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사각오’ 개봉 앞두고 권혁만 PD와 주요 배우들 기자회견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 종교 뛰어넘는 의의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일사각오’ 주기철 목사 역을 맡은 이지형 씨, 주 목사 아들과 사모 역을 맡은 최원 군과 설지윤 씨, 감독을 맡은 권혁만 PD. ⓒ류재광 기자

▲(왼쪽부터 순서대로) ‘일사각오’ 주기철 목사 역을 맡은 이지형 씨, 주 목사 아들과 사모 역을 맡은 최원 군과 설지윤 씨, 감독을 맡은 권혁만 PD. ⓒ류재광 기자

시공과 종교를 초월해 모든 이들에게 큰 감동과 도전을 주고 있는 故 주기철 목사의 실화를 다룬 영화 '일사각오'(제작: KBS, 배급: 파이오니아21, 감독: 권혁만)가 3월 17일 개봉된다.

이 영화 제작·배급사 관계자들과 주·조연 배우들이 15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권혁만 감독, 주기철 목사 역의 이지형 씨, 주 목사 사모 역의 설지윤 씨, 주 목사의 아들(故 주광조 장로) 역의 최원 군, 파이오니아21 소장 김상철 목사, 주기철목사기념사업회 이사 윤기영 장로 등이 참석했다.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에 반대해 갖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끝까지 저항한 주기철 목사는, 한국 기독교의 상징적인 인물인 동시에 가장 대표적인 순교자다. 그가 47세의 젊은 나이에 옥사하며 유일하게 남긴 유산은 일사각오(一死覺悟)라는 네 글자로 대표되고 있다.

특히 주기철 목사의 이야기는 지난해 KBS에서 성탄절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영돼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당시 다큐를 제작했던 권혁만 감독이 이번에는 영화로 주 목사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것. 권 감독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미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손양원 목사의 실화를 다룬 다큐 '죽음보다 강한 사랑 -손양원'과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도 제작했었다.

▲영화 ‘일사각오’의 한 장면. ⓒ파이오니아21

▲영화 ‘일사각오’의 한 장면. ⓒ파이오니아21

권혁만 감독은 "방송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자신감을 갖고 영화 제작에 나설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주기철 목사님의 신앙은 물론이요 애국애족의 정신과 비폭력 평화운동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하더라"며 "영화가 방송과 다른 점은 먼저 양적으로 늘어났고(러닝타임 115분), 영화다운 스펙타클하고 드라마틱한 화면 구성을 했으며, 전개 방식도 드라마 스토리 중심으로 해서 감동을 높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주기철 목사님의 신사참배 거부와 순교에는 종교적인 것을 뛰어넘는 의의가 있었다"며 "일제는 신사참배를 통해 우리 민족에게 정복전쟁 참여를 유도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저항이 거센 것을 보고는 사상교육을 선행하게 됐고 결국 1944년쯤 다급한 상황이 돼서야 간신히 징집에 나섰다. 덕분에 우리 민족은 희생을 줄일 수 있었으며, 침략 협력국이 아닌 피침략국으로 남아 당당히 보상을 요구할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역사학계의 과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권 감독은 주기철 목사 이야기를 다루는 데 대해 부담감이 많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손양원 목사님의 이야기를 다룬 뒤 주기철 목사님과 장기려 박사님 등의 이야기도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손 목사님 이야기의 경우 사랑과 용서와 한센병자에 대한 봉사 등 보편적 가치가 있는 반면에 주 목사님의 경우 너무 종교적이기에 하지 않으려 했다"며 "그러나 한 목사님과의 대화 도중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셔서, 비겁하게 돌아서지 말고 주 목사님의 이야기를 떳떳하게 내놓자고 결심했다. 하나님의 성품은 사랑과 정의이기에, 충분히 대중을 설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기철 목사 역을 맡은 이지형 씨가 주 목사에 대해 언급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류재광 기자

▲주기철 목사 역을 맡은 이지형 씨가 주 목사에 대해 언급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류재광 기자

주기철 목사 역의 이지형 씨는 "2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했고 나름 크리스천으로서 열심히 산다고 살았지만, 내가 어떻게 주기철 목사님의 삶을 표현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있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기도하면서 역할을 준비했던 것은 처음"이라며 "하나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주 목사님께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만난 주기철 목사님은 슈퍼 히어로가 아닌, 하나님과 이 나라와 민족과 가족을 정말 사랑한 분이었다"며 "이 영화를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고 이 나라와 민족 가운데 사랑의 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주기철 목사가 겪었던 고난에 대해 언급하던 도중 잠시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설지윤 씨는 "주기철 목사님의 사모님이 남편의 시신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울다가 뒤에 서 있는 교인들을 보고는 울음을 참고 담담히 '목사님께서는 일사각오의 길을 가셨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모님도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했다"며 "영적으로 기도로 초월하지 않는 한 감당하지 못할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원 군은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 신사참배만 하면 되는데 하지 않아서 순교하는 주기철 목사님을 보고 한편으로는 원망의 마음도 들었다"며 "그러나 영화를 찍으면서 주 목사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윤기영 이사는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는 나라를 구하고 교회를 정화하고 백성들에게 사랑을 전했다"며 "한국의 사회가 혼탁하고 교회가 어려움에 봉착한 이 때에, 주 목사님의 신앙을 본받는다면 우리가 문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사각오' 제작·배급사는 오는 2월 20일(토) 오후 3시 KBS홀에서 언론/교계·일반 시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사각오’ 포스터. ⓒ파이오니아21

▲‘일사각오’ 포스터. ⓒ파이오니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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