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살해한 목사 참담… 추악한 죄 감출 수도 덮을 수도 없어”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한교연, ‘고개 숙여 통렬히 회개합니다’ 성명 발표

▲범인의 모습. ⓒTV조선 방송 화면 캡쳐

▲범인의 모습. ⓒTV조선 방송 화면 캡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이하 한교연)이 경기도 부천에서 일어난 시신 방치 사건과 관련 '고개 숙여 통렬히 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4일 발표했다.

한교연은 이 성명에서 "그 참담함에 가슴이 떨리고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심정"이라며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한국교회가 어디까지 더 깊은 나락에 떨어져야 하는지, 아무리 외면하고 회피하려 해도 목전에 닥친 추악한 죄악을 그 무엇으로 감출 수도, 덮을 수도 없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 시간 주님 앞에 엎드려 재를 뒤집어쓰고 눈물로 회개해야 한다. 주님이 주신 영적인 은사를 물량주의, 기복주의와 바꾸고 복음의 위대한 능력을 값싼 세속주의로 둔갑시킨 죄악을 통렬히 회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오늘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향해 꾸짖는 음성을 들어야 한다"면서 "오늘 사회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면 한국교회는 더 깊은 나락에 떨어져 사회로부터 맛을 잃은 소금처럼 버려져 밟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고개 숙여 통렬히 회개합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목회자와 신학교 교수로 활동해 온 모 목사가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년 가까이 시신을 집에 방치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그 참담함에 가슴이 떨리고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심정입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한국교회가 어디까지 더 깊은 나락에 떨어져야 하는지, 아무리 외면하고 회피하려 해도 목전에 닥친 추악한 죄악을 그 무엇으로 감출 수도, 덮을 수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7 : 24)

우리는 이 시간 주님 앞에 엎드려 재를 뒤집어쓰고 눈물로 회개해야 합니다. 주님이 주신 영적인 은사를 물량주의, 기복주의와 바꾸고 복음의 위대한 능력을 값싼 세속주의로 둔갑시킨 죄악을 통렬히 회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오늘 한 목사가 저지른 참극에 대해 그 어떤 변명의 말도 필요 없이 무조건 사회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자 합니다. 사회라는 거울에 비친 우리의 추악한 자화상을 마주보며 내부로부터 갱신과 혁신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향해 꾸짖는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이번 참극은 우리 모두의 감춰진 맨얼굴 중 그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것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이미 드러난 일보다 숨겨지고 감추어진 더 크고 끔찍한 죄악에 대해서도 언젠가 밝히 드러내 꾸짖으시고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오늘 사회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면 한국교회는 더 깊은 나락에 떨어져 사회로부터 맛을 잃은 소금처럼 버려져 밟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누구 탓, 무슨 이유를 대며 발뺌하고 책임을 회피하는데 더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성직자의 칼부림과 도박, 횡령, 비윤리적인 도덕적 해이와 타락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자식을 때려 숨지게 하고 유기한 끔찍한 죄악을 마주 대하고 나서 이것이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치부한들 어찌 나 혼자 죄악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 앞에, 국민 앞에 무릎 꿇어 벌을 청하는 심정으로 대오각성해야 합니다. 통렬한 회개와 반성으로 주님이 그토록 간절히 명령하신 세상의 빛과 소금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길만이 한국교회를 향하신 주님의 준엄하신 분부에 부응하는 길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2016년 2월 4일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한국교회 비전대회’

선교 140주년 한국교회 “건강한 교회 만들고, 창조질서 수호를”

복음은 고통·절망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희망 돼 분열·세속화 얼룩진 한국교회, 다시 영적 부흥을 지난 성과 내려놓고 복음 전하는 일에 달려가며 다음세대 전도, 병들고 가난한 이웃 돌봄 힘쓸 것 말씀으로 세상 판단하며, 건강한 나라 위해 헌신 한국교회총연…

 ‘AGAIN1907 평양대부흥회’

주님의 이름만 높이는 ‘제4차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

탈북민 500명과 한국 성도 1,500명 참석 예정 집회 현장과 이후 성경 암송과 읽기 훈련 계속 중보기도자 500명이 매일 기도로 행사 준비 1907년 평양대부흥의 성령 역사 재현을 위한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가 2025년 1월 6일(월)부터 11일(토)까지 5박 6일간 천안 호서…

한기총 경매 위기 모면

한기총 “WEA 최고위층 이단성 의혹 해명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이 WEA(World Evangelical Alliance) 최고위층의 이단성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2025 WE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한기총은 13일 입장문에서 “WEA 서울총회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WEA 국제이사…

김종원

“다 갈아넣는 ‘추어탕 목회’, 안 힘드냐고요?”

성도들 회심 이야기, 전도용으로 벼랑 끝에 선 분들, 한 명씩 동행 해결 못하지만, 함께하겠다 강조 예배와 중보기도 기둥, 붙잡아야 제게 도움 받지만 자유하게 해야 공황으로 섬기던 교회 결국 나와 책 속 내용, 실제의 ‘십일조’ 정도 정말 아무것도 없이 …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제42회 정기총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새 대표회장에 권순웅 목사 추대

세속의 도전 속 개혁신앙 정체성 확고히 해 사회 현안에 분명한 목소리로 실시간 대응 출산 장려, 청소년 중독예방 등 공공성 노력 쪽방촌 나눔, 재난 구호… 사회 책임도 다해 총무·사무총장 스터디 모임으로 역량 강화도 신임 사무총장에는 이석훈 목사(백석) …

저스틴 웰비 대주교

英성공회 수장, 교단 내 ‘아동 학대 은폐’ 논란 속 사임 발표

영국성공회와 세계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대주교가 아동 학대를 은폐했다는 스캔들 속에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1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성공회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찰스 3세의 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