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민네트워크·탈북동포회,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
선민네트워크(상임대표 김규호 목사)와 탈북동포회(회장 한금복)가 4일 오후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제334차 탈북난민북송중지 수요집회 및 중국 정부에 조선족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에 대한 엄중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규호 목사(선민네트워크 상임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북한 독재정권은 지속적으로 김동식 목사, 김창환 목사 등 북한인권 운동가들과 목회자들을 납치하고 살해해 왔다"며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중국 정부가 북한 공작원들의 자국내 활동을 묵인·방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그 결과 이제 북한 공작원들이 한국인들뿐 아니라 중국 국민들까지 납치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한충렬 목사는 중국 조선족으로서 명백하게 중국 국민인데, 자국민이 살해당해도 이를 수수방관하는 국가는 존재 가치가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엄중한 수사를 통해 범인들을 잡아내고 일벌백계하여 다시는 중국영토에서 북한 공작원들이 제 집 다니듯 마음 놓고 테러를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라"며 "더불어 탈북난민들의 강제북송과 중국 내 북한인권 운동가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서영애 전도사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중국 창바이(장백)현에서 괴한에 의해 피살된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는 중국 조선족으로, 1993년 북·중 국경인 중국 지린성 백산시 창바이 조선족자치현에 장백교회를 설립하고 어려움에 처한 탈북자들을 음식과 약품 등으로 도우면서 북한 구호 및 선교와 인권 활동에 힘써 왔던 의로운 목회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인권운동가들과 현지 선교사들의 종합적인 증언을 볼 때, 한 목사는 그동안 탈북자 구호활동을 편 탓에 북한 독재정권의 미움을 샀고, 북한 내부에 지하교회 설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들은 "북한 독재정권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년간 탈북자를 돕는 선교사와 중국 조선족 등 북한 인권 운동가들을 지속적으로 핍박해왔고, 현재까지 약 300명을 납치·살해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특히 1995년 안승운 목사, 2000년 김동식 목사 납치·살해와 2011년 김창환 선교사 독살 사건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었고, 현재도 김국기 선교사, 최춘길 씨, 김정욱 선교사와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가 억류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 독재정권은 한충렬 목사의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운동가들과 북한 내 지하 기독교인들을 파악하여 또다시 위해할 것이기에, 더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북한의 범죄에 대해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를 향해 △한충렬 목사 피살 사건에 대한 엄중 수사 △북한 인권 운동가 보호 대책 마련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은 북한 인권 운동가에 대한 납치·살해 등 사악한 테러행위를 중단하고, 북한 억류자들을 즉각 송환하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김정욱 선교사, 김국기 선교사, 최춘길 씨, 임현수 목사 등 북한 억류자 송환을 적극 추진하라"고도 촉구했다.