행 ⑧<성경의 맥: 구속사와 하나님 나라> 교재발간 및 설교자 돕기 ⑨<종교개혁자들과의 대화> 소책자 시리즈 출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예장 합동의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계획'을 발표한 옥성석 목사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종교개혁의 역사적 의미를 21세기 한국교회 맥락에서 재조명하여 신학·정치·교육·선교·사회 등 각 분야별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현재 총회 산하 모든 기구가 참여하는 대회 조직을 구성했다"며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로 민족을 향한 공동선언문을 발표, 그리스도인들의 실천적 삶과 이 시대에 맞는 개혁의 좌표를 재정립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합동측의 주제는 '하나님 말씀에 바로 선 개혁주의 교회'이고, 신학·정치행정·예배·교육·선교(전도)·사회문화 분과별 실천 어젠다를 개혁과제로 마련하게 된다.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의 슬로건은 '믿음의 실천'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옥성석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옥성석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목협 제공

주요 사업으로는 대내외 학술대회와 세미나, 종교개혁 신학 재조명, 종교개혁 500주년 평전시리즈 발간(신학분과), 총회헌법 개정, 장로교 정치권징제도 재조명 및 현대적 방향 모색(정치행정), 개혁주의 예배모범 작성(예배), 개혁주의 교회교육·교리, 청소년용 개혁교회 성도매뉴얼(교육), 개혁주의 전도훈련 프로그램 개발(선교), 동성애 반대 및 이슬람 문화 확산 저지, 다문화가정 선교정책 마련, 다자녀 출산정책 장려 홍보, 기독문화·역사 바로 알리기(사회문화) 등을 준비 중이다.

올해 100회기에는 권역별 학술대회와 2017년 한국교회 연합행사 추진을 위한 사전 교단 교류 모임, 세부 개혁과제 도출, 최종 정리 선언문 발표, 교단 내부 기념행사 등을 진행하고, 내년 101회기에는 종교개혁주일에 맞춘 교단 연합행사를 열 예정이다.

대화마당에 앞서 신년예배에서는 김명현 목사(이천순복음교회) 사회로 김자종 목사(열리는교회)의 기도 후 상임회장 진희근 목사(승리교회)가 설교했으며, 합심기도 후 김호경 목사(성동침례교회)의 기도,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의 축도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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