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 공교회성 회복과 방향 점검 위한 긴급 좌담회 개최
미래목회포럼(대표 이상대 목사)이 '4.13총선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4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좌담회를 열고, 투표를 독려하며 기독 정당 등의 이슈를 논했다.
좌담회에는 대표 이상대 목사를 비롯해 전 이사장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부대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자문위원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박종언 목사(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사무총장), 미디어 대표 이성철 장로(한국기독교방송문화원장) 등이 참여했다. 진행은 사무총장 이효상 목사가 맡았다.
대표 이상대 목사는 "한국교회는 4.13총선을 앞두고 외부의 도전과 내부의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부는 정치세력화하고 있다"며 "이런 때에 공교회성을 회복하고 교회의 방향을 점검해 보는 것이 옳다는 판단하에 긴급 좌담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는 먼저 후보자들의 약속들을 평가하는 장을 마련,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줄 서기보다 후보자 검증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공공성을 높이는 공론화와 선거 참여, 정당 및 후보자 정책 검증은 교회가 가진 가치관을 지키고 키우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여러 질문들이 나왔지만, 사실상 이번 총선에 원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독자유당'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먼저 박종언 목사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결사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정당 조직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제가 속한 교단의 경우 나쁜 위정자를 세우신 것도 '허용적 작정'이라 생각하고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해 기도하지만, 제도적 모순을 변화시키기 위해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교단도 있다"며 "이처럼 기독 정당은 '신학'의 문제이므로, 기독교회는 신자 개인 차원에서 기독교 정신의 정당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기독자유당이 모든 기독교인들의 의견 일치에 의해 이뤄진 것도 아니고 저도 기독 정당 출현을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오죽하면 이런 정당이 출현하겠는가' 하고 목적과 선의를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한국교회를 보호하고 세운다는 의미에서 일부 인사들이 뜻을 모아 기독 정당을 출현시켰는데, '나는 과연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 목회 환경과 목회 생태계 복원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자성하고 나서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성진 목사는 "기독교 정당을 위한 인사들의 노력을 폄훼할 필요는 없지만, 그 부작용이 더욱 심하다고 보기에 저는 명확하게 반대 입장"이라며 "국회 1-2석으로 기독교를 대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불성설이고, 오히려 종교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대 목사는 "기독교 정당은 2008년과 2012년 처참하게 실패해 안티기독교 세력만 늘어났다"며 "기독교 여러 연합단체가 모여 하나의 뜻으로 정당을 만들었다면 모르지만, 개인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기독교 전체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나아가는데, 과연 교회가 정당을 만드는 일에 일반인들이 얼마나 호응하고 인정할지 모르겠다"며 "개인적으로 기독교 정당을 만드는 데는 반대하고 우려가 크다"고 했다.
박명수 교수는 "우선 왜 기독자유당이 나오게 됐는가 하는 측면에서, 한국교회가 여러 방면에서 목소리를 냈지만 전달되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이해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취지에 공감하지만, 과연 문제 해결이 가능한가에 대해선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기독교가 정치행위를 할 때는 진지한 토의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박 교수는 "첫째로 다종교사회인 한국에서 모든 종교들이 자기들 종교를 내세워 정당 활동을 할 경우 종교 간 평화가 깨질 우려가 생긴다. 둘째로 동성애나 이슬람 이슈는 법제화의 문제이기에 특정 종교가 아니라 보편적 이름으로 전달해야 효과가 있고, 기독교를 내세울 경우 반대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 셋째로 의원 1-2명이 다수당을 움직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당신들 일'이라고 미뤄 버리면 오히려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철 장로는 "기독자유당뿐 아니라 다른 '기독당'이 있다는 문제도 있다"며 "참여하는 분들이 동성애 차별금지법을 이슈로 내세우니 다른 교계 지도자들도 현혹되신 것이 아닌가 한다. 선거를 앞두고 보수 기독교계를 건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이슈를 선택했는데, 비례대표 1번을 받으신 재선 의원께서 평소 동성애와 이슬람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이미 기독 정당이 시작돼 활동 중이기 때문에, 여기서 찬반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1-2석으로 되겠는가' 하시지만, 국회의원 한 명이 목숨을 걸고 싸웠을 때 수쿠크법이 저지된 전례가 있다"고 변호에 나섰다.
그는 또 "2004년부터 기독 정당을 시작하셨던 분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시는데, 이번에는 기독교의 가치와 정신, 목적과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반대할 수 있고 우려되는 부분도 많지만, 이왕 시작됐으니 목적을 달성하고 기독교 정신과 가치에 부응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는 표현이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기독자유당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정성진 목사는 "기존 정당들이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워낙 많았기에,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면서도 "비례대표가 한 명 나온다 해도 다음에 더 머리가 터질 것이다. 기독교 안에서 더욱 이름 있는 분들이 비례대표직을 차지하기 위해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아주 높고, 다른 종교에서 정당을 만들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박명수 교수는 "한국 기독교가 선명하게 내건 가치를 쟁점으로, 보다 강력하게 부각시켰으면 좋겠다"며 "이슬람의 경우도 종교로서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와 전통 윤리의 파괴 우려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인데, 이러한 이슈들을 잘 선점해서 한국교회에 보다 중요한 이슈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하고, 여야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이를 지지하도록 해서 정책에 반영되게 한다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문제는 기독교의 이미지인데, 기독교가 '개독교' 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이 2007년 분당샘물교회의 아프간 피랍 사태 때부터"라며 "당시 샘물교회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언론관계 등에서 대처를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라도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대응해야 했는데, 연합기관은 깨어지고 언론들은 무차별 공격을 계속했다"며 "지금도 언론과 동성애자, 안티기독교인들이 연합해서 공격하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여러 이슈들에 있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연합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 목사는 "찬반 토론이 창당 전에야 필요하지만, 지금은 의미가 없다"며 "같은 배를 탄 입장에서,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다시 한 번 큰 그림을 그리면서 방향타를 설정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명수 교수는 "소 목사님 말씀에 공감하지만, 사실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있다"며 "기독자유당이 표를 너무 못 얻어도 문제이고, 많이 얻어서 의원이 몇 명 배출돼도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모 종교는 자신들 몫으로 각 정당에게서 비례대표를 보장받기도 하는데, 한국 기독교도 양당에 적절한 채널을 통해 단일한 목소리를 낸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상대 목사는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정당이 출현했을 때 이익보다는 손해가 많다는 입장"이라며 "기독자유당의 비례대표 명단을 보면서, 좀 더 기독교에서 상징성 있는 분들을 모셨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면면을 보면 1번부터 그리 바람직하진 않아서 난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성진 목사는 "공교회가 하나되지 못했는데 어떻게 기독교 정당이 공교회성을 띨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며 "기존 정당에 있는 100명 이상의 기독 의원들이 '윌버포스'가 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정 목사는 "원불교인 의원 한 명이 자신의 종교를 국가의 4대 종교로 인정받게 했고 군종장교도 정식으로 배출하도록 했지만, '원불교당'이 존재한 것은 아니고 그렇게 나왔다면 그런 일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100명 이상의 의원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을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묶어내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정성진 목사님의 의견에 100% 동감한다. 하지만 차라리 기독자유당이 '공교회성'을 띠지 않았기에 더욱 자유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독교인들이 합의된 당을 배출했다면 그것이 더욱 비극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시한폭탄들이 많지만, 결국 팔이 안으로 굽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제 우리는 우려를 풀고, 잘되기를 원하는 마음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박종언 목사는 "기독자유당은 기독 정당이 아니라 기독교 정신의 정당으로, 기독교 정신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국가를 유지하고자 했던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을 차용한 우리나라 헌법과 관련된 것"이라며 "물론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겨야 하지만, 기독교 입장을 대변하러 국회를 드나드는 입장에서 10년 전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요즘은 의원회관을 하루만 돌아다녀도 입에서 단내가 난다"고 전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기독 정당이 몇 석을 얻을까' 적어 보는 순서를 갖기도 했다. 이성철 장로와 이효상 목사는 0석, 박명수 교수와 이상대 목사는 1석, 정성진 목사는 0-1석, 소강석 목사는 1-2석, 박종언 목사는 2석을 각각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